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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의 미주 콘서트 ‘The JYP Tour2008’이 뉴욕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지난달 29일 저녁 8시(현지시간) 비 콘서트(2006년)가 열렸던 메디슨 스퀘어 가든 와무(Wamu) 극장에는 박진영의 팬 5000여명이 운집, 3시간 동안 즐거운 호사를 누렸다.

 

마치 한국 교포 축제에 참석한듯 했다. 이날 관객의 90% 이상은 한국 교포들과 아시아계 미국인들이었다. 놀라운 것은 ‘비’와 같이 아시아계 팬을 강력하게 사로잡을 가수들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5500석 규모의 극장 좌석이 꽉 찰 만큼 적극적이었던 한국 교포들의 지지다. 

 

"미국 진출 성공한 첫 아시아 음악인이 되고파"

 

낯설지만 신선함을 준 민(MIN)의 신곡을 시작으로, 이미 한국에서 활동을 한 지-소울과 임정희는 관객들에게 좀 더 익숙한 노래들을 선보여, 팬들의 호흥을 이끌어 냈다.

 

임정희의 ‘Music is my life’로 달궈진 분위기는 원더걸스에서 최고조를 이뤘다. ‘아이러니’로 시작하여 ‘텔 미’로 무대에서 사라지는 원더걸스 요정들의 모습은 아쉬울 정도.

 

이같은 화려한 게스트(?)들에 이어, 9년 만에 뉴욕팬을 찾은 박진영의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7집 앨범을 들고 가수로서 다시 무대에 선 박진영은 ‘섹시고릴라’로서의 면모를 과감히 보였다.

 

250곡 이상의 곡이 대부분 ‘사랑’을 소재로 한 노래라고 소개한 박진영은 "30대는 사랑하면서도 떠날 수밖에 없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서, ‘사랑하면서도 떠나야 하는 사연’(나 돌아가), ‘떠난 그녀’(엇갈렸어), ‘사랑한 그녀를 다시 만난 사연’(네가 사는 그 집), ‘사랑하는 사연’(KISS)과 ‘다시 헤어지는 사연’(대낮에 한 이별)들이 그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곡이라고 소개했다.  

 

공연 중, 무엇보다 여자 팬과 침대에서 벌인 ‘아찔한 공연’은 관중석의 질투와 환호성을 불러일으키며 ‘섹시 고릴라’로서 박진영의 면모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또 원더걸스와 함께 부른 듀옛곡  ‘대낮에 한 이별’에서는 신예의 높은 가창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미국 진출 이유에 대해 박진영은 "미국에 진출해 성공한 아시아 아티스트를 보면 영화감독으로는 ‘리안’, 배우로는 ‘성룡’이 있지만 음악인은 없었다"며 자신이 미국에 진출한다면 ‘첫 아시아 음악인’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관중을 향해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도움과 서포트가 필요하다"며 "백인이나 흑인 아티스트를 흉내내는 음악인이 아니라, 아시아 출신 음악인 자체로 ‘쿨’ 할 수 있는 아티스트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아시아계 미국인이 대부분이었던 관람객들은 박진영에게 무한한 박수를 보내며 그를 격려했다. 소수 민족으로 살아가는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공감을 끌어내기에 충분한 멘트였다.

 

JYP 소속 아티스트 대거 선보인 무대, 대부분 합격점!

 

볼살이 통통이 올라 앳되 보이는 민(MIN)의 공연은 그녀의 가능성을 한껏 보여주는 자리였다. 테크닉한 댄스를 비롯해, 그와 함께 작성하고 있는 릴 존의 곡들은 무엇보다 미국인들에게 매우 가깝게 느껴졌다. 무대에서 민(MIN)의 '끼'는 탄사를 자아낼 만큼 매우 인상깊었으나, 가창력은 아직 미지수다. 그녀의 라이브는 거의 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뉴욕 아시아 영화제 프로그래머 고란 토팔로빅씨는 “민은 미국 시장에 어필할 정도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릴 존 음악은 매우 미국인들에게 익숙한데, 오늘 민이 보인 음악은 미국인들에게 어필할 만큼 좋았다”고 평했다. 또한 할렘보이스 콰이어(Harlem Boys Choir) 와 공연을 선보인 지-소울에 대해서는 “매우 재능있는 가수며,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대에서 노련한 모습을 보여준 임정희의 경우 ‘Music is My Life’로 가창력을 선보였다.

 

공연을 지켜본 뉴욕 광고제작사에서 일하고 있는 교포 박기정씨는 “박진영씨의 공연은 90년대 프린스나 마돈나의 퍼포먼스와 차별점이 없어 매우 아쉬었다”면서 그러나 “임정희의 가창력과 무대 매너는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뉴욕 인디 재즈싱어로 활동 중인 레베카 레제호 역시 “할렘보이스 콰이어 같은 실력있는 팀과 공연을 해 매우 놀랐다”고 말문을 열며 “흑인소울 음악보다는 좀 더 한국적인 음악이 차별성이 있어 더 편하게 느껴졌다”고 평했다. 또한 한 의류브랜드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교포 임순빈씨는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으며, 박진영 팬이었던 시절이 떠오른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의 가능성을 점치다

 

공연에 앞서 지난 20일 뉴욕 현지에서 열린 기자회견 이후, 한국 매체들은 원더걸스의 일거수 일투족에 촉각을 세우며 이들의 인기만큼 매우 치열한 취재경쟁을 보였다.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을 만들 거라고 호들갑을 떨었던 언론보도와 달리 이번 콘서트는, JYP엔터테인먼트의 미국 진출 프로모션 성격이 매우 짙었다.

 

박진영 자신이 가수, 음악인, 프로듀서 활동했던 과거를 정리하고 앞으로 그의 미국 활동을 알리며 그가 만들어낼 재능있는 아시아 아티스트들에 관심과 사랑을 줄 한국교포를 비롯, 아시아계 미국인 팬들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에 가까운 공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성 싶었다.  

 

 

특히 콘서트를 앞두고 일본 관객을 겨냥한 듯, 박진영의 ‘스마프’ 앨범 참여 소식을 발표한 것을 감안했을 때, 박진영이 밝힌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의 가능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투어보다는 민(MIN)의 앨범 발표와 이들의 활동의 성공 여부에 따라 그의 꿈, '아시아 뮤직 페스티벌'이 이뤄질 수 있을 듯하다. 

 

사실 아직까진 JYP 소속 아티스트들이 미국 내에서 활동하기 전이고, 때문에 미국 주요 언론의 관심이나 미국 팬들의 참여는 매우 저조한 상황이다. 그러나 민(MIN)의 싱글 앨범 그리고 줄줄히 이어질 지-소울, 임정희의 앨범 출시를 통해 JYP Tour가 아시아계 뮤직 페스티벌로 확대될, 나아가 미국 뮤직 팬들을 사로잡을 공연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부디, 그의 소원대로 그가 키우는 아티스트들이 성공해 재능있는 아시아 가수들이 미국으로 진출하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태그:#박진영, #뉴욕 콘서트, #JYP TOUR 2008, #원더걸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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