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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의 입학식이 끝난 22일 오전 10시 30분, 쏟아져 나오는 신입생들과 학부모들을 향해 이화여대생들이 외쳤다.

"ECV(이화여대 지하캠퍼스)의 상업화를 막아주세요! 등록금, 남의 일이 아닙니다!"

입학식을 마치고 나온 신입생들과 학부모들의 눈이 쏠렸다. 피켓에 써있는 등록금 액수를 보며 말한다. "약학대학이 제일 높구나, 우리 과도 비싸네."

"거기 어머니, 등록금 인상 반대 서명 부탁드려요!"

등록금 인상 반대 서명을 하는 학부모들
 등록금 인상 반대 서명을 하는 학부모들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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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가 지나가면, 재학생들의 목소리는 더 높아진다. 많은 학부모와 신입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관심을 보였다. 학생보다 부모들이 더 열성적으로 동참하기도 했다.

서명에 참여한 학부모 박찬정씨는 "등록금이 예전에 비해 너무 많이 올랐다"며, "딸의 입학이 기쁘긴 하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화여대 등록금 또한 올해 7.7% 인상율을 보였다. 신입생 등록금은 약학대학이 627만2000원, 자연대 등이 542만8000원으로 이는 거의 매해 사립대학 중 전국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금액이라고 한다.

이화여대가 등록금을 인상하는 원인 중 하나가 'ECC' 건설때문이다. ECC는 'Ewha Campus Complex'의 약자로, 지난 2004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오는 3월 완공되는 이화여대 지하캠퍼스다.

지하캠퍼스에서 가장 넓은 공간을 차지한다는 지하 4층에는 '스타벅스', '교보문고', '시네큐브' 'GS편의점' 등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선다. 주위 상권 음료수나 밥값이 2000, 3000원인 것에 반해 ECC에 들어서는 매장의 음식들은 대부분 5000원을 넘는다.

시위현장을 지켜보는 학부모들
 시위현장을 지켜보는 학부모들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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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정문 양 쪽에는 ECC의 상업화와 등록금 인상을 반대하는 플래카드가 빼곡히 걸려있다. 바로 옆에서는 아직도 ECC 공사가 한창이다.

이들은 11시부터 이화여대 정문부터 신촌 기차역까지 거리 행진을 시작했다. 주변 상인들과 시민들에게 저희들만의 문제가 아니며, 관심을 가져달라는 취지에서 였다. 플랭카드와 피켓을 든 재학생들이 경찰의 보호 아래 도로에서 선전전을 펼쳤다.

도로 옆 상인들과 시민들도 이를 구경하며, 행사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입학식과 맞물려, 약 30분간 주변 교통의 혼잡을 초래했으나, 안전하게 마무리되었다.

학교측은 "EVC의 상업화 시설이 이화인들을 위한 편의 시설, 문화, 복지시설이 들어오는 것이고, 나아가 이를 학교 수입원으로 삼아 등록금 인상률을 낮출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대형자본이 많은 임대료를 내고 학내에 입점할 경우, 결국 비싼 가격의 제품 판매를 통해 임대료 이상의 수입을 학생들의 주머니에서 얻기를 기대할 것"이라며, "상업시설을 유치하는 대학은 교육기관의 의미를 읽고, 그저 다른 기업들처럼 이윤만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등록금으로 만든 ECC
 등록금으로 만든 ECC
ⓒ 김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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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등록금에 대해서 총학생회는 "이화의 학생들은 학교에 돈을 내는 존재만으로 전락하기를 원치 않는다"며, "머나먼 미래에 대한 발전을 이야기 하며 등록금 때문에 천여만원의 빚을 지는 지경까지 이르는 학생들의 현실을 뒷전으로 하는 학교의 인상논리에 동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총학생회장인 강정주(24)씨는 "등록금이 너무 높아서 이젠 모른척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투쟁을 계속하겠다" 며, "ECC 또한 5000원이 넘는 밥값과 커피값을 학생들이 감당해야 하는가, 지하 캠퍼스는 학생들의 공간이 될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이화여대 내에 들어선다는 스타벅스는 이화여대 정문 앞에도 입점하고 있으며, 그외에도 수많은 카페와 식당가, 편의점과 서점이 이대 거리를 채우고 있다.

덧붙이는 글 | 김혜민 기자는 <오마이뉴스> 7기 대학생 인턴기자 입니다



태그:#이화여대, #등록금 투쟁, #E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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