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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기가 없다"... "브레이크가 없다"

 

아무래도 <조선일보>가 사고를 치기로 작정한 듯 하다. 이대로는 ‘이명박’과 같이 갈 수 없다고 판단한 듯하다.

 

며칠 전 강천석 주필에 이어 오늘(20일)은 양상훈 논설위원이 이명박 당선인의 신중하지 못한 언행과 측근(보좌)의 문제를 또 정면으로 제기했다. 강천석 주필도 이명박 당선인 주변에 ‘입지기’가 없다고 이명박 당선인을 정조준한 바 있다. 연이은 스트레이트 강타다.

 

양상훈 논설위원은 ‘브레이크 없는 이명박호’라는 칼럼에서 숭례문 국민성금 발언, 새정부 초대 내각 명단 발표 등 이명박 당선인의 성급한 언행이나 결정에 대해 주변에서 반대 목소리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일이 끝난 다음에 한나라당에선 걱정하는 소리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양상훈 논설위원은 게다가 “(이명박) 당선자가 ‘충성심’을 사람 선택의 제1요건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주변의 우려를 들어 그 앞날을 걱정하기도 했다. 특히 이명박 당선인이 발표한 새 정부 장관들의 면면을 볼 때 “과연 이 중에 누가 대통령에게 ‘NO’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고도 했다. “자동차는 브레이크가 듣지 않으면 벽에 충돌한 다음에야 멈춘다”며 “속도가 빠를수록 피해는 더 크다”고도 했다.

 

‘브레이크 없는 이명박호’라는 칼럼 제목처럼 한마디로 이명박 정부는 브레이크가 없다는 이야기다. 위태로운 이명박 당선인의 행보에 제동을 걸어주어야 하는 데 그 주변에 브레이크를 걸어 줄 만한 사람을 찾기 힘들다는 이야기다.

 

사설의 논조도 심상치 않다. <조선일보>는 이명박 당선인이 지난 17일 서울 삼청각 한식당에서 정호영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받은 것에 대해 ‘삼청각에서 곰탕 먹으며 한 특검의 이명박 조사’라는 사설을 실었다. 한마디로 “조사했다는 증거만 남기기 위한 요식 절차”라고 비판했다. ‘꼬리곰탕 특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만찬 조사’를 끝내고 특검 사무실에 들어선 특검 직원들이 ‘와’ 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를 친 것을 두고 “조사 결과를 기다려 본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질타했다. 이명박 특검의 면피성 조사 행태를 비판한 오늘 <경향신문>이나 <한겨레> 사설 논조 이상으로 비판적인 목소리다.

 

<조선일보>는 또 다른 사설 ‘정부조직 충돌, 먼저 물러서는 쪽이 국민 마음 얻는다’는 사설에서 새 대통령과 구 정부 장관의 ‘이상한 동거’ 사태가 예상되고 있는 데 대해 4월 총선을 의식한 이명박 당선인과 통합민주당의 강경 대응 때문이라고 양비론을 폈다. 여론의 흐름 등을 들어 통합민주당이 최소한 ‘인사청문회’라도 해주어야 한다며 민주당의 양보를 촉구했지만, 얼마 전 까지 이명박 당선인 쪽을 배려(?)한 논조와는 딴 판이다.

 

노무현-이명박 거래설까지 제기

 

<조선일보>는 어제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의 전격 회동에 대해 신문 중에는 유일하게 강한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기사(노·이 만남, 시점·형식·내용 ‘아리송’/신정록기자)에서는 두 사람간의 모종의 거래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만난 시점이나 공표된 대화 내용 등을 그대로 믿기에는 ‘이상한 만남’이라는 지적이었다. 두 사람이 나누었다는 한미FTA 문제는 “이제 노 대통령의 손을 떠난 문제”이고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문제는 노 대통령과 상의할 일은 더더욱 아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두 사람이 서로 민감한 대목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일종의 거래설을 제기했다. “정권 교체기 때마다 거론됐던 ‘안전보장문제’, 현재 막바지 수사가 진행 중인 ‘삼성특검’이나 ‘이명박 특검’ 같은 것들이 그런 ‘시선(의구심)’을 구성하는 요소”라고 분석했다.

 

<조선일보>는 어제 사설에서도 ‘노 대통령과 이 당선자, 정말 왜 만났나’며 의문을 제기했다. 양측이 발표한 내용에 대해서 “다 말이 되지 않는다”며 “대통령과 당선자가 대변인도 배석시키지 않고 나눈 대화의 진짜 내용이 따로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도는 것 자체가 옳은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당선인의 돌연 회동 내용에 대해서 한미FTA 조기 비준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는 양측 발표 내용을 곧이곧대로 믿기 힘든 게 사실이다. 어제 오늘 언론 보도를 통해서 드러난 것처럼 이른바 이명박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 장관의 ‘어색한 동거’ 문제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되레 커 보인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런 방안을 이당선인측에 ‘제안’했다는 언론 보도이지만, 사실은 그 반대일 가능성도 있다.

 

이대로는 위태롭다?

 

어쨌든 <조선일보>는 이명박 당선인과 이명박 정부에 ‘브레이크’를 걸리기로 작심한 듯하다. <조선일보>의 시각에서 볼 때 이대로는 위태롭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어찌됐든 <조선일보>로서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할 말을 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명박 당선인과 그 측근들은 그러면 어떻게 할까? 이명박 당선인이나 새 정부로서는 크게 보면 ‘쓴 약’이 될 수 있겠지만, 당장에는 그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이명박 당선인 주변부터 가만히 있을 리 만무하다. 다양한 카드와 채널이 가동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 연후에도 <조선일보>가 ‘이명박 정부의 브레이크 역할’을 계속 할 것인지 여부가 주목된다.


태그:#조선일보, #권력과 언론,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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