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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상자> 표지.
 <갈대상자> 표지.
ⓒ 두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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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상자>는 한동대가 있기까지 보이지 않는 손길이 함께 하셨던 ‘하나님의 산 역사’를 기록한 책이다.

'세계적인 과학자, 카이스트 교수'라는 그야말로 안정되고 보장된 탄탄대로를 버리고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신설하는 기독교 대학교인 한동대의 총장이 된 이후 10여 년 세월동안 겪었던 수많은 핍박과 고난, 그 고통스러움 가운데서 함께 하셨던 하나님의 역사를 김영길 총장의 아내 김영애씨가 생생하게 엮은 책이다.

수십 차례의 고소고발, 총장, 부총장 구속사태 등 숱한 고난의 연속 사건 속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심을 믿으며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깜깜한 여건 속에서도 오직 믿음의 눈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다. 또 하나님의 산 역사를 체험한 생생한 기적들을 담고 있어 타성에 젖어 있는 신앙인들을 경성시키며 또한 믿지 않는 자들에게도 신앙의 모범적 모델을 보여준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앞날에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미리, 그리고 멀리 볼 수 없도록 만드셨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리고 ‘주의 말씀이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시119:105)이시며, 그러하기에 내가 멀리, 먼 미래까지 내다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겨우 내 발등과 내 앞에 몇 발짝만 볼 수 있는 ‘내 발의 등’이라는 것도.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인생들이 그 누가 감히 교만할 수 있는가.

때때로 느끼는 것이지만 어떤 책을 읽게 될 때, 그것도 때가 있다는 것을 가끔 느낀다. 무슨 말인고 하니, 예전에도 ‘갈대상자’를 서점의 책장에서 몇 번이고 손에 쥐었다가 놓았다가 했지만 끝까지 읽어보거나 사지 않았다. 이 책이 출판 된 것이 2004년도이니까 몇 년 만에 비로소 읽게 되었고 책을 읽을 때도 은혜와 감동 속에서 읽었다.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동할 때 읽어야 비로소 그 책 속에 겉돌지 않고 들어갈 수 있음을 느낀다. 책을 열면서 머리글에서는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개교 전부터 앞이 보이지 않는 출발이었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길이었다. 하지만 그 길은 가장 안전한 길이었다. 나는 길목 길목마다 동행해 주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수없이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그분의 손에 이끌려 길을 떠난 사람은 그 길이 아무리 캄캄하다 할지라도 가장 안전하다고 감히 외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단 한순간도 우리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면서 나는 탄성을 질렀다.

‘와! 하나님, 굉장하시네! 정말 살아 계시네!’ “

학교가 세워져 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난 숱한 사건들, 나는 그 현장들을 책으로 읽는 가운데 주민들과 괴청년들이 학교에 쳐들어 와서 총장을 찾으며 행패를 부렸다. 그때 취했던 한동대 학생들의 성숙한 신앙의 모습을 읽고 나는 눈시울을 붉혔다. 그들은 폭력에 폭력으로 대응하지 않고 평화롭게 모든 것이 해결될 수 있기를 기도하면서 질서 있게 대응했고 쏟아지는 빗속에서 손에 손잡고, 어깨를 두르고 찬송을 불렀다.

‘주는 평화~ 막힌 담을 모두 여셨네, 주는 평화 우리의 평화~ 염려 다 맡겨라, 주가 돌보신다, 주는 평화, 우리의 평화~’

참으로 감동적이었다. 아름답고 성숙한 우리의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읽었다.

“땅에는 잡초가 있어야 해요. 김을 매다 보면 잡초가 유익한 것을 알게 되지요. 아무리 무성한 잡초라도 그냥 둬야지 제초제를 뿌려 없애면 안 돼요. 처음엔 잡초만 무성하게 자라는 것 같아도 가을이 되면, 그렇게 무성했던 잡초는 다 썩어져 비료가 되고 땅은 비옥하게 됩니다. 잡초가 무성한 토양에서 자란 나무들이 거목이 되거든요. 거목이 된 나무 주변에는 잡초가 생기지 않습니다. 나무 그늘 때문이지요.” (이수길 목사가 이들 부부에게 들려준 설교)

미국인 과학인명사전에 수록된 최초의 한국인 과학자이기도 한 김영길 총장은 유학시절, 그의 아내와 편지를 주고받으며 하나님을 전해 들었지만 마음으로 하나님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성경에 반론을 제기하기 위해 성경을 탐구하던 중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영접했다고 한다.

<갈대상자>가 책으로 나올 때에도 그는 혹시나 하나님의 영광을 가로채지 않을까 늘 겸손하고 조심할 것을 아내에게 당부하는 김영길 총장은 그의 인격과 성품, 그의 면면들을 이 책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었다.

수많은 핍박 속에서도 묵묵히, 그리고 믿음으로, 그리고 겸손하게 대처한 그의 모습은 참으로 거목이었다. 그의 명예와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지고 온갖 비방과 억측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그의 모습, 학교와 총장을 비방하는 보도와 유인물들에 속상해 하는 아내 김영애를 향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우리는 이미 죽은 송장이오. 죽은 송장이 명예 훼손되었다고 벌떡 일어나는 것 봤소? 나는 괜찮아요! 나 김영길이 뭐에 그리 대단한 사람이오? 내 이름이 뭐 그리 중요하오? 몇 십년 지나면 아무도 내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이 없을 게요. 하나님께서 내 이름을 쓰시도록 올려 드렸는데 그분이 높여 주실 때만 나를 드리고, 낮추실 때는 드리지 않을 작정이었소? 내 이름의 주인 되시는 분이 내 이름을 가지고 볶아 잡수시든지 삶아 잡수시든지 나는 아무 권리가 없소!”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한동대 이야기의 완성판이 아니다. ‘하나님의 역사를 증거하는 첫 번째 책’이다. 한동대가 단순한 지식을 전수하는 지식전달교육이 아니라, 지성과 인성, 영성을 통합하는 전인교육을 목표로 하고 자기중심에서 이웃사랑으로, 자기목적과 성취를 넘어 ‘공부해서 남 주는’ 젊은이들로 성숙해 이 나라의 희망이요 위대한 인물들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모세를 담았던 갈대상자, 그 갈대상자를 엮어 물에 띄워 하나님께 맡겼을 때 위대한 민족지도자 모세가 탄생했던 것처럼,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서 희망을 볼 수 없다고 한탄들을 하지만 이 책을 통해 희망을 읽는다. 한동대라는 갈대상자를 통해 새로운 하나님의 역사를 써갈 것을 믿는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끝으로 김영길 총장이 졸업하는 젊은이들에게 들려준 부탁하고싶은 세 가지를 전하며 끝을 맺을까 한다.

“첫째, 새로운 도전에 과감하게 나아가십시오. 쉽고 편안한 환경에선 강하고 능력 있는 군사가 태어나지 않습니다. 지도자는 태어나는 것이 아니고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승리자는 풍랑을 돛을 위한 에너지로 삼지만, 패배자는 풍랑을 보면 닻을 내립니다. 세상이 여러분에게 역경과 도전을 던질 때, 여러분이 갈고 닦은 실력과 신앙으로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삶에 대한 자기성찰과 분명한 목적이 있는 삶을 살기 바랍니다. 더 빨리, 더 많이를 강조하는 이 시대에는 앞을 향한 질주만 강조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삶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목표 없는 질주는 방황입니다. 끊임없는 자기 성찰을 통해 처음의 비전과 목표를 놓치지 말고 점검하며 살아가시기 바랍니다.

셋째, 영원한 것에 여러분의 삶을 투자하십시오...하나님께서는 오늘날도 자기능력을 과시하는 사람이 아닌, 하나님을 경회하며 이웃에게 긍휼을 베풀수 있는 지도자를 찾고 계십니다.”

덧붙이는 글 | <갈대상자>(김영애 지음/두란노/값 12,000원)



갈대상자 - 하나님의 산 역사

김영애 지음, 두란노(2004)


태그:#갈대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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