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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통외통위는 13일 상임위 회의장을 옮겨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상정 통과시켰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회의장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국회 통외통위는 13일 상임위 회의장을 옮겨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상정 통과시켰다. 한미FTA에 반대하는 민주노동당 의원들이 회의장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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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이 13일 상임위원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이하 통외통위)에 상정됐다. 정부가 지난 해 9월에 제출한지 5개월만이다.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통외통위 회의실 점거를 계속하면서, 통외통위는 국회 본청 245호실로 옮겨서 열렸다. 민주노동당은 소속의원 9명 전원과 당직자들이 나서서 245호로 들어가는 한 쪽 입구를 막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민노당, 한미FTA 상정 규탄... "졸속 처리 중단하고 국정조사부터 하라"
ⓒ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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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한미 FTA비준동의안 2월 졸속처리 방침을 즉시 중단하고, 국정조사부터 실시하라"고 요구하면서 "2월 국회에서 한미 FTA비준동의안 졸속처리를 반드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신당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들을 피해 반대쪽 문으로 입장했으며, 통외통위 소속인 권영길 민노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비준동의안 상정을 가결했다.

구희권 수석전문위원은 비준동의안 요약검토 보고에서 긍정, 부정효과를 나열한 뒤 "결정적으로 동의안을 부정할만한 부분은 없으며, 조속한 비준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부정할 근거가 없다"며 "우리 경제에 기회의 창이 될지, 위기의 창이 될지는 기업과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김원웅 통외통위 위원장이 13일 국회 통외통위 회의실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점거 농성함에 따라 국회 제3회의장으로 장소를 변경하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하고 있다.
 김원웅 통외통위 위원장이 13일 국회 통외통위 회의실를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점거 농성함에 따라 국회 제3회의장으로 장소를 변경하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하고 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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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의회는 가만있는데 우리만 서두르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통합신당 최성 의원과 "2월 국회에서는 본회의 의결이 돼야 된다"고 강조하는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의 설전이 이어졌다.

상임위 상정에 기권의사를 밝힌 최 의원은 "2월 이후에는 대한민국 국회와 정부가 없어지는 것이냐"며 "부시 행정부는 미국 의회가 뼈 없는 쇠고기 수입문제와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등 주요 대선후보들이 반대하기 때문에 한미FTA비준동의안을 상정하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미 행정부는 왜 의회에 상정도 안하나"-"미국이 알아서 할 일"

우리 나라만 먼저 비준했다가 뼈없는 쇠고기 수입 등까지 허용해놓고 미국 의회는 비준을 하지 않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그는 "미 의회의 비준 여부와 그 시기에 연계해서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이에 대해 "미국 의회는 비준안을 제출하면 90일 이내에 결정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한 것"이라며 "그런 논리라면, 한국과 미국 의회가 동시에 약속해서 통과시켜야 하는 것이냐"고 받았다. 또 "미국 의회에서 반대한다고 하는 것은 미국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우리가 비준해놓으면 미국의회 상황만 보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명박 정부가 정말 의지 있으면 농업진흥청도 유지하고, 미국과의 관계도 돈독히 해 가면서 처리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 장관은 다시 "우리쪽에서 조기에 비준해 주는 것이 미국에 압력이 된다"며 "쇠고기 문제는 한미FTA 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고, 국제적인 검역절차 기준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최 의원은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에게 "쇠고기 문제 해결 안 되면 한미FTA비준을 못하겠다는 것은 (미국의) 협정 위반 아니냐. 미국내 상황이 연내 비준동의안 처리가 어려운 것 아니냐"고 물었다.

김 본부장은 "미 의회는 한미간에 오랜 통상 현안인 쇠고기 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행정부가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며 "연내비준동의 어렵다는 관찰도 있지만 연내 가능하다는 관찰이 더 많다. 미하원 의석이 435석인데, 공화당 의원 200명중에 170명 이상 찬성이고 민주당도 232명 중에 50명 이상이 찬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10일을 남겨놓고 상정과 비준처리를 시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노무현 정부가 인수위에 이 문제에 대해 참여정부 입장을 피력하는 것이 올바른 것"이라고 정리했다.

18대 국회로 넘어갈 수도

김원웅 통외통위 위원장은 "이 문제를 18대 국회로 넘기자는 의견이 있는 것을 알지만, 17대내내 고민해온 문제이므로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는 것이 정치적 책무"라며 "쇠고기 문제 처리가능성을 살펴보면서 이명박 정부 출범 뒤에 당선자가 결단을 내리고, 그렇게 하면 3월 중에라도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17대 국회 처리를 강조했지만, 현실과는 큰 차이가 있다. 통합신당은 미 의회 비준움직임을 보면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각당 모두 농촌출신 의원들의 반대가 심한 상황이다. 이 문제가 18대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태그:#한미FTA, #최성, #송민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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