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저 또렷한 눈동자, 그리고 날카로운 수염
 저 또렷한 눈동자, 그리고 날카로운 수염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허걱, 쥐 한 마리가 저의 발등위로 올라왔네요.
 허걱, 쥐 한 마리가 저의 발등위로 올라왔네요.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허걱, 쥐 한 마리가 제 발등 위로 올라와 앉아 있어요. 이게 꿈은 아니겠지요? 아마 꿈이라면 태몽일지 몰라요. 하지만 진짜로 쥐가 제 발등 위에 올라와 앉아 있었다니까요. 이것이다 하고 카메라를 들이 댔더니 어느 새 쪼르륵 사라지고 말았어요. 죄송해요. 순간의 포착이 어설퍼졌어요.

올해, 즉 설날이 되면 '쥐 해' 잖아요? 독자님들께 쥐를 보여드리기 위하여 인도 여행 첫 목적지로 쥐 사원을 찾았답니다. 사원 안에는 쥐들이 사방으로 정신없이 다니고 있었어요. 주로 먹이로 주는 우유통이나 먹이통에 많이 모여 있었지만 기둥 밑이나 계단, 바닥을 기어 다니고 있었어요.

허걱, 쥐 한 마리가 발등 위로 올라왔네요

1월 9일(수) 밤, 인도행 비행기를 타고 가서 델리공항에 내렸어요. 10일(목) 아침, 버스를 타고 출발하여 밤에 비까네르라는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비까네르는 델리에서 약 500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파키스탄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인도 서북부 타르사막 어귀의 작은 도시입니다.

11일(금) 아침, 비카네르에서 동남쪽 36km를 버스로 가서 데쉬노크라는 지역에 있는 까르니마따 사원을 찾았습니다. 쥐를 숭배하는 사원은 전 세계적으로 단 하나 밖에 없답니다. 이 사원은 두르가의 화신인 까르니마따를 숭배하기 위하여 19세기 비카네르 지역의 마하라자 강가싱이 지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쥐 사원, 인도 까르니마따 사원
 전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쥐 사원, 인도 까르니마따 사원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허걱, 들어가는 문 양 옆에 쥐 조각상들이 붙여져 있네.
 허걱, 들어가는 문 양 옆에 쥐 조각상들이 붙여져 있네.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사원으로 들어가는 입구 중간과 위에 쥐 조각상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우리들도 사원으로 들어가려고 입구 왼편에 신발을 벗어 놓고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입구를 들어가자 신전 앞에 넓은 공간이 있었는데 쥐들이 사방으로 다니고 있었습니다. 쥐들이 다닐 뿐만 아니라 쥐들이 싸놓은 쥐똥들이 사방에 즐비합니다.

들어가서 오른쪽에 쥐들을 위하여 먹이를 주는 공간이 있었고, 그곳에 많은 쥐들이 있었습니다. 먹이는 우유통에 하얀 우유가 가득 부어져 있었고, 그 옆에 곡식을 가득 담은 그릇도 있었습니다. 그곳 뿐만 아니라 기둥이며, 쥐구멍이며, 광장이며 온통 쥐들이 가득합니다. 그 쥐들의 먹이를 빼앗아 먹으려고 비둘기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쥐들에게 사진기를 들이대자 어떤 사람이 와서 촬영비를 내라고 합니다. 그래서 20루피(한화 약 500원)을 내니 영수증까지 끊어 줍니다. 쥐들이 있는 곳은 조금 어두워 촬영하기가 불편하였지만 사람이 지나가도 도망가지 않은 쥐들을 보면서 신기한 마음이 들기 시작합니다.

신전 안으로 들어가니 의식을 행하고 있었습니다. 안에는 까르니마따 신상이 있었고, 그 앞에 쥐들에게 주는 먹이통이 있었는데, 그곳에 많은 쥐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남자가 손에 쥐를 쥐고 무어라고 주문을 외우고, 그 앞에 많은 사람들이 절을 하면서 기원을 합니다.

 저래서 쥐는 다산과 다복의 상징인가?
 저래서 쥐는 다산과 다복의 상징인가?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남자는 손에 쥐를 들고 주문을 외우고, 다른 사람들은 절하며 기원하고. 까르니마따 신을 숭배하는 의식
 남자는 손에 쥐를 들고 주문을 외우고, 다른 사람들은 절하며 기원하고. 까르니마따 신을 숭배하는 의식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금년, 무자년에는 쥐꼬리만한 월급이 호랑이꼬리만하게 커지소서.
 금년, 무자년에는 쥐꼬리만한 월급이 호랑이꼬리만하게 커지소서.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600여년 전에 까르니라는 여성이 태어났는데 자칭 두르가 신의 화신이라고 하였답니다. 까르니는 결혼을 하였지만 신의 화신이어서 신방에 들어가지 않고 대신 자신의 동생을 들여 보내 살게 하였답니다. 그 후 여동생이 낳은 아들이 물에 빠져 죽게 되자 사람들은 까르니마따(마따는 어머니란 뜻)에게 데려와 살려주기를 간청했다는군요.

그래서 까르니마따는 죽은 아이를 신에게 데리고 가서 살려주기를 간청했답니다. 신은 죽은 자는 다른 세상이 태어나야 하기 때문에 살려 줄 수 없다고 대답하였고, 까르니마따는 신에게 반발하여 자신들의 후손들은 그 법칙에 따르지 않겠다고 말하고, 그 이후로 자신의 자손들이 죽으면 쥐로 태어나고 쥐가 죽으면 사람으로 태어난다는 법칙을 정했답니다. 그래서 그 후손들은 쥐와 사람으로 계속되는 윤회를 격고 있다는 것이지요. - 까르니마따 사원의 유래

이 사원에는 약 15만 마리의 쥐가 있다고 하는데, 그 개체수가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쥐들은 사원 안에만 있고 사원 밖으로 나가지도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거의 동일한 수의 쥐들이 계속하여 사원 안에 있게 되었고, 사람들은 쥐를 숭배하게 된 것입니다. 바로 그 쥐들이 두르가의 화신이라는 것입니다.

지혜롭고 다복한 쥐가 왜 징그러울까

설이 지나면 무자년(戊子年) 즉, '쥐의 해'가 시작됩니다. 중국에서 3천년 전부터 쥐는 십이지(十二支)의 으뜸입니다. 그래서 쥐의 해에 난 사람들을 쥐띠라고 합니다. 쥐띠에 난 사람들은 모두 지혜롭고 다복하다고 합니다.

쥐는 번식력이 대단히 강하고 식성이 왕성합니다. 그래서 다산(多産)의 상징이지요.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눈치가 빠르고 자신의 처신을 재빨리 하여 좀처럼 남에게 잡히는 일이 없기 때문에 지혜롭다고 합니다. 더구나 악조건 속에서도 끈질기게 살아남는 습성이 있습니다.

단지 쥐들이 사람들에게 혐오의 대상이 된 것은 바로 곡식을 훔쳐 먹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먹이와 사람의 곡식이 같은 것이지요. 더구나 그들의 이빨은 계속 자라기 때문에 자꾸 무엇을 갉아야 합니다. 그렇다 보니 가마니나 지붕 등에 구멍을 많이 내어서 사람들에게 미움의 대상이 된 것입니다.

더구나 더러운 시궁창도 마다하지 않고 지나다니기 때문에 몸에 많은 병균을 묻히고 다녀서 인간에게 질병까지 옮기는 것으로 되었지요. 그러니 인간과는 적대적인 관계에 놓일 수밖에요.

하지만 삼국유사에 있는 '사금갑(射琴匣)'이라는 설화에 보면 임금의 생명을 구하는 귀한 짐승으로 나와 있답니다. 거문고 갑 속에 숨어서 임금이 잠들기를 기다려 임금을 시해하려는 요승을 잡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고 있는 동물이 까마귀와 쥐인 것입니다.

488년 제21대 비처왕(소지왕이라고도 함)이 즉위한 10년 무진(488년)에 천천정에 거동했다. 이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사람의 말로,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찾아보시오”한다. 왕은 기사에게 명하여 까마귀를 따르게 했다. 남쪽 피촌에 이르러 보니 돼지 두 마리가 싸우고 있다. 이것을 한참 쳐다보고 있다가 문득 까마귀가 날아간 곳을 잊어 버리고 길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이때 한 늙은이가 못 속에서 나와 글을 올렸는데, 그 글 겉봉에는, “이 글을 떼어 보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요, 떼어 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입니다”했다. - 삼국유사 '사금갑(射琴匣)' 중에서

 이 곳에서 쥐는 신상 위에도 올라갈 수 있는 자유를 허용 하노라.
 이 곳에서 쥐는 신상 위에도 올라갈 수 있는 자유를 허용 하노라.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이 곳은 쥐가 대접받는 사원예요.
 이 곳은 쥐가 대접받는 사원예요.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무자년, 새해엔 독자님들 모두에게 '쥐구멍에 볕들 날'이 있을 거예요.
 무자년, 새해엔 독자님들 모두에게 '쥐구멍에 볕들 날'이 있을 거예요.
ⓒ 서종규

관련사진보기


쥐는 현대 의학에 없어서는 안 될 짐승이 되었지요. 그 수많은 실험실에서의 실험에 쥐들이 쓰입니다. 얼마 전에 떠들썩했던 줄기세포의 연구도 그 많은 쥐들의 희생이 없었으면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인간을 위하여 희생하는 짐승이 된 것이지요. 

서양에서도 '미키마우스'는 캐릭터로 아주 사랑받고 있는 짐승으로 월트디즈니사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인 존재이지요. 그리고 쥐는 자기를 잡으려는 고양이를 농락하는 조그마한 쥐의 지혜가 돋보이는 만화 '톰과 제리'의 주인공으로 널리 사랑받은 동물이잖아요.

쥐의 해인 설날 아침, 다산으로 상징되는 쥐처럼 많은 복을 받으시고, 부지런함과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해 내는 끈질김, 그리고 맑은 지혜를 갖추셔서 복잡하고 바쁘며 빈틈없이 돌아가는 정보화 사회를 훌륭하게 헤쳐 나가는 독자님들 되시길 기원합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산을 좋아하여 산행 기사를 많이 씁니다. 등산클럽 풀꽃산행팀과 늘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