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눈 내리는 예봉산 풍경 눈이 20cm 정도나 쌓인 예봉산은 하루 종일 눈이 내렸습니다. 눈을 뒤집어 쓰고 눈꽃세상으로 변한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낭만에 취하고 한 잔의 커피 맛에 취하여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하였습니다
ⓒ 이승철

관련영상보기


그리운 이름 하나
가슴에 묻고 산다.

지워도 돋는 풀꽃
아련한 향기 같은

그 이름

눈물을 훔치면서
뇌어 본다.

어머니~~

예봉산 정상에 누군가 적어 놓은 몇 줄의 시입니다. 눈이 20cm 정도나 쌓인 눈보라치는 산 정상에 어머니를 그리는 절절한 그리움이 짙게 묻어나고 있었습니다.

눈 내리는 예봉산
 눈 내리는 예봉산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눈꽃세상1
 눈꽃세상1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떡갈나무 눈꽃
 떡갈나무 눈꽃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어제(1월22일) 예봉산에는 하루 종일 눈이 내렸습니다. 흩날리는 눈발 속을 뚫고 경기도 팔당에 있는 예봉산을 올랐습니다. 전철 팔당역에서 내려 철로 밑을 통과하는 굴다리를 건너 등산로 입구에 다다르자 눈발이 더욱 굵어졌습니다.

산으로 오르는 길은 낙엽 위에 눈이 쌓여 상당히 미끄러웠습니다. 그 미끄러운 길을 70대 초 중반의 노인들 세 분도 오르고 있었습니다. 날씨는 포근한 편이었지만 눈보라 치는 능선 길에서는 옷깃을 여미게 했습니다.

정상에 오르자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모두들 눈보라 속을 뚫고 올라온 사람들이었지요. “야아! 정말 환상적이다.” 모두들 감탄사를 터뜨립니다. 눈꽃이 하얗게 핀 나무들이며 정상의 휘날리는 태극기까지 정말 멋진 경치였습니다.

바람이 만든 눈언덕
 바람이 만든 눈언덕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눈꽃세상2
 눈꽃세상2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누구의 작품일까,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이 애절하게 묻어납니다
 누구의 작품일까,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이 애절하게 묻어납니다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이런 아름다운 풍경은 눈 내리는 날 산 위에 오르지 않고는 결코 맛볼 수 없습니다. 소나무 푸른 잎들도 하얗게 염색을 한 듯한 모습입니다. 하얀색으로 변한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새들의 모습이 몹시 추워 보입니다.

땅콩 몇 개를 던져주자 살포시 내려 앉아 잽싸게 물고 달아납니다. 덕소 쪽으로 내려오는 길은 눈이 발등까지 푹푹 빠집니다. 아이젠을 착용했지만 눈이 깊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냥 쭉쭉 미끄러집니다.

내려오는 동안 스무 번도 더 엉덩방아를 찧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아프거나 다치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냥 푹신한 솜 방석 위에 미끄러지는 느낌이었으니까요. 쏟아지는 눈발 속을 뚫고 산 위에 오른 보람이 가슴 속까지 벅차올랐습니다.

정상에 오른 사람들
 정상에 오른 사람들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내리막길에서는 미끄러져 주저앉기도 하고
 내리막길에서는 미끄러져 주저앉기도 하고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동심으로 돌아간 사람들
 동심으로 돌아간 사람들
ⓒ 이승철

관련사진보기


이렇게 멋진 겨울 산행 정말 오랜만입니다. 뜨거운 물통을 꺼내 커피를 탔습니다. 눈보라 속에서 마시는 한 잔의 커피가 그렇게 향기로울 수가 없었습니다.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 내려오는 눈길이 즐거움과 낭만으로 넘쳐났습니다.

발자국 하나 없는 하얀 눈밭에 벌렁 드러누워 사진을 찍어달라는 일행들의 표정에 동심이 가득 넘쳐흐릅니다. 모두 푹신하게 눈 덮인 겨울 산이 안겨준 선물이었습니다.


태그:#이승철, #예봉산, #눈꽃세상, #동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바른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겸손하게 살자.

이 기자의 최신기사100白, BACK, #100에 담긴 의미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