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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열사 고 배달호 5주기 추모제가 9일 오전 창원 소재 두산중공업 정문 앞에서 열렸다. 이날 추모제는 전국금속노동조합 두산중지회(지회장 박종욱)와 배달호열사정신계승사업회(회장 김창근)가 공동으로 마련했으며, 두산중 조합원과 창원지역 노동단체 간부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두산중 사측에서는 조합원들이 추모제 행사 참석하는 것에 대해 노동조합과 합의는 하지 않았지만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았다. 노조 지회 확대간부와 조합원 등 200여명이 가슴에 ‘추모 깃발’을 달고 참석하기도 했다.

 

정문 앞에는 대형 트럭을 통해 무대를 만들었으며, 무대에는 “열사의 유언이다. 해고자를 복직하라”고 쓴 현수막 등이 걸려 있기도 했다. 이날 추모제 참가자들은 “해고자를 복직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두산중에는 현재 4명의 해고자가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추모제는 참가자들이 “두산자본을 규탄한다”며 야유로 함성을 지르면서 시작되었다. 노동가수 우창수씨가 추모곡을 부르기도 했다. 이창희 노조 지회 부지회장이 고 배달호 열사의 약력을 소개했다.

 

이날 추모제에는 이흥석 민주노총 경남본부장과 김춘백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 손석형 민주노동당 창원시위원장, 이옥선 마산시의원,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공동대표, 황철하 창원진보연합 공동대표, 박훈 변호사 등이 참석했다.

 

배달호 열사는 2003년 1월 9일 새벽 6시30분 두산중 노동자광장에서 몸에 기름을 붓고 분신자살했다. 그의 무덤은 양산 솥발산에 있으며, 노조 지회는 지난 3일부터 1주일 동안 묘소 참배 등 추모행사를 벌여오고 있다.

 

박종욱 금속노조 두산중지회장은 추모사를 통해 “배달호 동지는 50평생을 몸으로 살다가 63일간 장례도 못 치르고 시신이 꽁꽁 언 상태로 있었다”면서 “더러운 자본은 거칠 줄 모르고 노동을 탄압하고 있다. 수구보수꼴통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았는데 노동자는 더 설 땅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지회장은 “두산 자본은 비자금과 분식회계를 저질렀지만 회장은 사면복권되어 다시 복귀했다. 법은 재벌에는 솜방망이가 되고 말았다. 현재 두산중 경영진은 원칙과 소신이 없다. 회사는 노조와 맺은 단체협약도 일방적으로 지키지 않고 있다. 올해 임단협 교섭이 있는 해인데 강고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밝혔다.

 

배달호열사정신계승사업회 김창근 회장은 “여전히 회사는 본성을 버리지 않고 악랄하다. 오늘 조합원과 간부들이 집회에 많이 참석했는데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고 배달호 동지는 유서에서 ‘가족을 잘 부탁한다’고 한 뒤 동지들을 위해 목숨을 던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열사의 가족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아느냐. 열사의 자녀들은 아직 학교를 마치지 않았고, 부인은 그때의 아픔을 털어내지 못하고 아직 아파한다. 생계조차 어렵다. 휴대전화 비용을 낼 돈이 없어 얼마 전 끊어졌다고 한다. 살아 있는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권영길 후보가 당선되지 못할 바에야 오히려 잘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어중잡이 노무현 대통령보다 확실하게 자본의 편에 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맞을지도 모른다. 동지들은 너희들이 확실하게 우리 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적대적으로 투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이흥석 본부장은 “배달호 형의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열사 앞에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 배달호 형 가족들이 어떻게 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었는데 부끄럽고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구조조정으로 민주노총을 조질 것이라 본다. 이명박 정권은 노동자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지금은 민주노총 조합원 중에 몇 %가 권영길 후보를 찍고, 이명박 후보를 찍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들은 이제 노동자 앞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 투쟁해야 하고, 쟁취하겠다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배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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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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