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ange Fruit’, ‘I'm a Fool to Want You’ 등의 노래로 친숙한 재즈보컬리스트 빌리 홀리데이, 그녀의 전기가 출간되었다.
빌리 홀리데이는 20세기 최고의 재즈보컬리스트로 사후에 인정받고 있다. 1999년 ‘타임’誌는 ‘Strange Fruit(이상한 과일)’을 20세기 최고의 노래로 선정했다.
‘Strange Fruit'을 노래하는 빌리 홀리데이의 목소리는 처연하다. 죽은 흑인의 시체를 은유나 직유법 없이 직설적으로 쓴 루이스 알렌의 시를 노래하는 빌리 홀리데이는 덤덤할 정도로 감정을 절제함으로써 듣는 사람을 더욱 슬프게 하는 음악이다.
빌리 홀리데이의 전기에는 이러한 미국 흑인의 슬픔과 저항, 즉 인종차별에 대한 미국 사회의 어두운 면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쓴 <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처럼 이 책은 1920년대부터 50년대까지의 미국 흑인이 겪는 차별이 노정되어 있어, 빌리 홀리데이의 전기는 재즈 아티스트에 대한 전기이면서 동시에 미국 흑인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지침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1세대 재즈보컬리스트 박성연씨에 따르면 재즈칼럼니스트 레너드 페더는 빌리 홀리데이의 음악 가운데 불행하고 비극적인 노래보다 행복한 음악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쓴 바 있다. 그러나 빌리 홀리데이는 강간, 창녀, 마약으로 상징되면서 불우한 아티스트로 인식되어 왔다. 그래서 그녀의 재즈보컬은 체념과 비극의 정서가 가득하다.
To want a love that can't be true
실현될 수 없는 사랑을 원해요
A love that's there for others too
다른 사람들에게로 향한 사랑을
‘Strang Fruit'과 함께 그녀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I'm A Fool To Want You'의 가사 가운데 일부이다. 'Strange Fruit'의 강렬함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실현 될 수 없는 사랑 원하는' 그녀는 바보 같을 수밖에 없다.
그것은 결핍이다. 유년 시절 부모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강간당하고 밥벌이를 위한 창녀촌에서의 일, 그리고 성인이 되어 끝없이 점철된 남자와의 이별. 빌리 홀리데이는 생의 불우를 음악으로 치유하려 했지만 임계점은 마약이었다.
그녀의 초기 목소리와 인생 후반기의 목소리는 많이 다르다. 마약으로 인해 많이 갈라지고 황폐해진 후반기의 목소리가 그녀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녀를 ‘세상에서 가장 슬픈 목소리’라고 부른다.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하다. 재즈보컬에서 마이크 사용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해준 아티스트가 빌리 홀리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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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즈북 - 요하힘 E. 베렌트 / 한종현, 이룸
2. 빌 에반스 - 피터 페팅거 / 황덕호, 을유문화사
3. 마일즈 데이비스 - 존 스웨드 / 김현준, 을유문화사
4. 쳇 베이커 - 제임스 개빈 / 김현준, 을유문화사
5. 저항과 반역 그리고 재즈 - 에릭 홉스봄 / 김동택, 김정한, 정철수, 영림카디널
6. 김현준의 재즈파일 - 김현준, 경향신문사
7. 김현준의 재즈노트 - 김현준, 시공사
8. 그 남자의 재즈 일기 - 황덕호, 돋을새김
9. 재즈 음악의 역사 - 제임스 링컨 콜리어 / 세광 편집국, 세광음악출판사
10. 재즈총론 - 마크 C 그리들리 / 심상범, 삼호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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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재즈칼럼니스트이자 <재즈북>의 작가인 요하임 베렌트는 “빌리 홀리데이 때문에, 모던 재즈는 다른 악기보다는 보컬 쪽에서 더 일찍 시작되었다”라고 말한다.
이 말은 마이크를 사용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빌리 홀리데이의 재즈보컬이 많이 다르고, 그녀의 재즈보컬이 즉흥연주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말이다.
참고로 재즈에서는 노래하는 사람을 ‘가수’라고 하지 않는다. 노래하는 사람도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과 동일선상에서 보컬리스트라고 부른다. 사람의 목소리도 악기라고 보는 것이다.
<빌리 홀리데이(세상에서 가장 슬픈 목소리)>는 을유문화사에서 간행한 ‘현대 예술의 거장 시리즈 15’이다. 지금까지 많은 예술가의 전기를 출판하고 있는데, 재즈 아티스트로는 빌 에반스, 마일즈 데이비스, 쳇 베이커에 이어 네 번째이다. 앞으로 재즈 베이시스트 찰스 밍거스가 출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