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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권력의 '2인자'로 불리는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전 최고위원)이 26일 친이 성향의 연구모임 '국가발전연구회'(이하 발전연)의 발전적 해체를 선언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발전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전연 소속 국회의원 35명중 26명이 '이명박 지지' 활동을 하는 등 발전연이 대내외적으로 이 당선자를 지지하는 것처럼 비쳐진 게 사실"이라며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 시점에서 발전연이 또 하나의 당내 계파로 인식되거나 당내 화합에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해체를 결정했다. 당내의 모든 기득권을 버릴 때"라고 말했다.

 

발전연 회장을 맡고 있는 이재웅 의원은 "국가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싱크탱크로서의 기능은 남기겠다"고 했지만, 소속 의원들이 더 이상 참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실상 발전연의 해체로 봐야 한다는 게 모임의 공식 입장이다.

 

이재오 "나 때문에 당내 갈등과 분열이 생기는 일은 없을 것"

 

이재오 의원은 "1964년 한일회담 반대투쟁 이래 43년간의 투쟁의 역사는 끝났다. 15대 국회에서 이명박 당선자를 만나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생각한 이래 단 한 번도 한눈을 팔지 않았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명박 후보가) 국민적·시대적 요구가 맞아 떨어져 그야말로 500만표 이상의 차이로 당선됐으니 내 투쟁의 역사는 끝났다. 앞으로 이재오 때문에 당내 갈등과 분열이 생기는 일은 없을 것이다. 투쟁의 전선에서 내가 앞장서는 일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는 좀 더 많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반대자를 끌어안고 가려고 한다.

 

…(중략) 다만, 정치인이 존재하는 한 저를 지렛대 삼아 갈등과 분열을 일으키려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내 스스로 갈등을 제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내 스스로 매우 독선적, 오만하게 살아온 것은 사실이다. 역사는 싸워서 바꾼다는 생각으로 살아왔으니 오만하게 비친 것은 사실이다. 그런 역사를 끝낼 때가 왔다. 모든 사람을 섬기고 배려하는, 없는 사람을 섬기는 리더십을 세우겠다."

 

이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자신이 발전연을 기반으로 당내 정치를 더욱 활발하지 않겠냐는 이 당선자 측의 부담을 덜어주고 박근혜계에도 계파 정치를 청산하라는 묵시적 메시지를 던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의원이 자신의 의도와 달리 '발전연 해체' 회견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오히려 부각시켰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향후 거취에 대한 그의 공식 입장은 '토의종군(土衣從軍: 벼슬을 버렸음을 상징하는 '백의(흰옷)'에 흙을 묻혀 전쟁에 임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대선 승리 후 더욱 막강해진 이 의원이 4월 총선 후 당 대표에 재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 의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입각하거나 당권에 도전할 것이냐"는 물음에 "그건 (정부가) 출범해봐야 알 수 있다"고 말끝을 흐렸다.


태그:#이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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