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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는 많은 버스들이 승객들을 위해 다니고 있다. 버스를 타는 승객들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어디를 가고 있을까? 그리고 그 버스를 운행하시는 기사님은 어떤 생각을 하시면서 운행을 하실까? 아마 각자가 모두 다른 생각과 다른 목적지를 향해 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서울에 특이한 버스와 특이한 버스 승객들이 모인 곳이 있다. 그곳은 바로, 필자가 운영을 하고 있는 서울시내버스 한국brt 회사와 승객들이다. 한국brt 버스 노선은 5개로서 100번(도봉산역↔무교동), 140번(복정역↔도봉산), 360번(복정역↔여의도), 471번(복정역↔삼송동), 701번(삼송동↔종로2가)를 운행 중이다.

이 회사의 버스들은 웬만해선 난폭운전, 불친절운행을 절대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국brt만의 버스운행방법"이라 해서 오로지 승객을 위한 버스를 운행 중이다.

한국brt버스회사에선 이런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무엇보다 승객을 먼저 생각한다
▲ 한국brt만의 승하차방법 한국brt버스회사에선 이런 슬로건을 내세우면서, 무엇보다 승객을 먼저 생각한다
ⓒ 박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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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이 회사버스는 버스기사와 승객이 한 마음, 한 뜻으로 한 동호회를 만들었다. 바로 필자가 운영 중인 한국brt버스를 타는 사람들(cafe.daum.net/brtlove)이다. 이 카페 내에는 실제로 버스를 운전하는 기사님들도 많이 가입을 해서 활동 중이다.

그래서 버스를 운전하시는 분과 그 버스를 타는 승객들이 한 마음 한 뜻이 돼서 더욱더 아름답게 만든다. 하나의 버스 안에서 기사님들은 매일 보는 승객들도 있을 것이고, 승객 역시 고정으로 타는 버스엔 매일 보는 기사님들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잠시 인사라도 나누면서 안부를 물어볼 수 있는 사이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취지에서 이 카페를 만들게 된 것이다. 카페 내에선 단지 친목만을 목표로 하진 않는다.
수시로 정모, 번개를 통해서 버스 안이 아닌 버스 바깥에서의 다른 모습도 종종 보곤 한다.

또한,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한국brt버스의 자랑. 트리장식 버스를 운행을 하고 있다. 작년만 해도 15대 남짓 하게 운행을 하던 버스들이, 올해는 무려 21대나 운행 중이다. 대략 노선별로 트리장식 버스를 3~5대 이상 운행을 시키고 있는 셈이다. 이런 버스를 본 승객들의 반응은 정말로 폭발적이다.

이 트리장식 버스를 꾸밀 때도 회사의 적극적인 지원과, 카페회원들의 지지, 그리고 해당버스를 운행하시는 기사님들의 열의가 상당히 있었다. 버스를 꾸밀 때 기사님들은 휴일도 반납하시고 거의 반나절 이상을 버스 꾸미는 데 할애하였다. 또한 카페 회원들은 기사님들께서 꾸밀 때 같이 도우면서, 그 외 버스 안에서 멋지게 흘러나올 아름다운 음악도 손수 제작해주는 열성을 보여주었다.

버스기사님들이 직접 꾸몄다는 트리장식 버스는 밤에 보면 정말 환상이다
▲ 471번 트리장식버스 버스기사님들이 직접 꾸몄다는 트리장식 버스는 밤에 보면 정말 환상이다
ⓒ 박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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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1번을 운행하시는 강태호씨는 "우리가 힘들게 했지만 승객들이 웃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고생한 보람이 있다"라고 말한다. 그만큼 트리장식을 한 버스의 반응은 너무나 좋으며, 그 버스를 운행하는 분들의 마음 역시 너무 훈훈하다.

그리고, 이 회사 버스에는 직접 DJ처럼 헤드셋을 착용하면서 방송을 하는 기사님들도 계신다. 각 노선별로 1~2명 이상은 계신데, 이분들의 반응 역시 폭발적이다. 이런 방송 역시 카페회원들의 열렬한 지지로 인해 시작했다는 버스기사들이 상당수 있다.

직접 방송을 하면서 운행을 한 지 2년이 다 되어간다는 100번 버스 기사 최창규(41)씨는 "카페에 활동하면서 한 회원이 헤드셋을 전달해주며 방송을 권했어요, 처음엔 그렇게 방송을 하는 것이 참 쑥쓰러웠죠"라면서 "실상 해보니 매일같이 직접 방송을 한다는 것은 쉬운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방송을 하면서 승객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오히려 내 자신이 더 행복해짐을 느끼고 있고, 그러면서 운행을 하니 짜증도 덜 나고, 운전이 즐겁네요. 그래서 요즘은 오히려 가만히 운행을 하면 입이 심심해져요"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직접 산타복장을 하고 방송을 하는 최창규(41)씨의 얼굴도 싱글벙글이다
▲ DJ산타버스기사 직접 산타복장을 하고 방송을 하는 최창규(41)씨의 얼굴도 싱글벙글이다
ⓒ 박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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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필자는 방송멘트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말을 알려달라고 여쭤보았다. 그랬더니 "세상에는 남보다는 내 욕심부터 챙기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나보단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마음도 가지면 좋을텐데 말이죠. 그래서 전 항상 방송멘트 때마다 나보단 남을 먼저 생각하는 시간이 되어주세요"라고 말한다.

또한, 360번에서 방송멘트를 하는 김선태(46)씨는 "방송을 하면서 제 마음도 가다듬곤 해요, 하지만 늘 안전운행을 하다 보면 배차간격이 벌어져서 오히려 승객들께 죄송스러울 때가 있죠. 그래도 안전이 최고이니 늘 안전운행을 하려고 노력해요"라고 한다.

이렇게 버스기사와 승객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버스 안에서 있다 보면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 이제 오늘이 크리스마스 이브이다. 크리스마스인 25일까지 해당 버스기사님들은 산타복장을 하고 다닌다고 한다.

잠시나마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 그리고 버스 안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고 싶은 사람들은 지금 빨리 한국brt 100번, 140번, 360번 471번, 701번 버스를 타기를 강력 추천한다.

이 버스는 도봉산역,수유리,종암동,동대문, 종로1~6가 사이에서 볼 수 있다
▲ 100번 버스 내부 이 버스는 도봉산역,수유리,종암동,동대문, 종로1~6가 사이에서 볼 수 있다
ⓒ 박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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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스는 도봉산역,수유리,대학로,강남대로,헌릉로 사이에서 볼 수 있다
▲ 140번 버스 내부 이 버스는 도봉산역,수유리,대학로,강남대로,헌릉로 사이에서 볼 수 있다
ⓒ 박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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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스는 송파대로,잠실역,테헤란로,고속터미널,현충로,노량진역,여의도에서 볼 수 있다
▲ 360번 버스 내부 이 버스는 송파대로,잠실역,테헤란로,고속터미널,현충로,노량진역,여의도에서 볼 수 있다
ⓒ 박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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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스는 구파발,불광동,홍제동,서대문 종로1,2가, 강남대로, 헌릉로에서 볼 수 있다
▲ 471번 성탄버스 내부 이 버스는 구파발,불광동,홍제동,서대문 종로1,2가, 강남대로, 헌릉로에서 볼 수 있다
ⓒ 박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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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버스는 구파발역,불광동,홍제동,서대문,서울역,종로2가,롯데백화점 사이에서 볼 수 있다
▲ 701번 버스 내부 이 버스는 구파발역,불광동,홍제동,서대문,서울역,종로2가,롯데백화점 사이에서 볼 수 있다
ⓒ 박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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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블로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BRT, #성탄버스, #DJ버스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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