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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시원하다. 술이 확깨는것 같네."
 
어제(21일) 저녁 친구들 모임에 나가 과음하고 돌아온 남편이 아침식탁에 앉아 국을 한 숟가락 뜨더니 역시 집에서 키운 콩나물로 끓인 국이라 훨씬 맛이 있는 것 같다면서 부지런히 숟가락을 움직인다.
 
나는 눈을 흘기며 "무슨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셔요, 몸생각해서 조금씩만 마셔요"라고 바가지를 긁으면서도 남편의 숙취해소를 위해 얼큰하게 해장국을 끓여 아침상을 차린다. 송년모임이 잦은 요즘 과음하는 가족을 위해 해장국으로 손색이 없는 김치콩나물 해장국을 만들기 위해 나는 콩나물을 직접 키운다.
 
 
쥐눈이 콩은 콩중에서도 약콩이라 불릴만큼 약성이 좋다고 한다. 특히 허약체질 개선과
신장을 보호하는 기능이 우수하다고 한다. 콩나물 뿌리에는 알코올 대사를 촉진시켜주는
아스파라기나제가 들어 있어서 숙취해소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좋은 콩을 이용해 여러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게 되는데,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콩나물을 자주 길러서 먹으니 건강에 좋고 맛이 있어서 좋으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콩은 10시간정도 물에 불려 물을 따라 버리고 불린콩만 그릇에 담아 따뜻한 곳에 둔다. 그러면 하루나 이틀정도 지나면 싹이 튼다. 시루밑에 양파자루를 깔고 불리지 않은 콩을 한켜 놓고 그 위에 싹이 튼 콩을 얹는다. 이제부터는 부지런히 콩나물에 물을 줘야 한다. '콩나물 자라듯 한다'는 표현은 콩나물이 그만큼 잘자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식구들은 콩나물을 키우기 시작하면 당번을 정하지 않아도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콩나물 물주기 선수들이 된다. 그만큼 물을 자주 줄 수록 잘 자라기 때문이다.
 
 
서민들의 음식이라 할 수 있는 콩나물은 식탁의 단골메뉴다. 집에서 키운 콩나물은 머리부분이 유난히 더 고소해서 먹을 때마다 식구들은 꼭 한마디씩 콩나물 예찬을 한다. 시장에서 사다먹는 콩나물은 머리부분과 꼬리부분 다 떼어내고 먹지만 식구들이 정성으로 키운 콩나물은 버릴 게 하나도 없다. 한 시루 키우면 볶아서도 먹고, 나물밥도 해먹고, 이웃들과 나눠먹을 수 있을만큼 넉넉하다. 정도 나누고 웰빙나물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콩나물은 우리 가족에게 작은 행복을 주는 음식이다.
 
멸치와 다시마를 넣어 육수를 준비한다. 해장국이 아닐땐 소금과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두부도 썰어 넣어 말간국을 끓인다. 김치콩나물국을 끓일 땐 육수에 김치를 반쪽 썰어넣고
들기름을 넣어 김치를 볶다가 김치가 무르면 콩나물을 넣어 한소큼 끓으면 불을 끈다.
 
 
오늘도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 직접 만들어 준비하는 음식을 식탁에 올릴 수 있길 마음 속으로 희망해 본다.

태그:#김치콩나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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