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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 예정인 예비역 병장 문희준
▲ 군복무를 통해 안티를 극복한 문희준 이달 말 MBC 무릎팍도사에 출연 예정인 예비역 병장 문희준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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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연예인들에게 있어서 군복무 자체는 더 이상 ‘추락’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군복무를 ‘어디서, 어떻게 하느냐’가 인기의 당락을 좌우한다.

특히 최근 전역한 예비역 병장 문희준과 17일 재입대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30)는 그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입대 전 ‘10만 안티설’의 장본인이었던 문희준은 2년간의 당당한 현역 군 생활을 통해 안티팬을 상당수 줄일 수 있었다. 계급이 높아질수록 문희준을 다룬 인터넷 기사의 악플은 확연히 줄어들었으며, 전역 기사에서는 대부분 네티즌들이 축하의 댓글을 달았다. 또 문희준은 향후 활동이 기대되는 남자 연예인 1순위에 올랐다.

반면 싸이는 군복무 문제를 통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는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할 당시 부실 근무의 책임을 현역 입대를 통해 지게 됐는데 그 과정에서 행정 소송을 제기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예비역 입장에서 볼 때 재입대는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의 과정이지만, 대한민국 60만 현역 장병들을 생각하면 부실 근무에 대한 대가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게 네티즌들의 생각이었다.

이처럼 문희준과 싸이가 엇갈린 행보를 걷게 된 것은 결국 군복무 문제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서 남자 연예인들에게 군대가 의미하는 바와 그들이 군대에 대처하는 자세를 알아보도록 하자.

군대는 "연예 활동의 연장선"

한때 군대는 대중과의 단절을 의미했다. 인터넷이 보급되기 이전, 스타들의 입대는 요즘처럼 이슈화되지 못했다. 당시는 TV나 잡지에서 스타들의 복무 현장을 취재하지 않는 한 그들의 소식을 알 방법이 거의 없었다. 때문에 스타들이 전역 후 원래의 인기를 회복하기란 각고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약 10년 전부터 서서히 보급되기 시작한 인터넷의 존재는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마저 이슈화시켰다. 특히 미니홈피나 블로그의 등장은 그들의 사적인 공간을 보다 쉽게 대중에게 노출시켰다. 노홍철, 정형돈과 같은 스타들의 군복무시절 사진이 최근 이슈화된 것도 결과적으로 미니홈피에 게재된 사진을 팬들이 스크랩하면서 이뤄졌다.

스타들의 복무과정을 매번 기사거리로 다루는 언론도 그들이 인기를 유지하는 데 한축을 담당했다. 한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진 ‘량현량하’도 얼마 전 입대 기사를 통해 이슈화되었고 과거 판유걸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인기를 얻으려면 군대를 가라’는 말은 특히 슬럼프에 빠진 스타 혹은 안티들을 많이 보유한 남자 연예인들 사이에 해결책으로 통하고 있다.

군대에 대처하는 남자 연예인들의 자세

① 파렴치형
병역 면제나 근무 태만 등 각종 병역 비리를 통해 복무를 회피하려는 이들을 지칭한다. 얼마 전 결과적으로 현역 생활을 통해 제대했지만, 입대 전 병역 비리를 저지른 송승헌과 장혁이 전자의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며칠 전 재입대한 싸이는 후자의 경우다.

② 해외도피형
언급하기도 부끄럽다. 외국시민권을 통해 군입대를 면제받거나 아예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하는 경우다. 대표적인 예는 현재까지 약 7년째 입국조차 금지된 유승준을 들 수 있다. 유승준은 가수 활동을 통해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군문제로 대한민국 국적마저 포기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완전히 매장당하고 말았다.

③ 미루자형
말 그대로 무조건 미루고 보자는 연예인들이다. 입대하는 톱스타들의 연령을 보면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세 정도. 대학원 등의 이유로 입대를 미루다가 더 이상 연기가 허용되지 않을 때 입대를 하는 연예인들을 지칭한다. 현재 30세인 연정훈이 대표적이며 대부분 남자 연예인들이 밟는 과정이다.

④ 구청형
마포구청에는 소지섭(현재는 소집해제 상태), 광진구청에는 이정진(현재는 소집해제 상태), 용산구청에는 김종국, 강남구청에는 고수, 고양시청에는 남궁민, 구리시청에는 조성모가 있다. 또 서울고등법원에는 김종민, 강남 연금관리공단에는 장우혁이 공익근무요원으로 근무중이다.

요즘 구청은 연예 기획사(?)로 거듭나고 있다. 언급한 이들을 살펴보면, ‘출발 드림팀’ 선수 출신이 2명(김종국, 조성모), 가요계 톱 춤꾼이 2명(김종민, 장우혁), 몸짱 스타가 절반에 이르는 4명(소지섭, 이정진, 김종국, 고수)이다.

⑤ 사나이형
당당하게 현역에 입대하는 경우다. 연예인들 중에는 드문 만큼 제대하면 많은 팬들의 환영을 받는다. 대표적인 스타는 아역 출신 이민우가 있으며, 최근에는 김태우가 연예사병이 아닌 휴전선 수색대에서 복무하고 있어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밖에 신정환은 예능 프로에서의 이미지와는 다르게 203특공여단 출신으로 앙골라에 파병되어 유엔 평화유지군을 한 경력이 있다. 또 원로 연예인으로는 해병대 출신의 김흥국, 야인시대에서 ‘시라소니’ 역으로 열연했고 영화 ‘타이타닉’ 등을 번역한 조상구가 있다.

이처럼 군대에 대처하는 남자 연예인들의 자세는 다양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① ~ ③ 유형의 연예인들은 여전히 군문제로 비난의 꼬리표를 단 채 살고 있다는 점이다.

요즘 시대는 입대를 앞둔 연예인들에게 축복받은 시대임이 틀림없다. 남자 연예인들은 정정당당한 현역 입대를 통해 진정한 사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팬들이 바라는 바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군생활은 자신을 더 단련시켜줄 뿐만 아니라, 팬들의 기억 속에 떳떳한 연예인으로 기억되게 해준다. 군복무는 인기의 보증수표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덧붙이는 글 | 데일리안에도 송고했습니다.



태그:#문희준, #싸이, #군대, #남자 연예인, #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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