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국회 본회의장에서 벌어진 '난투극'이 하루가 지났음에도 여진을 남기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지난 14일 BBK 수사검사 3인 탄핵소추안과 '이명박 특검법'을 두고 대립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의 의장석 '탈환' 및 '수성' 과정에서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


하루가 지난 15일 의원들 간의 '육탄전'은 대변인들의 '설전'으로 이어졌다. 한나라당이 대통합민주신당 일부 의원에 대해 "폭행 혐의에 대해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통합신당측은 한나라당에 일부 의원에 대해 "살인 미수 혐의를 받을 만한 일"이라고 역공했다.

 

각 당 대변인은 소속 의원들의 피해 사례를 설명하면서 난투극의 책임을 상대당에게 떠넘겼다. 의원들끼리 뒤엉켜 치고 받았던 상황에서 "서로 피해자"라고 우기고 있는 셈이다.


신당 "강기정 의원 실신 직전...고소는 어불성설"
 

각 당 대변인간 '피해자' 논쟁이 가장 크게 불붙은 사안은 강기정 신당 의원과 김영숙·안홍준 한나라당 의원 간의 육탄전.

 

실제로 강 의원은 전날 의장석 우측에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책상 위에 엎드린 자세에서 유선전화 수화기를 잡아 뒤에 있던 김 의원의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하지만 당시 강 의원은 안 의원에게 넥타이를 붙잡혀 목이 심하게 졸린 상태로 수화기를 들어 자신의 뒤쪽으로 휘둘렀다.

 

최재성 신당 공보부대표는 15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한 현안 브리핑에서 "이 사진에서 보듯이 강기정 의원이 굉장히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한 언론사의 현장 사진을 들고 나와 강 의원을 감쌌다.

 

최 부대표는 "강 의원이 '살려달라'고 애원했는데도 뒤에 있는 안 한나라당 의원이 거의 살의를 갖고 넥타이로 목을 졸랐다"며 "내가 바로 앞에 있었는데, 강 의원 상황이 너무 다급해서 '목 조르는 건 하지 말라'고 애원했음에도 아랑곳 않고 이런 행위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거의 실신 직전까지 갔다, 자기 방어 차원에서 탈출하기 위해 앞에 있던 전화기를 집어서 자구책의 일환으로 그랬다"며 "그래서 (안 의원과 강 의원 사이에 낀) 김영숙 한나라당 의원이 맞은 것 같다"고 해명했다.


최 부대표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 자기 보호를 위해 탈출하고자 몸부림쳤던 강 의원을 폭행혐의로 고소하겠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그렇다면 안 의원은 살인 미수 혐의로 고소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최 부대표는 "이 외에도 심재철 한나라당 의원이 쇠지팡이를 휘둘러서 서갑원 의원은 눈가를 찔려 눈 주위 부상을 입었고, 정봉주 의원은 가슴팍을 찔려서 부상이 심해 치료를 받고 진단서를 받았다"면서 "한나라당은 흉기를 사용하고 목을 조르는 등 용서받을 수 없는 일을 했다"고 비난했다.


"여성 의원에 대한 폭력, 용납할 수 없다"

 

나경원 한나라당 대변인은 이에 물러서지 않았다. 일부 의원들이 병원에 입원하는 등 한나라당의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이다.


나 대변인은 오전 국회 기자회견장을 찾아 "어제 본회의장에서 신당 의원들이 보인 행태는 가히 조폭을 상상하게 만들 정도였다"며 "선병렬 신당 의원이 정두언 의원의 목을 조르고 신당 의원들이 박계동 의원의 뺨을 때렸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이어 "강기정 의원이 최구식 의원과 여성인 김영숙 의원까지 전화기로 수 차례 내리치고 번개처럼 날아올랐다. 정봉주 의원은 다리가 불편한 심재철 의원을 끌어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병원에 호송된 차명진 의원, 정봉주 의원에게 손가락을 물어뜯긴 안홍준 의원, 가슴을 다친 주성영 의원 등을 열거했다.


나 대변인은 "특히 여성 의원인 김영숙 의원이 '아프다'고 소리쳤음에도 계속해서 둔탁한 유선전화기로 김 의원을 무차별 가격했다"며 "여성 의원에 대한 폭력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 대변인의 신당 규탄 브리핑은 오후에도 이어졌다. 나 대변인은 오후 브리핑에서 "(강기정 의원의 폭행으로) 김영숙 의원이 머리에 피멍이 들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며 "갈비뼈를 다쳐서 옆구리가 부어올라 움직일 수 없고 정밀진단조차 어려운 정도"라고 설명했다.


나 대변인은 "정봉주 의원이 무리하게 몸을 날리면서 한나라당 의원들 위로 돌진했다"며 "이 과정에서 김영숙 의원이 밑에 깔렸고 짓밟혀서 갈비뼈가 부러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 대변인은 "여성 의원을 무차별하게 폭행한 강기정·정봉주 의원에 대해 한나라당은 고발 여부를 즉각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BBK 수사검사 탄핵소추안은 처리 시한(15일 오후 2시)을 넘겨 자동 폐기됐지만 '이명박 특검법' 처리를 둘러싸고는 17일 오후 다시 한 번 양당간 충돌이 예상된다.


태그:#이명박 특검법 , #본회의장 몸싸움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