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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치료를 통해 주변의 관심을 필요로 하는 학생(학교부적응 학생)에게 자존감을 심어주고 즐겁게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부평구 십정동에 위치한 동암중학교(교장 김준기) 윤흥식(52) 상담교사는 학교생활과 교과 수업에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3학년 학생 17명을 대상으로 올해 초부터 ‘친한 친구 교실’을 운영해오고 있다.

윤 교사가 진행하고 있는 ‘친한 친구 교실’의 학생들은 저마다 한 개씩의 국화를 키우고 있다. 학생들은 교실에 참가하기 전까지만 해도 학교를 잘 안 나오거나 나와도 잠만 자는 등 이른바 ‘문제 학생’에 속했다. 하지만 윤 교사가 나눠준 국화 화분을 한 개씩 받고 나서는 상황이 많이 변했다. 학생들이 국화를 키우는 재미에 웬만해선 결석을 하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상황이 된 걸까?

 

윤 교사는 사람이 식물을 키우면 심리적으로 안정을 갖고 자존감이나 자신감도 회복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제대로 보살피지 않았을 때 시드는 식물을 보기도 하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지지대를 만들어 키워보기도 하면서 성취감과 자신감을 회복한다는 것이다. 특히 국화향은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감소시켜 학생들의 정서에도 큰 도움을 준다고 윤 교사는 말했다.

윤 교사는 1978년부터 교직의 길을 걸어왔으며, 원예치료를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부터다. 지금은 체계적으로 공부하기 위해 원예치료과 대학원도 다니고 있다. 체계적으로 배운 후 더 많은 것을 학생들에게 전해 주고 싶은 마음에서다.

 

윤 교사는 다른 지역에서 교직 생활을 하다가 2005년 인천북부교육청 관내 초·중·고교를 돌며 상담교사를 했다. 하지만 너무 광범위하게 학생들을 상대하게 되고 상담 또한 수박겉핥기 식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지난 3월부터 스스로 자원해 동암중에서 상담교사를 맡았다. 

 

‘친한 친구 교실’은 원예치료를 중심에 놓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긴 하지만 그밖에도 벽화그리기(미술치료)·놀이치료·영화치료·집단 또는 개인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들은 1년간의 이런 활동을 통해 많이 변했다. 도움을 받기만 하던 학생들이 도움을 주는 학생이 되고, 자신감을 회복했고 이로 인해 학교폭력이 감소했다. 친구들과 같이 활동함으로써 공동체 의식이 생기고 가족을 이해하려는 마음도 넓어졌다. 무단결석 등의 부적응 활동이 감소하고 학업성취도 또한 향상됐다.

학교 전체에도 변화가 생겼다. 교직원들도 ‘친한 친구 교실’ 학생들의 적응력을 길러주기 위해 적극적이고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학교 전체에 가고 싶은 학교분위기가 조성돼 행복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만들어가고 있다.

 

‘친한 친구 교실’에 참가하고 있는 김아무개(3년) 학생은 “학교 담장 벽화 그리기를 하고 나서 내가 누군가에게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했다는 기분에 정말 즐거웠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교실을 진행하기 전만해도 대다수 학생들이 학교에 안 나오고 말을 걸지도 않았는데, 이제는 스스로 찾아와 상담하고 간다”며 “관심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은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그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지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원예치료는 학생들이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다른 많은 학교에서도 원예치료를 적용해 상담활동을 하거나 관심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을 지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upyeongnews.com)에도 실린 내용입니다.


태그:#원예치료, #동암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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