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통합민주신당 정성호 김종률 의원과 임내현 본부장 등이 6일 김경준씨를 만나 면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검찰의 수사결과는 김씨에 대한 회유와 협박에 의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성호 김종률 의원과 임내현 본부장 등이 6일 김경준씨를 만나 면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검찰의 수사결과는 김씨에 대한 회유와 협박에 의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김경준씨가 6일 대통합민주신당 소속 변호인단에게 전날의 검찰 발표를 뒤집는 주장을 폈다.

특히 김씨는 자신의 신문을 주로 담당한 검사의 실명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회유·협박의 장본인으로 지목했는데 해당 검사는 '사실무근'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검찰 회유설'을 지렛대 삼아 검찰의 BBK 수사결과에 불복하는 반(反)한나라당 진영도 '검찰-이명박 유착설'을 끊임없이 제기하며 이번 사건을 정치쟁점으로 만들고 있다. 대선이 끝난 이후에도 'BBK 정국'이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통합신당 변호사들 김경준 2시간 접견... "검찰 수사결과 정면 부인"

대통합민주신당의 이종걸·이상경·정성호 의원과 임내현 법률지원단장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2시간 동안 김씨를 서울중앙지검 변호인 접견실에서 만났다. 이들은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김씨가 검찰의 수사 발표를 정면으로 뒤집었다"며 김씨가 전한 검찰의 수사내용을 다음과 같이 전했다.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 같고 김경준 당신이 제출한 서류 가지고는 (이 후보를) 기소하기 어려울 것 같다. 협조해주지 않으면 이명박씨가 대통령이 된 후 12~16년의 중형을 보복으로 줄 수 있으니 검찰에 협조해라. 검찰만이 너를 보호할 수 있다. 검찰도 매우 어렵고 너도 어려우니 이명박을 위해 진술 해주는 것이 좋겠다. 그렇다면 형량이 가볍게 될 수 있을 것이다."

"검찰이 힘들다. 우리가 어떻게든 살아야하는데 이명박을 칠 수가 없다. 검찰도 살 수 있고 김경준도 살 수 있는 방법은 네가 이면계약서를 다 위조했다고 하는 것이다. 네가 다 했다고 하라."

"판사는 아무 필요없다. (우리가) 조서도 잘 써주고 구형도 낮춰주고 네가 인정한 부분에 대해 어떠한 이의제기도 안하고 공판을 도와주겠다. 최소한으로 형을 낮춰주겠다."

이에 앞서 최재경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은 5일 기자간담회에서 "(김씨가 한국에 도착해서) 승합차 타고 오면서 공항에 나간 검사에게 '내가 얼마 살게 될 것 같냐'고 묻는 등 처음부터 자기 형량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검찰이 터무니없는 협상을 했다는 것은 웃기는 얘기"라고 김씨 주장을 일축한 바 있다.

그러나 김씨의 발언은 "김씨가 먼저 형량 경감을 조건으로 딜을 제안했다"는 검찰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검사가 '조서 잘 써주겠다' 회유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성호 김종률 의원과 임내현 본부장 등이 6일 김경준씨를 만나 면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검찰의 수사결과는 김씨에 대한 회유와 협박에 의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성호 김종률 의원과 임내현 본부장 등이 6일 김경준씨를 만나 면담한 내용을 바탕으로 "검찰의 수사결과는 김씨에 대한 회유와 협박에 의해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김씨는 "내가 '협조하면 형량을 어떻게 하겠냐'고 묻자 검사가 '3년을 구형하면 집행유예도 가능하지 않겠냐'고 답했고, 검사가 '좋은 방향으로 조서를 써주겠다. 기소 이후에도 여러가지 협조를 하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해서 부득이 협조했다"고 신당 의원들에게 밝혔다.

결국 "12~16년형을 살아야 한다"는 얘기에 겁이 나서 검찰에 협조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 자신이 BBK를 100% 소유하고 있으며 이명박 후보의 지분은 없다고 진술을 번복했다"는 김홍일 서울중앙지검 3차장 검사의 발표에 대해서도 그는 "처음 자본금 5000만원은 내가 댔지만 2000년 3월경부터 이 후보가 소유했다"는 주장으로 맞섰다. 검사실에서 조서를 보여주며 '이렇게 정리하면 어떻겠냐'고 하길래 '그렇게 하세요'라고 답했다는 게 김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주)다스의 실소유주 논란에 대해서도 "이 후보가 '외국인이 약 2억 달러에 다스를 사려고 하는데 네 생각은 어떠냐'고 물어서 '그 정도면 팔아도 좋겠다'고 답해준 적이 있다", "이 후보가 '다스는 현대하고만 거래하게 돼있었는데 삼성자동차와도 거래하려고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려고 했다'는 말도 했다"고 기존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검찰이 적용한 '주가조작'혐의에 대해 그는 "주가조작이 아니라 정상적 투자다. 검사가 '이 후보가 (2001년 4월) LKe뱅크를 떠날 때까지의 주가조작은 무혐의로 하려고 한다. 그때까지는 네 혐의도 빠질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그의 바램과 달리 "김씨가 2000년 12월부터 2001년 12월까지의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을 인정했다"고 발표했다.

"피의자 조사가 자정을 넘기지 않았다"는 검찰의 설명도 "송환 뒤 하루도 빠짐없이 조사가 진행됐고 때로는 새벽2시, 4시까지 조사받았다"는 김씨의 주장과 평행선을 달린다.

김씨 "이명박 후보 '무혐의'라는 TV뉴스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담당 검사가 묵비권을 행사하려는 김씨에게 "우리나라는 미국과 다르다. 진술을 거부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여기서는 그렇게 하면 유죄를 시인하는 것과 같다"며 허위 주장을 폈다는 얘기도 진위 확인이 필요하다.

김씨는 검찰에 소극적으로나마 협조하면 이 후보나 자신 중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수사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후보가 무혐의로 빠져나가는 발표가 나왔다는 TV뉴스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전언이다. 정성호 의원은 "김씨가 이 후보에 유리한 진술을 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 (자신을 제대로 돕지 못한) 변호인들에게도 큰 실망감을 표시하더라"고 덧붙였다.

김씨가 검사로부터 딜을 제안받았다는 시점은 불명확한데, 지난달 23일 김씨의 어머니가 이면계약서 원본을 제출하기 위해 미국에서 한국으로 온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검찰의 압력이 본격화된 것 같다는 게 정성호 의원의 전언이다.

김씨는 "K검사가 조서 작성을 주로 담당했다"며 자신에게 압력을 넣은 검사를 에둘러 지목했다. 그러나 K검사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K검사 "우리는 철저하게 미국식으로 수사했다"

-김경준씨가 묵비권 행사하려고 하니 담당 검사가 만류했다던데?
"그렇지 않다. 진술거부권 행사와 관련해 김씨가 박수종 변호사(김씨의 첫 변호인 - 필자 주)와 상의했다. 모든 조사과정에 변호인이 100% 입회했다. 박 변호사에게 확인해보면 알 것이다."

- 검찰은 "변호인이 모든 조사과정에 입회했다"고 말하지만 김씨는 오늘 신당 변호인단 접견과정에서 "중간에 변호인을 교체하면서 최소 이틀 이상 변호인이 입회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김씨 주장과 달리 오히려 박수종에서 오재원으로 변호사가 교체될 때 하루 겹친 적도 있다. 오 변호사가 선임계를 낼 때 박 변호사도 있었다. 두 변호사에게 확인해봐라. 우리는 철저하게 미국식으로 수사했다. 가족들의 면회도 수시로 허용했고 김씨가 변호사와 중간에 상의할 시간도 줬다. 가족 면회 9회, 미 대사관 면회 1회, 조사과정 입회를 제외하고는 변호인과의 접견기회를 45번이나 줬다. 조사는 오픈된 분위기에서 진행했다."

- 김경준씨는 자신의 메모에 대해서도 여전히 검찰의 설명과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언론의 '메모' 보도가 나간 후 내가 직접 김씨에게 물어봤다. 김경준이 '검사들이 나를 조사하며 자꾸 질문하니 그런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의심했다'고 하더라. '뭔가 제안(suggest)하는 것으로 알았다'는 말을 김씨로부터 직접 들었다."


태그:#김경준, #이명박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