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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했던 시간보다 30여분 정도 늦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통령 후보는 29일 오후 6시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 경남 첫 유세를 하기로 되어 있었다. 유세가 시작되기 전부터 왕복 8차선 도로 건너편에서는 스피커를 통해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문 후보의 얼굴과 구호가 적힌 대형 버스는 30여 분 뒤에 도착했다. 예정 시각보다 다소 늦다고 여긴 사회자는 “부산에서 폭발적인 환호로 후보자가 자리를 뜨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모여든 사람들을 달랬다.

 

문 후보가 도착하기 전 한 시민이 “사람중심, 진짜경제 문국현을 대통령으로”라고 외치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기도 했다.

 

대형 버스를 개조해 만든 유세차량이 도착해 닫혀 있던 문이 열렸다. 몰려든 사람들은 저 속은 어떤 모습일까 하며 궁금한 듯 시선을 집중했다. 대형 텔레비전에서는 문 후보의 활동 모습이 영상으로 비춰지고 있었다.

 

문 후보가 승용차에서 내렸다. 문 후보 지지자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몰려들어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당초에는 상가 주변을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몰려든 사람들로 인해 많이 걸어가지 못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농업특보를 지낸 이봉수 창조한국당 경남선대위원장이 먼저 마이크를 잡았다. 이 위원장은 “이곳은 한나라당 아성인데 여러분들의 힘이 하나씩 모이면 12월 19일 대혁명을 이룰 수 있다”고 호소했다.

 

문 후보의 옆에는 인제대 교수인 강제규 경남도당 위원장과 산림청장 출신의 조연환 선대위원장, 이봉수 위원장, 영화 ‘천년학’에 출연했던 소리꾼 임진택씨가 서 있었다.

 

창원의 특성 살려 ‘중소기업 대통령 되겠다’ 강조

 

문국현 후보는 공장이 밀집해 있는 창원에서 벌이는 유세라 그런지 중소기업에 힘을 주어 말했다. 그는 “요즘 젊은이들은 영혼을 팔아서라도 직장을 갖고 싶어 한다"며 "실업자가 늘어나면서 부모들의 가슴은 찢어진다. 누가 이렇게 만든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국가의 기본은 기업이 잘 되게 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다. 재벌을 비롯해 5%의 특권층을 위한 정치를 해서는 안된다. 비정규직이 850만명으로 세계 제일인데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정부 예산이 300조인데 어디에 다 쓰나. 사람한테 쓰지 않고 있다. 25조가 부패한 건설에 쓴다. 그 돈을 보육과 유치원, 교육 등에 써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부패를 확실하게 청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소기업의 대통령이 되겠다. 중소기업부를 만들겠다. 대기업만 편애하는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 중소기업에 젊은이들이 들어갈 수 있도록 안전성과 생산성, 부가가치를 확보해야 한다. 일본처럼 중소기업에서 노벨상이 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역도 세계화해야 한다. 지역 대학이 세계적인 대학이 되어야 한다. 남쪽에 갖혀 있어서는 안된다. 북한과 러시아를 넘어 유럽으로 나가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재창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간담회 “공무원이 춤을 추도록 해야”

 

이어 문 후보는 창원시 중앙동에 있는 창조한국당 경남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집권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유명한 교수와 전문가들이 내놓은 공약은 언론사 평가에서 1위를 하고 있다. 의원 숫자가 많거나 오래 됐다고 해서 좋은 공약을 내는 것은 아니다. 국민을 중요시 여기면 좋은 공약이 나온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공무원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고, 공무원을 춤추게 만들어야 한다. 공무원을 적으로 만들거나 부패 세력으로 만들면 아무리 큰 당이라도 안된다. 꿈이 있고 공약을 개발할 수 있는 인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경남지역 종교인들이 ‘반부패 연합정부’ 구성을 제안하고 나섰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문 후보는 “반부패 측면에서 제안한 ‘삼성 특검법’은 창조한국당의 1호법이다. 양당이 합의해 통과된 역사적인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검법도 나중에 민주당이 동의했다. 이미 그런 정책 연합은 시작되고 있다. 비정규직에 대해 같이 대처해 나가야 한다”면서 “종교인들이 반부패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하니 고맙다. 국민은 가치 없고, 원칙 없는 후보 단일화를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부패에 대해, 그는 “우리 사회 부패의 깊이가 문화적 수준까지 가 있다”면서 “부패와 뇌물은 관행화 되었다. 이건희 회장이 이것을 다음 세대에 넘기지 않고 은퇴하겠다거나 검찰 수사와 처분에 응하겠다고 하면 삼성은 날개를 달 것이다. 용기있게 부패를 단절시켜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재벌 비리에 대해서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면서 “선거와 관련해 밥을 사주면 50배를 물린다. 외국도 기업인이 부패하면 5배 내지 10배의 벌금을 물린다. 우리도 부패한 정치인과 기업인에 대해 10배 정도의 벌금을 물리면 부패는 어느 정도 단절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가 문화적 수준이라면 정치를 할 게 아니라 문화운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문 후보는 “법적인 것과 문화적인 것이 같이 됐을 때 변화가 있다. 미국도 그랬다. 문화적 접근과 리더십, 제도가 같이 갈 때 변화가 일어난다”고 대답했다.

 

3일째 유세를 벌이는 소감을 묻자 문 후보는 “오늘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만난 많은 경제인들과 서민들은 경제가 다시 부활하기를 바랐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손님이 많기를 바라고 있는데, 그런 열망을 보면서 이번에 나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말 일자리 500만개 만들고 대한민국을 재창조하고, 희망이 확산되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국민들은 사실 오래 기다렸다.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는데 야당이든 누구든 국민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날 부산에서 유세를 벌여 창원까지 강행군을 했으며, 30일 전남 지역 유세를 위해 이날 저녁 광양으로 향했다.

 


태그:#문국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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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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