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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9일 오후 3시 45분]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29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1년 5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측근 김백준씨의 계좌에서 99억원의 거금이 미국의 유령회사를 거쳐 EBK증권중개로 유입된 흐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29일 오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1년 5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측근 김백준씨의 계좌에서 99억원의 거금이 미국의 유령회사를 거쳐 EBK증권중개로 유입된 흐름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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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5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측근 김백준씨의 계좌에서 99억원의 거금이 미국의 유령회사를 거쳐 EBK증권중개(이하 EBK)로 유입된 흐름이 포착됐다.

당시 이 EBK의 대표이사는 이 후보라는 게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의 얘기인데, '괴자금'의 흐름에 대한 이 후보측의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봉주 의원은 29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제시한 김백준씨-워튼-EBK의 거래흐름.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제시한 김백준씨-워튼-EBK의 거래흐름.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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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이 다스가 미국 법원에 제출한 '엥겔앤드엥겔 보고서'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김씨는 2001년 5월 3일 삼성증권의 미확인 계좌에 있던 98억8937만9095만원을 신한은행 개인계좌로 받은 뒤 이 돈을 미국의 유령회사 '워튼 스트레티지'(Wharton Strategies, 이하 워튼) 계좌로 보냈다. 정 의원측은 삼성증권 계좌가 BBK의 것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로부터 25일 후(5월28일) 워튼 계좌에서 똑같은 금액이 외환은행 EBK증권중개(이하 EBK) 법인계좌로 유입됐다고 한다. 정 의원 측에 따르면, 이 후보가 당시에도 EBK의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또 다른 유령회사 A.M. 파파스의 돈 100억원이 EBK에 증자대금으로 유입된 것은 같은 해 2월말. 5월말에도 이와 엇비슷한 액수(99억원)의 돈이 EBK로 입금된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킬 만하다. 김씨의 돈이 EBK로 유입된 시기는 금감원의 BBK 조사로 김경준씨가 이 후보 측과 결별의 수순을 밟던 시기였다. 

그러나 김백준씨 계좌에 있던 99억원이 EBK로 흘러들어가는 과정에서 워튼이 '중간 창구' 역할을 한 것은 석연치 않은 대목이다.

2002년 검찰 수사 결과, 워튼의 계좌는 옵셔널벤처스의 주가조작(가장매매 12차례, 허수매매 14회)에 이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김경준씨가 옵셔널벤처스 횡령금 380억원 중 일부를 다스와 오리엔스캐피탈 등 BBK 투자자들에게 상환할 때도 워튼의 계좌가 이용됐다. 김씨가 어떠한 목적으로 미국의 유령회사에 거액의 자금을 제공했는지는 알 수 없다.

99억원이 김백준씨에게 어떻게 흘러들어갔고, 이 돈이 이 후보가 대표였던 EBK까지 유입된 뒤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는 앞으로 검찰이 밝혀내야할 부분이다.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제시한 워튼의 거래내역.
 정봉주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이 제시한 워튼의 거래내역.
ⓒ 이경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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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준과 EBK의 계좌가 발견된 경위도 흥미롭다. 정 의원이 이들 계좌의 존재를 알게 된 단서는 다스가 미국 법원에 제출한 엥겔앤드엥겔 보고서에서 나왔는데, 이 자료에는 두 계좌가 '옵셔널벤처스'(OV)의 것으로 '위장'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 계좌들을 수상하게 여긴 정 의원의 보좌진들이 신한은행과 외환은행 지점으로 찾아가 사건 관련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물어가며 계좌의 주인을 알아봤다. 두 은행의 관계자들은 "김백준(EBK)의 것이냐"는 물음에 "그렇다"고 확인해줬다고 한다.

정 의원은 "다스가 김백준 명의 계좌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해당 계좌를 옵셔널벤처스의 것으로 위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론, 김백준씨가 김경준씨와의 사업 청산을 하는 과정에서 김경준씨의 요구로 자신의 이름을 빌려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금융전문가였던 김백준씨가 김경준씨와 법적으로 금지된 '차명거래'를 허락한 이유가 있었을 지가 의문이다.

정 의원은 "검찰이 관련 계좌들을 추적하면 99억원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검찰에 공을 넘겼다.


태그:#김경준, #김백준, #정봉주, #이명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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