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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경기도 화성시 중국인교회에서 벌어진 법무부 수원출입국 단속반원들의 이주노동자 강제단속에 대해 한국 교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27일 이번 사건에 대해 '종교탄압'이라고 비난했으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법무부 장관 앞으로 교회 내 이주노동자 강제단속 금지 및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아울러 이주노동자 2백여 명과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외노협)은 이날 기독교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자 처벌과 국무총리 사과 등을 요구했다.

 

사건은 지난 25일 경기도 화성시 발안외국인노동자의 집에 자리한 중국인 교회(김해성 목사)에서 벌어졌다. 교회 밖에서 강제 단속을 벌이고 있던 단속반원들은 추수감사절 찬양대회 준비 도중 쉬는 시간을 이용해 교회 정문에서 담소를 나누던 이주노동자를 발견하고 교회 내로 들이 닥쳤다.

 

이 과정에서 단속을 피해 달아나던 이주노동자 3명이 3층 높이의 교회 옥상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외노협 측은 이 중 손군생(39)씨와 오홍화(41)씨는 발목과 허리를 심하게 다쳐 장애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외노협과 이주노동자 2백여 명은 책임자 처벌과 사과 및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 등을 내걸고 26일부터 NCCK와 한기총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자 법무부 관계자들은 26일 농성장을 찾아와 "잘못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외노협 측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외노협 상임대표 김해성 목사는 "법부무 장관이 한국 교회 앞에 공식 사과가 있을 때까지 농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성 기한을 묻는 질문에 우삼열 외노협 사무국장은 "무기한"이라고 밝혔다.

 

외노협의 이런 움직임에 발맞춰 NCCK와 한기총도 정면 대응에 나섰다. NCCK와 한기총은 외노협과 함께 27일 기독교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인간적인 인간사냥 즉각 중단하라", "교회 난입 인간사냥 법무부 장관 사퇴하라"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김해성 목사는 "이번 사건에서 보여준 법무부의 행태는 한국교회에 대한 도전이자 하나님 모독 행위"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교회 내에서까지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단속이 이뤄진다면 어떤 이주노동자가 교회에 출석하겠느냐"며 "선교 탄압 행위"라고 덧붙였다. 한기총 총무 최희범 목사도 "구둣발로 성전을 짓밟는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며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유린이자, 한국교회에 대한 모독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앞서 NCCK는 이날 오전 성명을 통해 "법무부의 교회 앞 단속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신앙생활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심각한 종교탄압"이라며 ▲국무총리 사과 ▲책임자 처벌 및 재발방지대책 마련 ▲피해자 배상 마련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 등을 촉구했다. 

 

한기총도 법무부 장관 앞으로 항의 서한을 보내 향후 교회 내 강제단속 금지와 함께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등을 요구했다. 한기총은 오는 30일을 회신 기한으로 못 박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에큐메니안(www.ecumenian.com)에도 실렸습니다. 


태그:#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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