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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북경을 향하다

 

짐을 메고 끌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에는 ‘히말라야여행동호회’ 회원 50명이 함께 했다. 나를 포함한 20명은 티베트만 여행하고 돌아오는 단기팀이고 나머지 31명은 티베트를 거쳐 EBC(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지나 네팔 카투만두까지 여행하는 장기팀이었다.

 

출국 소속을 받고 티베트 여행에 대한 주의사항을 듣고 우리는 중국 북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칭짱열차에 몸을 싣다

 

티베트를 가는 방법은 비행기를 이용하거나 육로를 이용하거나 칭짱열차를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비행기의 경우 빠르다는 장점은 있지만 티베트로 향하는 과정에서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 육로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주변 풍경을 보며 티베트로 향할 수 있지만 힘들고 긴 여정이다. 이에 반해 칭짱열차는 변화하는 중국 대륙의 모습을 감상하며 비행기보다는 느리지만 육로보다는 빠르게 티베트에 도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느긋하게 저녁을 먹은 후 우리는 칭짱열차를 타기 위해 북경서역으로 향했다. 복잡한 역사를 지나 마주한 칭짱열차는 나의 방문을 환영하는 듯 열차 문을 활짝 열고 기다리고 있었다. 수속을 끝마치고 내 침대칸을 찾았다. 3호차 12호실(6인 1실) 상판. 내가 2박 3일 동안 지낼 공간이다. 나는 3명의 중국인 가족과 2명의 중국인 여자와 함께 지내게 됐다.

 

2박 3일 열차에서 지내기

 

열차에서 2박 3일을 보냈다고 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지겹지 않았냐고 묻는다. 하지만 대답은 “아니요”다. 칭짱열차에서 보낸 2박 3일은 전혀 지겹지 않았다.

 

우선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눈을 즐겁게 해줬다. 우리나라의 80년대를 연상케 하는 시골풍경이 보이는가 하면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황무지가 보였다가도 어느 샌가 드넓은 들판이 나타났다. 때로는 강이 때로는 설산(雪山)이 나타나 2박 3일간 지나치는 창의 풍경은 자연의 모든 것을 보는 것만 같았다.

 

열차는 중간 기착지에서 우리를 토해냈다. 승객들은 이때마다 우루루 내려 시원한 공기를 마시고 땅을 밟고 역 표지판을 배경으로 열차를 배경으로 사진찍기에 바빴다. 더러는 노점상에서 열차에서 먹을 주전부리를 샀다. 잠깐씩 들르는 이 잠깐의 자유는 열차에서 2박 3일을 지낼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하는 시간이었다.

 

길벗들과 이야기 하는 것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었다.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고 창 밖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도 시간을 보내기에는 좋은 것이었지만 사람과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만큼 좋지는 못하다. 우리는 왜 티베트를 여행하게 됐는지 여행을 얼마나 다녀봤는지 어디가 좋은지 등을 이야기하며 서로를 알아갔다. 열차에서의 2박 3일은 티베트에 도착하기 전 서로 친해지라고 만든 약속된 장소였다는 생각이 든다.

칭짱열차

 

2001년 6월 공사를 시작해 2006년 7월 개통됐다. 중국 칭하이 성의 청(靑)과 서장자치구의 장(藏)의 중국 발음으로 칭하이 성의 주도인 시닝과 티베트의 라싸를 연결하는 1956km의 철도다.


칭짱열차는 총 14량의 객차로 되어 있고, 식당 1개(5호차)차량을 포함해, 4인 1실, 6인 1실, 앉아가는 좌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내부 편의 시설로는 간단한 세면과 양치질을 할 수 있는 세면대, 뜨거운 물을 마실 수 있는 식수대, 화장실이 있다.


칭짱열차는 꺼얼무(2829m)역부터 고산증 증세가 나타나기 때문에 이때부터 열차 내에 자동으로 산소가 공급된다.

 

객차마다 전기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플러그가 설치되어 있고 한국제품도 별도 장치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인터넷은 사용할 수 없으며, 한국에서 로밍하면 일부 구간을 제외하고는 휴대폰 사용이 가능하다.

객차 내에서는 금연이고 객차와 객차 사이 통로 및 화장실에서는 흡연이 가능하며 음주는 가능하다.

준비하면 좋은 것

 

열차 내에 식당칸이 있고 승무원이 도시락을 판매해 식사 해결이 가능하지만 입맛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인스턴트 밥과 통조림 반찬을 미리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과자, 초콜릿, 사탕 등 주전부리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컵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세면대의 물이 시원하게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물을 받아서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또한 식수대 물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컵이 있는 것이 좋다.

 

열차 내에서 다소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 지루함을 달랠 수 있는 책, MP3, 휴대용 게임기 등이 필요하다.

 

슬리퍼를 준비하는 것도 좋다. 2박 3일 동안 신발을 신고 생활하기에는 불편하기 때문이다. (4인 1실은 슬리퍼가 지급된다.)

 

휴지를 준비하는 것도 필요하다. 화장실에 휴지가 비치돼 있지만 빨리 떨어지면 나중에는 휴지가 없을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두 눈에 티베트의 하늘을 담다2] 2박 3일 칭짱열차 숙박기 2편이 이어집니다.

지난 여름 다녀온 여행기입니다.


태그:#기차, #열차, #티베트, #티벳,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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