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친일문인 유치환 기념사업에 시민혈세 지원을 즉각 중단하라.”

 

경남과 통영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유치환(청마, 1908~1967) 기념사업 반대뿐만 아니라 통영시의 재정 지원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통영예총과 통영문협은 내년 유치환 탄생 100주년을 앞두고 기념사업을 추진하는 속에, 통영시가 예산을 지원했거나 지원계획을 세우고 있다.

 

통영예총은 유치환이 쓴 시 '깃발'을 따서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깃발축제'를 열 예정이다. 이에 통영시는 총 1억1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통영시의회에 상정해 놓고 있다. 통영시의회는 12월 정기회 때 예산 지원 여부에 대해 결정할 예정이다.

 

‘친일문인 유치환 기념사업 반대 시민연대’는 22일 오전 통영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시민연대에는 통영지역 시민사회단체뿐만 아니라 열린사회희망연대 등의 단체가 참여하고 있다.

 

시민연대는 유치환이 쓴 시 “수” “전야” “북두성” “들녘” 등과 관련해 친일성을 제기했다. “수”를 통해 항일독립군을 꾸짖었고, “전야”를 통해 학도병 지원을 촉구했으며, “북두성”을 통해 자유와 평화를 유린한 대동아공영권 수립을 축원했다는 것.

 

또 유치환이 1942년 2월 6일자 친일신문인 <만선일보>에 발표한 “대동아 전쟁과 문필가의 각오”라는 제목의 수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수필은 최근 박태일 경남대 교수가 찾아내 공개되었다.

 

이 수필에 대해 시민연대는 “대동아 전쟁이 빠르게 돌아가는 전시에 ‘개인이든 예술가든 국가(?)의 고마음을 다시한번 깨닫고 황국신민으로서 성전 승리를 위해 애쓸 것’을 거침없이 권고하는 내용”이라며 “이 글을 통해 유치환 자신이 스스로 친일문인임을 만천하에 알렸다”고 지적.

 

또 이 단체는 “그의 친일이 결코 강요가 아니라 자발적이며 내적 논리를 갖고 반복적으로 작품을 쓰게 되었음을 입증했으며, 그 동안의 친일 논란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밝혔다.

 

유치환에 대해 이 단체는 “일본 제국주의의 주구 기구인 하얼빈협화회에 근무하고 가신흥농회 총무까지 지낸 것이 뒷받침됨으로서 유치환의 친일문학과 친일행적은 더 이상 숨기고 가릴 수 없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통영에서는 ‘청마추념편지쓰기대회’와 ‘청마 문학상 주기’, ‘청마문학관 운영’ 등의 사업을 벌여오고 있으며, 내년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단체는 “이런 반역사적 반사회적 반교육적 작태를 보며 한 하늘 밑에서 함께 살고 있는 것이 참으로 한탄스럽고 부끄럽기 그지 없다”고 밝혔다.

 

시민연대는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통영 사회를 간절하게 원한다”면서 “후세를 위해 어떠한 대가를 치루더라도 친일 청산만은 기필코 이루어내야함을 다시한번 절감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통영시의회는 12월 5일 정기회가 열리기 전 유치환 관련 기념사업에 예산 지원 여부를 놓고 토론회를 벌일 예정이다.


태그:#유치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