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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보수세력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잃어버린 10년'으로 요약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민의 정부' 5년과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5년을 잃어버린 세월로 규정하면서, 한나라당의 집권으로 이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대선지지도 1, 2위를 달리고 있는 현실은, 이 주장의 진실여부를 떠나 국민들에게 상당한 설득력을 갖고 있음을 반증한다.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이 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주장에 대한 적극적인 반박에 나서고 있다.  자신들의 집권기간에 대한 정당성을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이번 대선의 승패와도 직접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진보개혁세력의 체력이 현저히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의 공세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형국이다.

 

침체상태 민주개혁세력에 용기 불어넣기

 

김 전 대통령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소설가 황석영씨 등이  22일 오후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여는 '잃어버린 50년, 되찾은 10년'행사에 참석해 특별강연을 한다.

 

행사를 주최하는 '2007 창작인 포럼'은 "이제 한국은 경제에서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에 있어서도 문화강국으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며 "한나라당은 정치논리를 앞세워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매도하며 마치 문화예술계가 지난 10여 년 간 마치 암흑의 시대를 보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10년이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되찾은 시간이며, 그 이전의 50여 년이 잃어버린 시간이었음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겠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이 왕년의 동지들인 백낙청 명예교수, 황석영씨 등과 함께 침체에 빠진 민주개혁세력에게 용기를 불어넣어주는 행사인 셈이다.

 

그는 지난 1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한국이 세계에서 민주주의와 경제 잘하고, 정보화에서 첨단이고 한류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런 나라가 왜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평가를 받느냐"면서 "역사를 역행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말이 될지 몰라도, 역사를 바로 알려는 사람들에게는 말도 안 된다"고 극력 반박한 바 있다.

 

청와대 "지난 10년은 선진국 문턱 진입시킨 기간"

 

청와대는, 우리나라가 IMF구제금융 신청을 한 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인  21일 홈페이지인 청와대 브리핑에 ''선진국 도약의 10년-한나라당의 잃어버린 세월한 반론자료'라는 제목의 자료집을 올렸다. 청와대는  이 자료에 대해 " 한나라당 정책위원회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잃어버린 세월' 주장에 대한 대통령비서실 차원의 반론"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 글에서 "지난 10년의 성과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외환위기로 무너진 나라를 정상궤도에 올리고 선진국 문턱까지 진입시킨 10년'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나라당에 대해 "국가부도의 원인을 제공한 정당이 '잃어버린 10년'을 주장하는 것은 몰염치하고 무책임하다"며 "'잃어버린 10년'이 있다면 그것은 지난 10년이 아니라 외환위기 이전 10년(1988∼1997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A4용지 48쪽 분량인 이 자료에서 청와대는 1988년부터 2006년까지의 각종 지표와 통계자료를 인용하면서 정치, 경제, 사회, 남북관계, 한미관계 등 모든 분야에서 발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10년을 제대로 맞이하기 위해서는, 참여정부의 성과는 계승하고 시행착오는 보완하는 발전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특히  기회 있을 때마다 '민주세력 무능론'에 대해 적극 반박해왔다. 열린우리당 일각에서 '민주세력 무능론'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에 대해서도 극력 비판했다.

 

극심한 침체 범여권에 두 사람은 어떤 역할하나

 

이번 대선이 보수양강구도로 진행되고, 이른바 진보개혁세력 후보들이 극심한 침체를 면치 못하고 가운데, 범여권의 대부인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에게 다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동영, 문국현, 이인제 등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도를 모두 합쳐도 20%를 조금 넘기는 수준이고, 통합·단일화 작업도 벽에 부딪쳐 있는 상황에서, 이들이 어떤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기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범여권 대통합을 적극 주문해왔다. 또 최근에는 범여권 후보단일화에 대해 '대선전 연합, 총선후 통합'이라는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면서, 자신과 노 대통령에게 투표했던 지지층을 결집하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정동영 후보에 대해 '소극적 지지'입장을 밝힌 이후, 정국현안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입장발표를 삼가고 있다.

 

 '잃어버린 10년'에 대해서는 공동전선을 펴야하는 김 전 대통령과 노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하느냐는, 한 달이 채 남지 않은 대선과정에서 여전히 주목거리다.


태그:#잃어버린 10년,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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