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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헌혈자를 위한 축하노래와 세레모니 모습. 미녀의 인터뷰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아니! 이게 웬 영광이야' 하며 기뻐하던 헌혈자.
 생애 첫 헌혈자를 위한 축하노래와 세레모니 모습. 미녀의 인터뷰에 쑥스러워하면서도 '아니! 이게 웬 영광이야' 하며 기뻐하던 헌혈자.
ⓒ 최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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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합니다! 축하합니다! 당신의 첫 헌혈을 축하합니다!"

헌혈을 마치고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 울려 퍼지는 축하 노래, 게다가 꽃가루까지 터뜨리는 환호와 선물에 헌혈자가 당황합니다. 그런데다가 이럴 수가! TV에서만 보던 연예인 서단비씨가 다가와 인터뷰를 하고 함께 기념촬영까지 해주니…. 헌혈에 따른 벅찬 감격과 감동에 어찌할 바 몰라 합니다.

헌혈 비상 상황... 백혈병 환우들이 나선 헌혈 캠페인

헌혈 캠페인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과 헌혈 자원봉사 모임 '붉은천사' 단원들의 기념촬영
 헌혈 캠페인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과 헌혈 자원봉사 모임 '붉은천사' 단원들의 기념촬영
ⓒ 최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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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O형과 AB형이 특히 부족하여 수술이 지연되거나 응급환자 진료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습니다. 백혈병 등 급한 수술로 수혈이 필요한 환자 가족들은 혈액을 구하기 위해 직접 뛰어다녀야 하는 이중 고통을 당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헌혈인구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문진 강화와 말라리아 위험지역의 확대입니다. 전방부대 복무 후 2년이 경과돼야 하고, 금강산 혹은 중국 수학여행을 다녀온 고등학생은 1년이 지나야 하며, 일산과 강화도 지역 거주자 또는 숙박여행도 헌혈 대상자에서 제외됩니다. 이밖에도 50여건 넘는 까다로운 문진을 통과해야 헌혈이 가능합니다.

헌혈 부족에 의한 비상 상황을 조금이나마 타개해보고자 모 통신회사 CF에 쇼걸 '막춤소녀'로 잘 알려진 서단비씨가 16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백혈병 환우가족들과 함께 국민대학교에서 헌혈 캠페인을 펼쳤습니다.

이번 헌혈캠페인은 국내 최대 수혈자인 백혈병 환우와 그 가족들이 헌혈캠페인에 직접 참여하여 헌혈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특히 처음 헌혈을 해보는 사람들에게 '생애 첫 헌혈 축하식'을 마련하여 평생 기억되는 추억을 만들어주면서 정기적인 '헌혈 문화인'으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행사를 준비하면서 한국백혈병환우회 회원들은 캠페인이 효과를 거두기 위한 방법을 궁리하다 서단비씨가 찍은 '헌혈운동' 광고를 보게 되었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연락하니, 뜻밖에도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대답과 함께 홍보대사도 되어주겠다는 선물까지 주었습니다.

노래하고 춤추는 즐거운 헌혈 캠페인

생애 첫 헌혈을 마친 뒤 연예인 서단비씨와 기념촬영하고 있는 이철원씨.
 생애 첫 헌혈을 마친 뒤 연예인 서단비씨와 기념촬영하고 있는 이철원씨.
ⓒ 최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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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첫 번째 '생애 첫 헌혈자'의 주인공이 된 이철원(기계자동차공학 2학년)군은 "예전에 형이 헌혈하고 와서는 어지럽다고 해 헌혈하면 안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오늘 자원봉사자들이 권유해 못이기는 척하고 헌혈을 했는데 아무렇지도 않고 기분이 좋기만 하다"며 "앞으로 자주 하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역시 생애 첫 헌혈자가 되어 축하를 받은 방준웅(신소재공학부 1학년)군은 "인터넷 매체를 통해 백혈병 환자들이 피를 구한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헌혈할 기회가 없었다"면서 "오늘 서단비씨가 캠페인을 한다고 해서 기왕이면 오늘 헌혈하자고 마음먹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 역시 장미꽃과 선물을 받고 기분을 좋은지 백혈병 환우들에게 빨리 쾌유하기 바란다며 "화이팅"을 외쳤습니다.

이날 헌혈캠페인에 참여한 환우와 가족들뿐 아니라 자원봉사로 참여한 학생들도 기분 좋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이날 자원봉사자들은 숙명여대, 숭실대, 성균관대 학생들이 주축을 이루었습니다.

자원봉사 학생들은 지나가는 학생들을 향해 "헌혈에 동참합시다"라고 소리치며 권유했고 남학생을 붙들고 열심히 설득하는 적극적인 여학생 자원봉사자도 있었습니다. 생애 첫 헌혈자를 위한 축하노래를 부를 때는 열심히 박수하며 환호하는 등 한마음이 되었습니다.

이날 특히 기온이 떨어져 매우 추웠는데, 열심히 기타를 치며 축하노래를 주도한 세 학생이 있었습니다. 성균관대 1학년생들인 이전일, 김승대 그리고 홍일점 강혜란씨였습니다.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가 물으니 "사회봉사 30시간을 채워야 하는데, 자원봉사의 뜻도 좋고 시간도 되어 참여하자고 했어요. 우리들이 락밴드를 했었기 때문에 특기도 살려서 재밌게 할 수 있어서 좋아요"라며 즐거워했습니다.

서단비씨의 '생애 첫 헌혈'이 기다려지네요!

훈련을 마치자마자 달려온 국민대학교 129 학군단원들. 헌혈도 하고, 미녀와 기념활영도 하고…
 훈련을 마치자마자 달려온 국민대학교 129 학군단원들. 헌혈도 하고, 미녀와 기념활영도 하고…
ⓒ 최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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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백혈병환우회 안기종 국장은 "이제 우리나라 헌혈운동의 뉴 트렌드는 '생애 첫 헌혈자 발굴'에 있다"면서 "첫 인상, 첫 경험이 중요하듯이 생애 처음으로 헌혈한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헌혈할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첫 헌혈자들이 모두들 기뻐해서 다행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서단비씨와 자원봉사자들의 활약으로 평소 20∼30명에 불과하던 헌혈자가 자그만지 124명으로 껑충 뛰었고, 생애 첫 헌혈자는 16명이나 되었습니다. 누구보다 기뻐한 사람은 서단비씨입니다.

"좋은 일에 참여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것, 특히 기쁨으로 참여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큰 도전을 받았어요. 앞으로도 헌혈운동에 계속 참여할 거예요!"

그녀는 아직 첫 헌혈도 하지 못했습니다. 말라리아 지역에 선교를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그녀에게 첫 헌혈하고 나서 어떤 세레모니를 받고 싶은가? 하고 물었더니 "요란한 세레모니보다 스스로의 대견함을 조용히 음미하고 싶다"고 하네요. 그녀뿐 아니라 모두가 서단비씨의 생애 첫 헌혈을 손꼽아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생방송으로 3시까지 참여하겠다고 한 서단비씨는 마침 훈련을 마치고 몰려온 129학군단 3학년생들로 인해 지체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촉박한 시간 가운데서도 끝까지 함께 사진을 찍고, 헌혈 캠페인 동참에 오히려 감사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처럼만 남을 배려하는 겸손하고 멋진 연예인으로 성장할 것을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얼굴보다 마음이 더 예쁜 막춤소녀 서단비씨 화이팅!

덧붙이는 글 | 최승주 기자는 민간혈액원인 '한마음혈액원'에서 대외홍보국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헌혈, #서단비, #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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