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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은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제 문제는 “북한 핵문제가 핵심”이라면서 “이거 해결되면 평화협상뿐 아니라 북미수교까지 다 된다”고 전망했다.

 

김 전 대통령은 13일 노무현 대통령이 부산에서 열린 한겨레-부산 국제심포지엄에서 “남·북·미·중 4자 정상선언으로 핵폐기·평화협정 이정표를 세우자”고 밝힌 가운데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난 뒤 (종전)선언을 하는 것은 그저 축배를 드는 것 이상 별 의미가 없다"며 "북핵 폐기와 평화협정을 시간에 늦지 않게 밀고 나가기 위해 (4자) 정상들의 선언으로 결정적인 이정표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미국, 해결의지 강하기 때문에 핵문제 해결된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체제 협상은 어떤 경로를 밟아야 하는지”는 묻는 질문에 “북한과 미국, 양쪽 모두 필요성이 있고, 해결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내가 보기에는 핵문제가 해결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종전선언은, 그건 선언이니까, 아무 것도 아니고 평화협정은 본격적인 전쟁종식이다”면서 “그 문제는 핵문제가 핵심이다. 이거 해결되면 평화협상뿐 아니라 북미수교까지 다 된다”고 밝혔다.

 

김 전 대통령은 또 “북한은 과거 6.15 전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과정에 있다”고 전제하고 “북한사람들이 남한 대중가요 부르고, 방송 드라마, 영화를 보는 문화적인 변화까지 일어나고 있다”면서 베트남식 개혁개방을 염두에 둔 북한의 변화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6.15 (공동선언) 이후 우리가 북한을 침공하지 않는다는 것 확신하니까 북한이 비로소 2002년에 7.1 경제개선조치 했다”면서 “북한이 상당히 시장경제체제 받아들여지니까, 30, 40대 아줌마부대들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왔다”면서 “북한에는 우리 재래시장 같은 것이 300개 있다”고 북한의 변화상을 소개했다.

 

김 전 대통령은 “그런데 요즘 젊은 세대들은 통일을 열망하지 않고 통일보다 평화를 더 중시하는 것 같다”는 지적에 “중국과 일본이 대국인데, 합쳐서 7천만밖에 안 되는 나라가 갈라져서 군사적으로 대립하면서, 그 속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을 왜 못 느끼나”라고 반문하면서 “통일 되면 젊은 사람들에게 제일 좋다. 군대 안 가도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계적 문명비평가인 기 소르망과 앨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해 “(중국 및 일본과 달리) 한국인들은 지적 모험심이 있고 정보화 등에 적극적이고, 자기희생 속에 민주화를 했기 때문에 희망이 있다”면서 “우리는 작지만, 모험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통일국가 만들면 커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우경화는 공짜 민주주의 탓... 중국 집권층 '신우파' 사회민주주의 지향

 

김 전 대통령은 또 토머스 제퍼슨의 말을 인용해 “피를 흘리지 않은 민주주의는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전제하고 “민주주의에는 공짜가 없어 공짜를 얻으면 반드시 청구서가 온다”면서 “(일본이) 공짜 민주주의 몇 십 년 했는데, 이제 청구서가 와서 우경화를 달리고 있는 것”이라고 일본의 보수화를 해석했다.

 

그는 또 “현재 중국 집권층 내부에는 중국의 부패, 빈부격차는 시장경제 때문이라고 보는 ‘신좌파’와 그 이유를 민주주의 안하기 때문으로 보는 ‘신우파’의 양론 대립이 있다”고 전제하고 “그래서 공산당 일당지배를 완화하고 스웨덴 같은 사회민주주의를 지향할 필요가 있다는 신우파의 주장에 후진타오 주석이 동의했다는 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이 민주주의로 갈 거라고 안일하게 보고 있는 것 아니지만, 결국 뭔가 개혁방향으로 가려는 생각이 중국 공산당 내에 상당히 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우리는 그런 힘을 키워주는 정책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통적인 한미관계가 흔들린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미국에 필요 없는 자극적인 말을 한다든가 하는 태도를 취해서 미국 사람들에게 책잡히고 감정 악화시킨 측면도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과 우리는 이해가 얽혀있는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대립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문제는 우리가 앞으로도 왜 미국이 우리에게 필요한가를 인식하고, 우리를 위해 미국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외교적 역량, 외교적 배려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태그:#김대중, #평화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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