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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주최하는 제2회 전국 대학생 기자상 응모작입니다. 조재환 시민기자는 연세대학교 사회과학부 1학년에 재학 중입니다. [편집자말]
수도권 지하철은 시민들에게 편리한 운송수단이다. 자가용보다 시간이 단축되는 이점이 있고 우리가 원하는 행선지를 쉽게 찾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수도권 승객이 수도권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 때는 얘기가 다르다. 역사 안에 있는 종합안내도에 의지해 겨우겨우 찾아가는 경우가 다반사일 것이다. 우리가 원하는 곳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설치해 놓은 지하철 종합안내도, 과연 발빠른 지하철만큼 시민들의 편의를 제공할 수 있을까?

2004년 서울시는 전면적으로 버스 노선체계를 개편했다. 노선 개편 이후로 중앙차로제, 저상버스 도입, CNG버스 도입 사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직접 살펴보니 지하철 역의 종합안내도는 연계버스를 제대로 안내하지 못하고 있었다.
[3호선 양재역] 아예 노선 없앤 버스도 버젓이 안내도에

지하철 3호선 양재역 4번 출구 연계버스안내도.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
 지하철 3호선 양재역 4번 출구 연계버스안내도. 고쳐야 할 부분이 많다.
ⓒ 조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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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과 서초 그리고 경기도를 이어주는 3호선 양재역 4번 출구 안내도를 보자. 겉보기에 군더더기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지선버스 번호는 노선체계 변경 전의 마을버스 번호 그대로다.

11번은 현재 지선버스 4428번으로 노선명이 변경됐고, 마을버스에서 지선버스로 변경됐다. 그리고 10번은 강남 02번, 08-1번은 지선버스 4430번으로 변경됐다. 현 지선버스 4312번은 작년부터 아예 양재역부터 청계산까지의 노선을 없애고 양재동까지 단축운행을 실시했다. 그리고 4번 출구 방향의 운행을 중지했다.

나머지 간선버스와 공항버스의 안내는 정확했다. 양재역은 지선버스의 안내구성을 다시 해야 할 것이다.

[분당선 도곡역] 이건 '가관'이네     [분당선 대모산입구] '모범' 안내도

왼쪽의 분당선 도곡역 안내도 역시 버스체계 개편을 반영하고 있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그러나 분당선 대모산입구역 안내도는 모범이 될 만 한다. 버스 체계 개편에 맞춰 깔끔하게 고쳐놓았다.
 왼쪽의 분당선 도곡역 안내도 역시 버스체계 개편을 반영하고 있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 그러나 분당선 대모산입구역 안내도는 모범이 될 만 한다. 버스 체계 개편에 맞춰 깔끔하게 고쳐놓았다.
ⓒ 조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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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은 한국철도공사에서 관리한다. 2003년 대모산입구역부터 선릉역까지 연장개통되면서 분당 이용승객의 출퇴근에 기여했던 분당선 안내도 상태는 어떨까?

분당선 도곡역의 안내도는 그야말로 '가관'이다. 서울시 버스개편 이후 단 한 번도 버스 노선 안내가 바뀌지 않았다.

11-6번은 이미 노선폐지가 됐고, 415번은 2413번, 540번은 경기도 운행버스 442번, 1917번은 917번, 83-1번은 402번으로, 12-3번은 472번으로, 63번은 3219번, 87-1번은 3420번으로 모두 변경해야 한다. 83번과 288번은 노선운행이 변경됐거나 폐지됐다.

그러나 같은 분당선의 대모산입구역은 모범적이다. 우선 노선의 글씨가 굵고 커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게다가 세심하게 마을버스 번호까지 써놓았다.

이러한 배려가 교통이용에 능숙치 못한 시민들에게 편한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다. 같은 분당선이지만 안내도 관리가 너무 다른 두 역, 한국철도공사는 이런 점에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3호선 동대입구역] 남산가는 02번 버스정류장, 안내도엔 있는데...

동대입구역 안내도. 남산에 올라가는 02번 버스가 연계된다고 표기되어 있으나 정작 6번 출구로 나가서 02번 버스 승강장 위치를 찾기란 쉽지 않다.
 동대입구역 안내도. 남산에 올라가는 02번 버스가 연계된다고 표기되어 있으나 정작 6번 출구로 나가서 02번 버스 승강장 위치를 찾기란 쉽지 않다.
ⓒ 조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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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선 동대입구역은 동대입구역 근처에는 02번 버스 정류장이 있는데, 이 버스가 남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특히 요즘같은 가을철 남산을 찾아 가을의 정취를 느끼고 싶은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버스정류장 위치 안내가 구체적이지 않다.  

안내도에 따르면 02번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동대입구역 6번 출구를 이용해야 한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6번 출구로 나오면 동국대로 향할 수 있는 혜화문이 바로 나온다.

그러나 혜화문 주위에 버스정류장 이정표가 없어 시민들이 길을 헤맬 수밖에 없다. 02번 버스를 이용하려면, 왼쪽으로 돌아 사거리 부근에서 더 올라가야 한다.

6번 출구에서 나와 02번 버스로 환승하려던 L(40)씨는 "6번 출구에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해서 나왔지만 방향이 모호했다"며 "게다가 장충단공원의 대형분수가 6번 출구 앞에 있어 여름 때 분수가 작동되면 아예 버스 정류장 식별이 불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환승할인 잘 하면서, 연계버스는 제대로 안내 안해?

지금까지 몇몇 역의 안내도를 점검해봤다.

지난 2005년에 이같은 불편이 많다는 시민들의 민원이 국정홍보처에도 제기된 바 있다. 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서울 지하철은 연계버스 안내에 소홀하다.

수도권 주민들은 환승할인 덕분에 지하철에서 버스로 부담없이 갈아타고 있지만 안내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시민을 위한 도시철도공사나 서울메트로 등 지하철 당국의 세심한 배려가 요구되고 있다.


태그:#안내도, #종합안내도, #부실안내도, #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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