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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총재를 "이회창씨"라고 부르겠다며 맹비난을 퍼부었던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는 충청권 민심을 다잡기 위해 대전을 방문했다.

 

강 대표는 9일 대전을 방문, '대전충남북 선거대책위원회 및 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당의 화합과 단결을 강조했다. 이 전 총재 바람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속내다. 이날 회의는 이틀 전에 갑자기 잡힌 탓에 30여명의 선대위원 및 당협위원장만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강 대표는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한나라당은 충청권의 사람을 받지 못했었다"며 "그래서 이번에는 충청권에 대한 당의 관심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먼저 달려왔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강 대표는 이 전 총재가 탈당과 대선출마 명분으로 내세운 논리에 대해서 조목조목 반박하면서 "이회창씨는 국가를 망하게 하고, 보수우익세력을 분열시키고,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세력을 이간질시키는 짓을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이 전 총재를 "치유할 수 없는 대통령 환자"라고 칭하면서 "41km를 달려온 마라톤 주자가 이제 결승 테이프를 끊으려고 하니 갑자기 옆에서 뛰어들어 내가 끊겠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것은 변칙이고 반칙이다"라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는 이 대목에서 지역연고니, 무슨 연고니 하는 구태정치를 모두 청산하고 정권창출을 위해 모두가 단합해서 한 힘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당의 화합을 강조하면서 "97년 이회창씨의 정치특보였던 나부터 용감하게 싸울 테니, 여러분들도 과거의 인연을 모두 다 털어버리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측과의 갈등에 대해 "이명박 후보가 순발력 있게, 속도감 있게 대처 못한 것은 나도 인정한다, 그래서 지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며 "김무성 최고위원의 임명과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 강창희 전 최고위원의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임명 등 이런 것들이 당화합을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박근혜 전 대표가 이회창씨와 손잡고 고속도로 갓길로 갈 분은 아니지 않느냐"며 "이제는 그런 것을 말로만 할 게 아니고 확실하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박 전 대표 측을 압박하기도 했다.

 

 

충청출신 김학원(충남 부여청양) 최고위원도 이 전 총재 비난에 가세했다. 그는 "법과 원칙을 그렇게 강조하던 분이 스스로 법과 원칙을 깨고 당을 나가는 것을 보고 비통함을 금할 수 없었다"며 "만일 그 분이 성공한다면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어디로 가고, 후세들에게 어떻게 교육할 수 있겠느냐"고 개탄했다.

 

당 화합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후보도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포용하는 자세 보여줘야 한다, 대통령되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속도가 느리기에 그 진정성이 의심받는 것"이라고 박 전 대표 측을 옹호했다.

 

심규철 충북도당 선대위원장은 "아들이 장가가려고 하니까 아버지가 신부를 욕심내서 결혼하는 꼴이라는 비유가 가장 적절한 것 같다"며 "우리 당원들이 그런 비유로 써서 이회창 씨 행동을 적절히 표현하면 당원들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 처럼 강 대표가 충청권을 직접 방문, 화합과 단합을 강조한 것은 그 만큼 충청권 민심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의 출마 선언 이후, 충청권에서 이 전 총재의 지지율이 이명박 후보를 앞지르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전용학 전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예산지역 일부 당직자들이 탈당계를 냈지만, 크게 동요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충청권 주민들의 반응을 들어 보니 이 전 총재의 인격과 행태를 분리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바닥민심이 흔들리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과연, 다급해진 강 대표의 이러한 노력이 충남 예산에 선영을 두고 충청권을 바탕으로 전국적인 세 확산을 노리는 이 전 총재의 충청권 공략을 무력화 시킬 수 있을 지 지켜 볼 일이다.


태그:#강재섭,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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