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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 장윤선 김종철 이경태
사진 : 남소연
동영상 : 김호중 문경미

 

[최종 정리 : 오후 4시 5분]

 

"삼성은 돈과 힘으로 신성한 법조를 오염시켰다"
김용철 변호사, 2차 양심 고백에서 밝혀... "공범으로 나도 처벌받아야"

 

"삼성을 위해 검찰이 움직이고, 국정원이 움직이고, 청와대가 움직이고, 모든 언론 기관이 움직이며 실시간 정보보고를 했다. 삼성은 돈과 힘으로 신성한 법조를 오염시켰고 이것은 명백한 범죄다. 공범으로서 나도 처벌받아야 할 순간이 됐다."

 

김용철 변호사는 5일 오후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열린 양심고백 기자회견에서 매우 긴장된 표정으로 회견문을 읽어 내려갔다. 100여명의 취재진이 꽉 찬 회견장에서 김 변호사는 입을 떼기 직전 손수건을 꺼내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기도 했다.

 

김 변호사는 지난 29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1차 양심고백 기자회견 이후 1주일 만에 이뤄진 2차 양심고백 기자회견에서 그간 신문과 방송 인터뷰에서 밝혔던 내용을 포함해 몇 가지 새로운 내용을 폭로했다.

 

그러나 세간에 알려진 것과 달리 삼성의 불법 로비자금(이른바 떡값)을 받은 검사들의 명단이 공개되거나 이건희 회장 아들인 이재용 삼성그룹 전무의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불법행위가 폭로되지는 않았다. 다만 김 변호사는 기존에 알려진 사실에 덧붙여 몇 가지 새로운 사실을 덧붙여 털어놓았다.

 

첫째는 현직에 있는 최고위급 검사 가운데 삼성의 불법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은 사람이 여럿 있다는 것이고, 둘째는 삼성 사장단을 포함 핵심 보직 임원과 간부급 사원들 일부도 차명계좌를 갖고 있으며 비자금 계좌를 가진 삼성 임원명단을 일부 갖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수뇌부 가운데 삼성으로부터 불법 뇌물을 받은 인물이 누구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사제단은 검찰의 태도를 지켜보면서 향후 공개할 의향이 있음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현직에 있는 최고위급 검사 가운데 삼성의 불법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은 사람이 여럿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이었다"며 "이해관계가 맞물린 재경부와 국세청 등은 규모가 더욱 크다"고 말했다. 관리방법과 관련해서는 "구조본 안에서 검찰 간부 수십 명을 관리"하고 "나머지는 60여개 계열사가 나눠 관리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 변호사는 삼성그룹이 마련했다는 비자금 출처와 관련해 "(삼성그룹) 각 사에서 조성한 돈"이라며 "심지어 대형 부실을 안고 있는 만성적자의 회사에서도 수십억 원씩의 비자금을 만들었으며 조성된 비자금은 임직원 명의로 차명 운용된다"고 밝혔다. 삼성 출신인사들이 재산이 많은 것은 대부분 이런 이유 때문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 변호사는 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검찰(검사 40~80명에게 1년에 500만~2000만원)에 설이나 추석, 명절 때 건넨 떡값보다 국세청 인사들에게 준 것은 '0'이 하나 더 붙는다"고 밝힌 바 있다.

 

"비자금 계좌 가진 삼성 임원명단 일부 갖고 있다"

 

또한 김 변호사는 "삼성의 사장단, 고위임원, 구조본의 임원, 재무, 인사 등 핵심 보직의 임원 및 간부급 사원 중 일부가 차명계좌를 가지고 있다"며 "비자금 계좌를 가진 삼성 임원들의 명단도 일부 갖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삼성 내부에서는 차명계좌의 존재가 승진의 징표이자 조직이 자신을 믿는다는 일종의 훈장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김 변호사는 이미 여러 언론을 통해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대선자금 수사와 에버랜드 편법 증여에 관해 모든 증거와 진술을 조작했다"며 "삼성은 돈과 힘으로 신성한 법조를 오염시켰고 이것은 명백한 범죄"라고 고백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삼성을 위해 검찰이 움직이고, 국정원이 움직이고, 청와대가 움직이고, 모든 언론기관이 움직이며 실시간 정보보고를 했다"며 "심지어 삼성에 가장 비판적인 시민단체마저 회의가 끝나자마자 회의록이 삼성에게 보내졌다"고 밝혔다.

 

그는 "재벌이 사법체계를, 국가 기관을, 우리 사회를 더 이상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다시 한 번 자신의 죄를 반성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현재까지 김 변호사가 폭로한 삼성 관련 비리 의혹은 ▲ 임원 명의 차명계좌를 통한 불법 비자금 조성 ▲ 이건희 회장의 로비지시 문건 ▲ 에버랜드 재판부에 30억 로비 및 증인조작 ▲ 불법 뇌물(떡값) 받은 검사 명단 ▲ 삼성의 거액 회유 시도 ▲ 이건희 회장 아들인 이재용 전무의 재산형성 과정에서의 불법행위 등이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국민적 의혹이 있는 삼성비리사건에 대해 검찰이 팔장을 끼고 있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사실규명을 위한 내사에라도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제단은 또 "이 병폐로는 대한민국의 내일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삼성그룹은 5일 오후 김용철 변호사의 기자회견을 반박하는 자료집을 배포했다. A4 총 25쪽 분량에 달하는 '김용철 변호사 주장에 대한 삼성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문건에서 삼성그룹은 김 변호사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한편, 이날 서울 제기동성당에 마련된 기자회견장에는 약 100여명의 기자들이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오전부터 진을 쳤다. 비좁은 회견장에서는 기자들 간에 고성이 오가기도 했으며 김 변호사를 둘러싼 취재경쟁 속에서 비지땀을 흘리는 기자들이 여럿 있었다.

 

성당 방문한 문국현 후보 "빨리 수사본부 만들어 총수·가신 조사해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선후보가 5일 오후 4시 제기동 성당을 방문했다. 문 후보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3년 전부터 반부패 범국민운동을 전개해왔다.

 

취재진들은 문 후보에게 '삼성 비자금'과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의 반부패세력 연대 제안'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문 후보는 삼성 비자금 사태와 관련해 "불행한 사건이지만 국가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평했다. 또 "빨리 수사본부를 만들어서 비자금과 관련된 총수와 가신그룹은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 후보의 반부패세력 연대 제안에 대해서 "오늘은 사제단의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

 

한편 문 후보는 삼성 비자금 사태에 대해 내일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할 계획이다.

 

[3신 : 오후 2시 50분]

 

"현직 검찰 최고위 수뇌부도 삼성 돈 받았다"

 

"삼성에서는 경우에 따라 수억 원을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 현직 검찰 최고위 수뇌부도 삼성의 돈을 받았다. 또 삼성의 핵심 간부사원 상당수는 차명계좌를 갖고 있다. 내가 차명 비자금 계좌를 가진 일부 명단을 갖고 있다."

 

삼성 전직 임원 김용철 변호사는 5일 오후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검찰 최고위 수뇌부도 삼성의 돈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또한 현재 삼성 내부의 핵심 간부사원 상당수의 차명계좌를 갖고 있다고 밝히면서 공공기관에서 관련내용을 정확히 밝힐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구조본 안에서 검찰 간부 수십명을 관리하고 나머지는 60여개 계열사가 나누어 관리한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수십억원을 전달하라고 지시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같은 행위가 범죄행위의 공범이라는 죄의식 때문에 괴로웠다"고 전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현직에 있는 최고위급 검사 가운데 삼성의 불법 뇌물을 정기적으로 받은 사람이 여럿 있다"며 "밝혀야 할 공적 기회가 오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숨김없이 고백하겠다"며 "검찰은 삼성이 관리하는 작은 조직이었고 이해관계가 맞물린 재경부 국세청이 더 규모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돈의 출처는 각 사에서 조성한 비자금"이라며 "심지어는 대형 부실을 안고 있는 만성적자의 회사에서도 수십억원씩의 비자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또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삼성을 위해 검찰이 움직이고, 국정원이 움직이고, 청와대가 움직이고, 모든 언론 기관이 움직이며 실시간 정보보고를 했다. 삼성은 돈과 힘으로 신성한 법조를 오염시켰고 이것은 명백한 범죄이며 공범으로서 나도 처벌받아야 할 순간이 됐다."

 

다음은 김용철 변호사와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김인국 신부) "김용철 변호사가 순차적으로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할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 너무 한꺼번에 많은 문제를 쏟아놓으면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간단한 질의 응답을 받겠다."

 

- 에버랜드 사건에 대해 설명해 달라.
"96년 말에 일어났는데, 97년 8월에 입사하고, 97년말에 실무에 투입됐는데, 입사하기 전에 벌어진 일이다. 법무팀에 있을 때 수사 대응하는 진술이라든지, 업무를 분담시키고 했다. 자세한 내용은 재판이 현재 계류중이어서, 추후에 상세하게 밝힐 것이다. 대신 이 사건과 관련해 많은 진술은 조작됐다."

 

- 법무법인 서정에서 퇴직할때 내부 갈등이 있었다고 하는데.
(김인국신부) "지엽 말단 부분에 관심을 가지면 안된다. 여러분들이 달을 봐야지, 핵심에서 상당히 벗어난 이야기다. 사실이 아니다."

 

- 이재용 전무의 재산 형성 과정에 불법이 있다고 하는데 말해달라.
"재산형성과정에서도 내부 문건을 통해 적절하게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다."

 

- 삼성 비리구조를 말씀하셨는데, 좀더 소개해달라.
"질문하신 분이 (삼성비리구조를) 몰라서 질문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 김 변호사는 앞으로 어떻게.
"자수해야 한다."

 

- 대선자금이 회사비자금이라는 했는데, 구체적인 증거가 있나.
"회사의 개인들이 (정치자금으로) 수억원씩 낼수 있느냐."

 

- 검찰 최고위선이라고 했는데 어느 선까지 떡값을 줬다는 것인가.

"... ..."

 

(대답없이 일문일답 마침)


 

[2신 : 5일 오후 2시 20분]


문규현 신부 "정의의 칼로 모든 불의 도려내주십시오"

 

김용철 변호사는 5일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결심한 뒤로 오늘 같은 날이 올까 생각했는데 정말 이뤄졌다"며 "나에게는 죄인으로서의 힘든 여정만 남았다"고 고백했다.

 

김 변호사는 "지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며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삼성이 건강하게 새로 태어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성의 진실한 참회를 바란다"며 "언론인, 국가기관, 법조인과 학계 등이 이 논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회장 전종훈 신부, 이하 사제단) 문규현 신부는 호소문을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중독되어 있는 사회적 불의에 대한 불감증에 대해 온 국민과 함께 고뇌하고 함께 반성하기 위해 삼성의 불의와 비리를 만천하에 드러냈다"며 "감추인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고 비밀은 알려지게 마련"이라는 성경 구절을 인용했다.

 

이어 문 신부는 "우리는 삼성이 진솔한 참회와 반성을 통해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는 투명한 기업으로 새로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정의와 공동선 실현에 솔선해야 할 언론과 검찰, 국세청과 금감원 같은 국가기관이 사회적 불의를 묵인, 방조하고 나아가 거대한 먹이사슬로 연결돼 있는 엄연한 불법적 현실 속에서 참담함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또한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목숨을 걸고 국가적 대수술을 받아야 할 위기의 상황"이라며 "우리 사회는 삼성의 불의와 관련되지 않은 공기관과 인사들이 거의 없을 정도로 기가 막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문 신부는 이어 "정의의 칼로 모든 불의를 도려내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입장문

일주일 전 사제단이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삼성이라는 한국 최대의 기업이 돈 혹은 이건희 회장이 ‘포도주’라고 상징하는 천문학적 규모의 검은 재물을 마구 탕진하여 언론, 정계, 검찰, 국세청, 금감원과 같은 대한민국의 주요 국가시스템을 어떻게 교란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국가의 주요 인적 자원들을 어떻게 통제하고 망가뜨리고 있는지, 국민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진정한 개선의 길이 무엇이냐고 묻기 위해서였습니다.

 

지난주에 발표한 김용철 변호사 명의의 비자금 계좌와 이건희 회장의 지시사항은 삼성의 불법, 탈법, 편법의 실상을 가늠하게 해주는 단서였습니다. 만일 이런 계좌가 대통령의 것이었다면 검찰은 어떻게 했을까요? 검찰독립의 호기라고 외치면서 대번 두 팔을 걷어붙였을 것입니다. 그런데 검찰은 오불관언입니다. 게다가 힘 좋은 삼성은 오리발만 내밀고 있습니다. 삼성의 핑계는 “탁 치니까 억하고 죽더라!”는 이십년 전의 그 슬픈 말을 떠올리게 해주었습니다.

 

지금 팔짱을 끼고 있는 검찰의 태도는 명백한 직무유기입니다. 증거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증거는 원래 수사기관이 찾는 겁니다. 백번을 양보해서 혐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의 국민적 의혹이라면 사실 규명을 위한 내사에라도 들어갔어야 마땅합니다. 하찮은 스캔들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검찰이 대한민국 최대의 의혹과 국민의 우려를 애써 무시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고발하면 착수하겠다는 구실을 댑니다만 사제는 그 누구도 고발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닙니다. 다만 이런 병폐를 갖고는 대한민국에 내일이 없다고 고통스럽게 호소할 뿐입니다.

 

왜 이 문제가 중요한지, 쉽고 명확하게 풀어서 설명해줘야 할 언론이 자꾸 2차 폭로, 3차 폭로 하니까 사제들의 마음은 괴롭고 답답합니다. 공론을 통해서 더불어 고민하자는 것인데 언론은 삼성비자금 보도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떡값명단이나 찾습니다. 이런 국가 대사를 마치 연예인 추문을 대하듯 합니다. 이런 태도가 어찌나 한심했는지 누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알 권리 충족과 권력 감시를 위해 정부의 취재 지원 개선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던 대한민국 언론의 사명감이 고작 이 수준인가?” 이 말은 바로 여러분의 한국기자협회의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삼성 비자금 사태의 진실 규명보다는 “김 변호사와 삼성 간 공방 수준으로 보도하면서 본질을 호도했다. 정치권력을 향해서는 막말까지 쏟아내며 비장한 비판자 행세를 해온 언론들이 재벌 삼성을 향해서는 입을 쏙 닫아버린 처사를 국민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비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말은 여러분의 언론노조의 탄식이었습니다.

 

1. 우리 사제들은 김 변호사가 털어놓은 고백의 진실을 확신합니다! 그러므로 진실이 드러날 때까지, 삼성이 인정하고 고백하고 용서를 구할 때까지, 검찰이 수사를 통해 명명백백하게 실체를 밝힐 때까지, 그래서 경제정의가 실현되고 경제민주주의의 토대가 마련될 때까지 사제의 소명을 걸고 오늘의 의로운 싸움을 거두지 않겠습니다.

 

2. 언론에선 자꾸 떡값명단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우선 용어부터 바로 잡아야겠습니다. ‘떡값’이 아닙니다. 뇌물입니다! 사리사욕을 얻기 위하여 남에게 몰래주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이 바로 뇌물입니다. 떡값이라고 부르면서 죄의식을 갖지 못하는 게 우리의 현실입니다.

 

3. 뇌물수수 명단에 대한 사제단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습니다. 핵심부터 다스려야 수술이 잘 됩니다. 리스트는 삼성이 저지른 부정과 비리의 부스러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공개는 마지막에 가서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언론도 당분간 언급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런데 진실규명이 지지부진하고 삼성이나 검찰 등의 국가기관이 제 본분을 다하지 않을 경우 그때 가서 국민 앞에 내놓겠습니다.

 

4. 검찰에 대해서도 걱정이 많습니다. 사실 현 검찰은 이 문제를 수사할 능력도, 의지도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뇌물을 받아먹은 당사자들이므로 자신의 허물을 스스로 수사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됩니다. 과거 공적자금 수사의 경우처럼 독립적인, 의지와 신념을 갖춘 진정한 수사팀이 꾸려져서 내외부의 통제에서 벗어난 독립적인 수사를 하게 된다면 천만다행이겠습니다.

 

5. 각계의 분발을 기대합니다. 대한민국은 지금 위기가 아니라 기회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삼성의 문제는 대한민국의 경제민주주의와 미래가 걸린 문제이니 국민께서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걱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씨 일가와 문제의 가신들이 그간의 비리와 부정을 깨끗이 고백하고 국민이 이해할 만큼의 자정을 실천한다면 삼성의 세계적 기술과 경영은 더욱 빛날 것입니다.

 

2007년 11월 5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1신 : 5일 오후 1시 40분] 제기동 성당 팽팽한 긴장감... 취재진 '북적'

 

5일 서울 제기동 성당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성당의 50주년 기념관 1층 시청각실에서 오후 2시부터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 김용철 변호사의 2차 양심고백이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청각실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100여명의 취재진이 모여들어 발디딜틈이 없을 정도다. 

 

김인국 신부를 비롯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제기동 소성당에서 낮 12시 50분부터 기자회견 준비를 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지난 10월 29일 1차 기자회견과 인터뷰를 통해 2차 기자회견에서 삼성 비자금 조성 과정과 일부 '떡값' 검사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제기동 성당에 전날 미리 도착해있던 김인국 신부는 오전 10시 반이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냈다. 김 신부는 "모든 것은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하겠다"며 "지금 해줄 말은 없다"고 취재를 사양했다. 또 김 변호사가 이날 기자회견에 직접 나와 기자들의 질의에 응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제단 측은 이날 철저히 보안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오전 9시 사제단의 거처는 문이 잠겨있었고, 김 신부의 전화는 전원이 지금까지도 꺼져 있다.

 

한편, 삼성은 이날 사제단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김 변호사의 폭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태그:#삼성 비자금, #양심고백, #삼성, #사제단,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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