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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철 변호사. <한겨레2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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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비자금 의혹 등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는 3일 "이건희 회장이 '지방특수부 검사들도 잘 관리하라'"면서 "'일본 대기업은 동경지검장의 애첩까지도 관리를 했다. (검사를) 관리하려면 그 정도는 해야 한다'는 말을 이 회장으로부터 직접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에서 돈을 받으면 탈이 나지 않는다, 삼성 장학생이 돼야 사회에서 인정받는다는 신화같은 믿음이 이제는 완전히 깨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삼성 구조조정본부(현 전략기획실) 법무팀장 출신인 그는 이날 오후 MBC에서 방송된 <뉴스후>와의 인터뷰에서, 차명계좌를 통한 삼성 비자금 조성과 검찰 등 사회지도층에 대한 로비실태 등에 대해 재차 폭로했다.

김 변호사는 특히 지난 2002년 삼성의 불법대선자금이 이건희 회장의 개인돈이 아닌 회사 비자금이라고 주장했다. 또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매각 사건을 지휘하면서, 해당 증인과 각종 증언들이 모두가 조작됐다고 폭로했다.

1차 기자회견 3일 전, 이학수 부회장으로부터 문자 메시지

우선 김 변호사는 비자금 폭로 이유에 대해, "삼성에서 그동안 좋은 대우를 받았고, 이런 이야기하는 것이 위선적일 수도 있다"면서 "이미 건강을 포함해 다 잃어버린 상태지만, 마지막으로 자식들로부터 애비에 대한 존경심만은 얻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은행과 증권사 등에 개설된 차명계좌 등에 대해 재차 설명하면서, "이것은 (삼성이 임직원을 통한 차명계좌 개설은) 삼성에서 근무한 임원들, 특히 전략기획실의 임원이라면 상식"이라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삼성에서 개인적인 거래라고 하는데, 그런 거래를 공개한다고 하니까 왜 이학수 부회장이나 김인주 사장이 집앞까지 와서 만나자고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기자회견 3일 전부터 이들로부터 '집 앞에 있다', '어제 댁에 갔었다' 는 문자메시지도 받았다"고 밝혔다.

검찰을 비롯해 국세청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에게는 매년 명절과 여름휴가를 전후로 해서 현금과 상품권 등 정기적인 뇌물을 줬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검찰 인사에게는 적게는 5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줬다"면서 "국세청은 이보다 단위가 더 컸으며, 언론에는 10만~30만원 정도로 적은 편이었다"고 주장했다.

"에버랜드 사건의 증인과 증언도 조작됐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29일 오전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인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비자금 조성에 관한 양심고백 내용을 발표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은 29일 오전 서울 제기동성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삼성그룹 법무팀장인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비자금 조성에 관한 양심고백 내용을 발표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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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와함께 지난 2002년 불법대선자금은 회사 비자금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04년 검찰은 370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이학수 삼성 부회장을 사법처리했다.

검찰은 당시 '이 자금은 회삿돈이 아니라 이건희 회장 개인돈'이라는 이 부회장의 진술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김 변호사의 주장은 이같은 검찰수사를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다.

이와함께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매각 사건에 대해서도, 그는 "당시 내가 회사 법무팀장이었다"면서 "애버랜드 사건의 증인이나 증언 모두가 조작됐다"고 폭로했다.

에버랜드 CB 사건은 이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로 그룹 경영권이 넘어가도록 하기 위해 삼성계열사들이 헐값으로 전환사채를 매각한 사건이다. 1심과 2심 법원은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김 변호사의 대선자금과 에버랜드 사건에 대한 증언이 사실일 경우, 검찰의 삼성그룹 불법대선자금 조성 경위와 경영권 편법 승계에 대해 전면적인 재수사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태그:#삼성 비자금, #김용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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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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