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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가을 햇살이 곱게 퍼지는 시월, 신명나는 풍물패소리는 내가 살던 고향마을을 떠올리게 한다. 10월 24일(수) 오전 10시 서대전 네거리에 있는 시민공원에서는 ‘대전·충남 마을어린이도서관 자원활동가축제’가 있었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에도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말해주듯 어린이는 부모뿐 아니라 마을사람들과 마을환경의 영향을 받고 자란다. 대전에는 주민의 힘으로 만들고 함께 꾸려가는 어린이도서관이 여섯 군데 있다. 어린이도서관은 아이들이 편하게 책과 놀면서 스스로 자라는 곳이다. 그리고 그곳에 참여한 어른들에게도 자연스레 변화하고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런 어린이도서관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서 아이들과 엄마들, 아빠들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가족이 되도록 힘써 일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러 동네에서 모인 ‘반디’들이다. 반디는 지난 5월, 반딧불터사업단이 생기면서 교육을 받고 마을에서 어린이도서관추진모임으로 주민들과 꾸준히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이들이다.
 
이미 만들어진 어린이도서관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재주와 시간 나눔들이 필요하다. 마을에서 꼭 필요하지만 아직 어린이도서관을 만들지 못한 동네는 대전의 갈마동, 내동, 노은동, 송강동, 어은동 비래동, 도마동, 월평동, 추동, 홍도동 등이다. 이곳에서는 지금 추진회가 결성되어 있고, 충남 조치원과 논산에서도 도서관추진모임을 하고 있다.
 

공원 길놀이가 한바탕 분위기를 띄우고 나자, 장소를 옮겨 기독교 연합봉사회관 2층 대강당에서 ‘자원활동가 축제 선포식’이 시작되었다. 강영희(알짬어린이도서관장)씨의 사회로 진행된 축제 시작에는 어른들의 욕심으로 전쟁과 기아에 고통 받는 어린이들의 모습이 영상으로 비치고 이어서 김제선(반딧불터사업단장)씨의 인사말이 있었다.
 
그는 ‘동네를 잘 아는 엄마들이 어린이도서관을 만들었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강당의 빈자리는 행사가 무르익어지며 모두 채워지고 그래서 자원활동가들의 축제마당이 축복으로 넘쳐나길 바란다’고 했다.
 
'군인아저씨들처럼 똑바로 앉아서 책 읽는 거 너무 힘들어요. 편하게 책을 볼 수 있게 해 주세요. 재밌는 책 보면서 웃음을 참는 것도 너무 힘들어요. 우리와 통하는 사서선생님이 많으면 더 많이 도서관에 갈거에요. 우리들이 재밌게 놀 수 있는 도서관이 동네마다 하나씩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린이들의 권리선언문 중에서)
 
내빈소개와 축사가 이어지고 축제의 취지와 어린이들의 ‘도서관어린이 권리선언문 낭독’이 있었다. 이선아, 이송, 전선이 반디의 노래와 조혜정 반디의 ‘자원활동가 다짐’ 그리고 모두 함께 터뜨려보는 ‘박터뜨리기’는 박이 벌어지면서 함성이 웃음으로 번져나갔다. 

자원활동가의 축제는 각 마을추진위원회의 주최로 열렸다. 참여기관과 단체는 다음과 같다.
 
계룡문고, 내일신문, 대전광역시, 대전경실련,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YMCA, 대전 충남 생명의 숲, 대전 참여자치 시민연대, 대전 외국인노동자 종합지원센터, 대전충남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 대전 충남 민언련, 대전충남녹색연합, 대전 의제21추진협의회, (사)대전여민회, (사)대전실업극복시민연대, 중도일보, 정림 종합사회복지관, 중리종합사회복지관, 하나은행충청지역본부, 한국문화원연합회대전시지회, 희망의책 대전본부, 반딧불터 사업단, 도서관협의회, 교차로, 대전MBC, 어린이도서관마을 만들기 마을모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 대전시민 아카데미, 기타어린이도서관. 마을어린이도서관(해뜰, 알짬, 또바기, 모퉁이, 짜장, 짝꿍), 각 마을추진위횐회.
 
자원활동가 축제는 다음달 16일까지 계속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자원활동가, #선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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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가면을 줘보게, 그럼 진실을 말하게 될 테니까. 오스카와일드<거짓의 쇠락>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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