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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22일 오후 6시 5분]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후보가 2001년 BBK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도 BBK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면서 미국계 유령회사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돈세탁까지 했다는 의혹이 22일 새롭게 제기됐다.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세청 국감에서 "이 후보는 BBK 주식을 한 주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는데, 이 후보는 MAF(Millennium Arbitrage Fund)의 지배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BBK 주식을 보유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MAF는 이 후보의 동업자였던 김경준씨가 국내투자자들의 자금을 운용하기 위해 만든 역외펀드로서 김씨가 운영하던 BBK가 MAF를 좌지우지하는 위치에 있었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의원은 "이 후보의 소송대리인 김백준씨가 미국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보면, LK이뱅크의 자금 1250만 달러(약 150억원)가 MAF로 흘러들어갔음을 알 수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MAF 자금은 미국의 유령회사 A.M.파파스로 흘러들어갔고, A.M.파파스가 2001년 6월 150억원중 100억원을 LK이뱅크에 다시 주었다는 주장이다. 이는 LK이뱅크가 A.M.파파스에 67만여 주를 넘기고 100억원의 매각대금을 받았다는 그 동안의 통설을 뒤집는 것으로, 실제로는 LK이뱅크의 소유주였던 이 후보가 해외 순환출자를 통해 자신의 돈을 '세탁'했다는 의혹을 낳게 한다.


LK이뱅크는 2000년 2월에 설립된 후 수백억 원의 투자금을 운용할 능력이 의심되는 회사였는데, 이런 업체의 주가가 이듬해에 액면가의 3배(1만5000원)로 책정돼 이 후보와 김경준씨에게 다시 흘러들어온 과정이 석연치 않은 게 사실이다. LK이뱅크와 A.M.파파스 사이에 있었던 주식 거래가 LK이뱅크가 MAF를 통해 해외로 보낸 자금을 국내에 들여오기 위한 방편이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자본금 65억원에 불과한 LK이뱅크가 이보다 훨씬 많은 150억원의 자금을 마련한 과정도 의문투성이다. 

 

박 의원은 "각종 탈세의 흔적이 드러난 MAF에 대한 국세청의 조사가 필요하다"며 국세청의 입장을 물었다.

 

그러나 전군표 국세청장은 "관련법에 따라 개별 납세자에 대한 과세정보는 알려줄 수 없다", "자료를 입수해서 분석해보겠다"는 원론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한편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MAF펀드는 BBK가 운영하는 펀드였고, 김경준은 BBK를 단독으로 소유·경영했음이 검찰과 금감원 조사에서 드러났다"며 "박 의원이 국정감사의 방패 속에 숨어 허위 주장을 했다"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박 의원은 MAF의 자금 입출금 내역을 어떻게 입수했는지 밝혀야 한다. 김경준 측의 협조없이 과연 이런 자료를 구할 수 있겠는가?"라며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제2의 김대업을 만들기 위한 불순한 정치공작 기도라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이 후보는 MAF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으므로 MAF에 대한 세무조사를 거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태그:#박영선,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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