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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 <네이버> 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점검하고 잘잘못을 따지는 '네이버 뉴스 이용자위원회' 대표가 정치 공정성 시비에 휘말려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월부터 네이버 뉴스 이용자위원회 대표를 맡아온 김원용 교수(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는 12일 이용자위원회 전문위원과 대표직을 사임했다. 김 교수는 최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참여할 것이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네이버>는 지난 1월 "네이버 뉴스는 하루 수백만 명에게 실시간으로 기사를 제공하면서 사회적 책임도 커졌다"며 "수많은 이용자를 대표해서 네이버 뉴스 운영진의 잘잘못을 따지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로 이용자위원회를 발족시켰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 뉴스의 정치적 공정성 논란이 네티즌들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되면서 이용자위원회도 도마 위에 올랐다.

 

"언론보도는 사실과 다르지만 논란 일어 사임"

 

김 교수는 16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이명박 대선 캠프에서 활동한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사실 여부를 떠나 논란이 일었기 때문에 계속 네이버 이용자위원회에서 활동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대표와 전문위원 자리를 사임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나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와도 친한 사람이고, 이명박 후보와는 95년부터 친분을 쌓아왔다"며 "이 후보와는 가끔 전화 통화를 하며 대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뿐이지, 캠프에 직접 참여한 적도 만난 적도 없다"고 밝혔다.

 

또 김 교수는 "내가 이용자위원회에 참여한 것도 제자들 취업에 작은 보탬이 되고 싶어서였다"며 "지난 1월부터 활동하면서 정치적으로 문제가 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말과 달리 그동안 김 교수는 이명박 후보와 깊이 관련 있는 인물로 언론에 보도됐다. 특히 지난 9월 19일 <위클리 조선>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김 교수는 이 후보의 선거 전략을 짜온 핵심 참모로 나온다. 

 

"이명박 캠프에서 선거 전략을 짜온 참모들은 무엇보다 '이명박식 정치'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유권자층의 변화'를 강조한다. 이명박 경선 캠프에 참여해온 김원용 이화여대 교수(언론학)는 '과거 한나라당을 지지하던 전통적인 유권자층이 저소득층·고령층·불교신자라는 특징이 있었다면, 지금 이 후보를 지지하는 층은 정치적 세련도가 높은 신중산층'이라며 '이들은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해 투표하고 정책을 바잉(buying)할 줄 하는 유권자'라고 말했다." - 9월 19일자 <위클리 조선>

 

이뿐만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지난 9월 4일 "(이명박 후보의) 선거 전략과 메시지·정책 개발, 후보의 동선 등을 결정하는 회의는 속칭 '4시회의'로 불린다"며 "(이 회의의) 주요 참석자는 임태희 후보비서실장, 정두언·박형준·주호영 의원, 강만수 전 재경부 차관, 김원용 이화여대 교수, 이동관·신재민 특보 등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연합뉴스>는 지난 10일 "선대위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전략홍보조정회의에는 선대본부장, 전략기획단장, 미디어홍보단장, 비서실장, 대변인, 종합상황실장, 총괄팀장이 참여하며, 외부인사로는 김원용(이화여대) 김도종(명지대) 정옥임(선문대) 교수가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런 언론 보도에 대해 김 교수는 "전혀 사실과 다른 내용"이라며 "그동안 정정보도 등을 요청하지 않은 것은 그런 보도로 내 명예가 심하게 훼손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네이버 "사퇴 전날에야 정치적 논란 알았다"

 

이와 관련 <네이버>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김 교수의 정치적 논란은 사퇴 전날인 11일에 알게 됐다"며 "그 이전에 김 교수가 어떤 활동을 했는지, 언론에서 어떻게 보도됐는지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김 교수의 자세한 활동을 내용과, 언론 보도를 사전에 알았다면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며 "이번에는 김 교수가 자진해서 사퇴를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어쨌든 이번 사태는 포털사이트의 힘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네이버>에 적지 않은 상처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네이버 뉴스 이용자위원으로 김신명숙 SBS FM 'SBS 전망대' 진행자, 문건영·송호창 변호사, 김중태 IT칼럼니스트 등 16명이 활동하고 있다. 또 자문위원으로는 손석희 성신여대 문화정보학과 교수, 박원순 변호사등 10명이 활동하고 있다.


태그:#김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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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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