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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이 호황인 속에 노동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지난 13일 하청업체 노동자가 추락사했으며, 하루 전날 오후에도 같은 회사에서 어지럼증을 보이며 쓰러진 하청업체 노동자가 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사망했다. 현대삼호조선에서도 지난 12일 5주째 야간작업을 하던 노동자가 협착질식사했다.

 

대우조선노동조합은 “12일과 13일에 연이어 2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서 “생산관리와 안전관리에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최악의 상황이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하청업체 ㄷ기업 소속 정아무개(60)씨는 지난 12일 오후 5시경 어지럼증을 호소한 뒤 일하다가 쓰러졌다. 노조 측은 “정씨는 20년 넘게 도장일을 하던 비정규직으로 과로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날 오전 11시경 대우조선 하청업체 ㅎENG 소속 김아무개(37)씨가 23m 높이에서 안전장치 없이 발판작업을 하다 추락사 했다. 노조 측은 “고인은 이 업체에 입사한 지 1년밖에 안됐다”면서 “2005년에도 비슷한 사망사고가 발생했는데, 똑같은 조건에서 반복해서 일어난 사고로 관리감독 부실이 명백히 드러난 중대재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 사측은 정씨 사망에 대해 과로사가 아닌 지병에 의한 사망으로 보고 있다. 김씨 사망에 대해 사측은 “현장에서 발생한 낙하사고로 인한 것으로, 작업자가 안전벨트와 안전모 등의 장비를 하지 않아 안전수칙 부족에 의한 차원도 있었다”고 밝혔다.

 

대우조선노조는 13일 추락사고 즉시 2도크 서편 전체에 대한 작업중지권을 발동했다. 대우조선 노-사는 15일 오전 전 생산·지원 현장작업자에 대한 특별안전교육과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재발방지안전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김성철 대우조선노조 편집국장은 “지난 해 산재사고를 포함해 노동자 7명이나 사망했다. 이전보다 늘어난 수치다. 생산량은 전체적으로 늘어나고 조선업이 호황이다 보니 신규인력이 들어오더라도 안전교육이 부족하다. 업체 내부적으로 작업 순서나 공정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측면이 있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조선 사측 관계자는 “올해 7명이 사망했다지만 2명은 사고성 산재이고, 1명은 교통사고이며, 나머지 4명은 개인질병에 의한 사망이다. 다른 사업장에 비해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선업이 호황이라 낮은 단가의 수주는 없고, 신규 인력은 끊임없이 투입되고 있으며 안전교육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주화는 다른 기업체도 마찬가지다. 근본적으로 근로자 스스로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한 의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아차 하면 사고가 나는데, 그렇게 되면 개인뿐만 아니라 회사와 가족들도 힘들어 진다. 근로자 스스로 안전 의식을 높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국금속노동조합에 따르면, 현대삼호조선에서도 지난 12일 임아무개(35)씨가 사망했다. 노조 측은 “임씨는 이날 오전 4시35분경 작업 도중 대형 문과 벽 사이에 협착 질식사했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이번 사고의 경우에는 고인이 5주째 연속 야간작업을 했고, 가장 정신이 몽롱한 새벽녘에 일을 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조선 사업장에서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지부·지회 차원에서 사고원인 조사와 함께 대책을 수립하도록 했다.


태그:#산재사고, #대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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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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