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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과 뉴욕에 건설중인 풍력발전빌딩. 왼쪽부터 런던의 스트라타와 막스 바필드의 주상복합 아파트, 뉴욕 그라운드 제로의 프리덤 타워
 런던과 뉴욕에 건설중인 풍력발전빌딩. 왼쪽부터 런던의 스트라타와 막스 바필드의 주상복합 아파트, 뉴욕 그라운드 제로의 프리덤 타워
ⓒ Max Barfield-Str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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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 빌딩의 옥상은 최근 정원등 도심의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이 빌딩 옥상을 친환경 발전공간으로 활용한다면 어떨까?

고층 빌딩 신축이 활발한 뉴욕과 런던의 최신 유행은 바로 옥상의 풍력발전기다. 무너진 쌍둥이 빌딩을 대체해 그라운드 제로에 신축중인 '프리덤 타워'가 대표적인 사례.

프리덤타워는 상층부 조형물까지 포함할 경우 쌍둥이 빌딩보다도 오히려 더 높은데 빌딩 상층부에 풍력발전기 수 십기가 설치된다. 풍력발전으로 빌딩에 필요한 전력의 20%를 자급하지만 무엇보다 세계에서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뉴욕 한 복판에  환경친화형 건물을 지어 환경의식을 고취하는 것이 더 큰 목적이다.

런던 역시 풍력발전을 도입한 다양한 환경친화형 빌딩의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스트라타'가 가장 돋보인다. 스트라타의 옥상에는 3개의 대형 풍력발전기가 장착돼 건물에 필요한 전력의 일부를 자급한다. 다만 대형 바람개비가 회전할 때 발생하는 소음이 고층부 주민들에게 거슬린다는 것이 단점이다.

도심의 고층건물 벽을 타고 오르는 강력한 상승기류를 활용한 풍력발전도 있다. 런던의 설계사무소 막스 바필드가 제안한 고층아파트 '스카이 하우스'가 바로 그것이다.

영국의 '조용한혁명'이 개발한 저소음 수직형 풍력발전기 QR5
 영국의 '조용한혁명'이 개발한 저소음 수직형 풍력발전기 QR5
ⓒ 조용한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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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3개 동은 단지 중심부로 바람을 끌어들이도록 전략적으로 배치됐다. 건물 사이를 타고 오르는 상승기류로 꽈배기 모양의 대형 수직 풍력발전기를 돌리고, 이 전력으로 아파트단지의 공동 전력수요를 충당해 관리비를 절감한다는 것이 막스 바필드의 계획이다.
 
도심의 풍력발전은 교외의 대규모 풍력발전단지와 달리 초대형 바람개비를 설치할 수 없는 만큼 협소한 빌딩 공간에 맞게 설계된 독특한 풍력발전기를 채택한다. 영국의 풍력발전회사 '조용한 혁명'이 개발한 수직형 풍력발전기 'QR5'가 대표적인 사례.

QR5는 보통의 바람개비 대신 수직의 원통형 날개를 채택해 좁은 공간에도 풍력발전기를 설치할 수 있다. 또 회전 소음 역시 대폭 줄여 발전기 옆에 거주해야 할 주민들의 불만 소지 역시 최소화 한 것이 특징이다.

도심 옥상의 풍력발전 트렌드는 크게 보면 '마이크로 제네레이션(분산형 소규모 발전)'의 철학과도 통한다. 교외의 초대형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송전탑으로 도심까지 끌어들이는 대신, 필요한 장소에서 손수 전력을 생산해 자급한다는 것. 이를 통해 최고 33%에 달하는 송전손실을 없애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둘 수 있다.

한국의 건물주들도 옥상의 풍력발전기 유행에 동참할까? 한국전력은 전력수요자가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를 직접 생산할 경우 한전생산원가의 최고 10배 수준까지 값을 쳐 되산다. 이럼에도 아직 자가 풍력발전의 원가경쟁력은 한전에 미치지 못한다.

그것은 한국의 전기요금이 너무 싸기 때문이다. 한국의 전기요금은 이웃나라인 일본에 비해 75% 수준에 불과하다. 또 송전손실 역시 4.5%로 낮은 수준이어서 마이크로 제네레이션을 통해 얻는 송전효율 개선효과 역시 그리 크지 않은 편.

하지만 프리덤타워의 사례에서 보듯 도심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초고층 빌딩의 옥상에 세워진 풍력발전기는 그 자체만으로 매우 강렬한 환경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 이런 홍보와 대국민 설득 효과만으로 도심 옥상의 풍력발전은 충분히 추진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서울과 주요 대도시에 무려 160층이 넘는 초고층 빌딩의 건설계획이 우후죽순 발표되고 있는 지금 자기 빌딩에 환경메시지까지 담아낼 줄 아는 건물주들의 넉넉한 안목이 아쉽다.


태그:#풍력발전, #초고층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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