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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앞두고 각 포털 사이트의 뉴스편집 경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 진성호 사이버팀장(전 조선일보 기자)이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네이버'는 공정하지만 '다음'은 주시하고 있으며 방송은…."

 

그러나 오늘(9일) 대선미디어연대가 발표한 '포털사이트 모니터링 보고서'를 보면 진 팀장이 말한 '공정'은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라는 걸 알 수 있다.

 

"'네이버'는 이명박 대선후보를 옹호하고 있다"는 것이 대선미디어연대 보고서의 핵심 내용이기 때문이다.

 

대선미디어연대는 지난 10월 1일부터 5일까지 주요 포털 사이트 대선 보도를 점검했다. "편파 보도가 극심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유력 대선 주자에 대한 옹호성 기사가 주류를 이루는 반면 비판적인 기사는 거의 찾아보기가 어려웠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보도 대상에 대한 비판성을 배제한 소극적인 보도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눈초리를 받고 있다.

 

모니터링 결과 '네이버'는 특히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기사에 신경을 많이 썼다. 이 후보에 대한 기사 63건 가운데 40%를 옹호성 기사로 내보낸 반면 12.7%만이 이 후보에 대한 비판적인 기사로 노출돼 이 후보에 우호적인 편집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디어연대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들며 '포털사이트의 횡포'라고까지 비판했다.

 

"'네이버'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의 부시 미 대통령 면담 무산 사실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서 '李-부시 면담계획' 재확인'(<문화일보", 10월 2일 14:02)>등의 기사를 내보내면서 독자들의 시각을 혼란스럽게 했다. '다음'은 10월 1일 면담 소동과 관련한 기사를 전달하지 않았다. '네이버'가 1일, 이와 관련해 11건의 기사를 한나라당 관련 뉴스 페이지 전면에 노출시킨 것과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적으로 논의가 뜨거운 주요 의제를 무시하는 포털사이트의 횡포라고 비판받지 않을 수 없다."

 

<네이버>, 이명박 후보에 우호적인 편집경향... 미디어연대 "횡포"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와 문국현 대선 예비후보에 대한 홀대도 두드러졌다는 것이 대선미디어연대의 판단이다.

 

지난 1주일 동안 권 후보 관련 보도는 '다음'에서 단 8건만 다뤘다. 통합신당의 보도 수 81건에 비하면 1/10수준이다.

 

또한 시간을 다투는 대선 국면에서 '네이버' 민주노동당 뉴스 페이지는 3일 동안 아예 업데이트가 되지 않았으며 9월 26일 이후 업데이트된 기사는 9건에 불과했다. "권영길 후보에 대한 전체 뉴스 보도가 아무리 못해도 하루에 2건이 안된다는 것은 상식 밖"이라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대선미디어연대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옹호성 보도에 대한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지 묻고 싶다"면서 포털의 공정한 뉴스 편집을 촉구했다.

 

"포털이 정책 및 후보자 자질 검증 등 유력 대선 후보자들에 대한 냉정한 검증을 외면한 채 마치 대선 캠프 홍보실인 양 옹호성 기사 위주로 대선 보도를 계속해서는 안 된다… 정권 획득 가능성이 높은 후보자만을 중심으로 한 친권력적 보도를 시정하지 않는다면 포털은 유권자와 누리꾼들로부터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

 

그동안 포털사이트는 '미디어비평'의 사각지대였다. 언론으로서의 위상을 놓고도 설왕설래 수많은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대선미디어연대가 본격적으로 포털의 '공정성'을 주시하고 나섬에 따라 포털의 보도 편집 역시 올 대선 관전포인트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졌다.

 

<네이버> "포털 속성 감안하지 않은 모니터링"
 

위 기사에 대해 <네이버>측은 아래와 같은 입장을 밝혀왔다.


"네이버 뉴스는 의도를 갖고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기사를 배치하지 않으며, 언론사들이 중요하게 다룬 이슈를 중심으로 대선 뉴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신문이나 방송사 등의 언론사들이 특정 정당이나 특정 이슈에 대해 많은 기사를 생산하면 이를 반영하는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더불어 네이버 뉴스는 언론사들이 생산한 대선 뉴스의 정파성에서 벗어나고 군소정당이나 후보들도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균등하게 노출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대선 D-100일인 지난 9월 10일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24시간 365일 실시간으로 운영되는 네이버 뉴스의 특성상 정당별 경선 개최 여부, 경선 일정의 차이, 후보자에 대한 네거티브 기사 등 이슈의 발생 시점에 따라 페이지 내부의 기사 내용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특성들이 간과된 채 닷새 동안 하루에 2차례 기계적·정량적으로 모니터링 한 결과를  주관적인 기준으로 평가해서 네이버 뉴스가 특정후보에 편향돼 있다고 단정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네이버 뉴스는 대선이 끝나는 날까지 균형적인 서비스 운영을 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태그:#대선미디어연대, #네이버, #이명박, #다음, #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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