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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물결 들녘에서 풍년가를 부르는 허수아비들
▲ 풍년가 황금물결 들녘에서 풍년가를 부르는 허수아비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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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허수아비가 다 모였네!

순천만에 전국(?)의 허수아비가 다 모였다. 새떼들로부터 농작물의 피해를 막기 위하여 설치해놓은 허수아비가 아니다. 순천 별량면 상림사거리 ‘허수아비 체험 길’에 해학적인 갖가지 표정의 허수아비들이 한데 어울려 가을 풍년가를 부르고 있다.

농촌을 지키겠다는 허수아비 아저씨, 예쁜 색동옷 입고 소공원에 모여 손잡고 강강수월래를 부르는 허수아비 아가씨들, 곰 인형을 껴안은 허수아비, 길손에게 양팔을 벌려 반기는 허수아비 가족, 허수아비 부부, 밀짚모자 허수아비 아저씨, 광주리를 인 허수아비 아줌마, 별별 복장과 표정의 허수아비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60년대 정장차림의 촌스러운 허수아비, 합죽이 허수아비, 핸드백을 든 허수아비 아줌마, 허수아비 마네킹까지 등장했다. 이들 허수아비의 모습에서 잊혀가는 고향의 옛 정취와 향수가 되살아난다. 가슴에 묻어 두었던 추억의 불씨를 지피는 허수아비들의 모습이 익살스럽고 정겹다. 

길손에게 양팔을 벌려 반기는 허수아비 가족
▲ 허수아비 가족 길손에게 양팔을 벌려 반기는 허수아비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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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을 지키겠다는 허수아비 아저씨
▲ 허수아비 아저씨 농촌을 지키겠다는 허수아비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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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동옷 입은 허수아비 아가씨
▲ 허수아비 아가씨 색동옷 입은 허수아비 아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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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짚모자 허수아비 아저씨
▲ 밀짚모자 밀짚모자 허수아비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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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리를 인 허수아비 아줌마
▲ 허수아비 아줌마 광주리를 인 허수아비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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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대 정장차림의 촌스러운 허수아비
▲ 촌스러운 허수아비 60년대 정장차림의 촌스러운 허수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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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가 부르는 풍년가

들녘엔 황금물결 넘실대고, 길가엔 코스모스가 하늘거린다. 코스모스 길에 허수아비가 줄지어 서있다. 벌판 한가운데에서 허수아비가 풍년가를 부른다. 오색 줄을 잡고 원을 그리며 돌고 있다. 고깔모를 쓰고 농악놀이를 하는 허수아비 패거리도 보인다. 순천만 들녘에서 아슬아슬 줄을 타는 허수아비의 얼굴에 붉은 노을이 진다.

해마다 순천 별량에선 허수아비 들녘축제가 열리곤 했는데, 안타깝게도 올해는 태풍 피해로 인해 허수아비 체험행사로 대체했다고 한다.

멀리 산 너머로 해가 진다.
▲ 노을 멀리 산 너머로 해가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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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 들녘에서 아슬아슬 줄을 타는 허수아비의 얼굴에 붉은 노을이 진다.
▲ 줄 타는 허수아비 순천만 들녘에서 아슬아슬 줄을 타는 허수아비의 얼굴에 붉은 노을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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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막에 허수아비 셋이 모여 장기를 둔다.
▲ 장기 두는 허수아비 원두막에 허수아비 셋이 모여 장기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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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아비가 말 타고 장가를 간다. 가마에 탄 허수아비 새색시는 수줍은 듯 고개 숙이고 있다.
▲ 장가가는 허수아비 허수아비가 말 타고 장가를 간다. 가마에 탄 허수아비 새색시는 수줍은 듯 고개 숙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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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두막에 허수아비 셋이 모여 장기를 둔다. 길 가던 아저씨가 “훈수나 둘까?”하며 가까이 다가간다. 원두막 지붕에는 조롱박이 익어가고, 처마엔 조롱박 하나 대롱대롱 가을들판에 매달려있다. 허수아비가 말 타고 장가를 간다. 가마에 탄 허수아비 새색시는 수줍은 듯 고개 숙이고 있다.

허수아비의 유래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계모한테 쫓겨난 허수는 남의 집에서 머슴살이를 했다고 한다. 아들 허수를 찾아다니던 허수 아버지는 어느 날 거지꼴이 되어 아들 앞에 나타나 아들이 새를 쫒는 논둑에서 쓰러져 죽었다. 그런데 새들이 허수의 아버지를 보고 논으로 날아들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후로 사람들은 새를 쫓기 위해 허수 아버지의 모습을 만들어 논에 세웠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옛날 허수아비는 밀짚모자를 눌러 쓴 농부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그 모습도 많이 변했다. 농부들이 입던 한복이나 남루한 거지 차림의 허수아비에서 최근에는 허수아비 마네킹은 물론 양복 입은 허수아비까지 등장했다.

허수아비 아가씨가 순천만 갈대쌀을 홍보하고 있다.
▲ 아가씨 허수아비 아가씨가 순천만 갈대쌀을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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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허수아비에게 붙잡힌 참새는 몇 마리나 될까? 알곡이 익어가는 들판을 허수아비가 지금껏 지켜주고 있지만, 아직 허수아비에게 붙잡힌 참새는 한마리도 없다.

어떤 이는 허수아비가 땡볕에 하루 종일 서 있는 이유가 아들 허수 때문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자식 허수의 학비를 벌기 위해서 햇볕이 아무리 뜨겁고 힘들어도 서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고생하는 농부들의 마음을 담고 있는 듯 해 씁쓸하다.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길]

순천 - 보성 방향 - 별량면 - 상림 사거리 좌회전 - 허수아비 체험 길 - 화포



태그:#허수아비, #풍년가, #참새, #밀짚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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