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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일 오전 9시 45분]

 

"아무쪼록 좋은 소식 갖고 돌아오세요"

 

"노 대통령이 돌아오는 길에도 미소를 지으며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2일 오전 8시 30분께 통일대교(파주시 문산읍 마정리)에 서있던 이미경(40)씨는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씨는 이날 오전 방북길에 오른 노무현 대통령 일행을 환송하기 위해 강원도 강릉에서 출발했다. 이씨는 한 손에 풍선을 든 채 노 대통령의 맞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노 대통령과 부인 권양숙 여사 등 일행이 탄 10여대의 자동차 행렬은 이날 오전 8일 40분께 통일대교에 도착했다.

 

방북 일행의 모습이 보이자, 자동차 행렬의 오른편에 서있던 민주평화통일자문위원회 소속 회원 600여명은 손에 든 태극기와 풍선을 흔들며 열렬히 환영했다.

 

노 대통령 부부는 검은색 전용차에서 내려 시민들과 악수를 나누고,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그 뒤 노 대통령은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관계자의 소개로 통일대교 양쪽에 빼곡히 달려있던 리본들을 찬찬히 읽었다. 바람에 휘날리던 리본에는 "분단된 조국을 하나로 이어주는 기회가 되기를 빕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오라 서울로, 가자 평양으로" 등 2만여명의 시민들이 직접 적은 통일의 염원이 적혀 있었다.

 

노 대통령 일행은 오전 8시 47분께 다시 차에 올랐고, 노 대통령은 자동차 창문을 연 채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군사분계선으로 향했다.

 

노 대통령의 차가 멀어지자 환송 인파들은 대화를 나누며 쉽게 자리를 뜨지 못했다. 권운영(46·강원도 강릉)씨는 "아무쪼록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좋은 성과를 내시길 기원한다"며 이번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경기도 파주시 장단면 남쪽 출입사무소를 검문 없이 통과한 뒤 군사분계선 30m 전방에서 전용차에서 내려 권 여사와 공식 수행원 13명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걸어서 넘었다.

 

"남북경협 잘 협의하고 돌아오세요"

300여 시민들, 노 대통령 환송하기 위해 광화문 거리로

 

300여명의 환영 인파가 한 손에는 한반도기, 한 손에는 '축! 남북정상회담'이라고 쓰인 풍선을 흔들고 환호성을 질렀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등 시민단체 관계자와 시민 300여 명은 2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 나왔다. 2007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으로 향하는 노무현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서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7시 55분께 청와대를 빠져나와 8시가 넘어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차 안에서 환영 인파에 답례하기 위해 유리를 열고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노 대통령이 활짝 웃는 얼굴을 직접 드러내자 시민들은 박수와 함께 더 큰 환호성을 질렀다.

 

노 대통령은 곧 경호 차량의 호위를 받으며 광화문 세종로를 빠져나갔다. 그러나 시민들은 노 대통령의 모습이 사라진 뒤에도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광화문 인근에서 삼삼오오 모여 대화를 나눴다.

 

서명수씨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이어 노 대통령이 또 한번 북한을 향하니 매우 감격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씨는 "남북경제협력과 북한 핵폐기 문제에서 큰 성과를 냈으면 한다"면서 "특히 남북경협은 민족의 미래가 걸려있어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서씨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냉전에 잔재를 완전히 털기를 바란다"면서 "평화체제를 넘어 통일방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아무개씨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상회담은 대선정략'이라는 비판에 대해 "남북-민족 문제에 '정략'은 개입할 여지가 없다"면서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정략'이라고 비판하는 세력 자체가 정략적"이라고 말했다. 

 

 

[1신 : 2일 오전 8시 35분]

 

저 눈앞이 고향인데... "통일 되면 고향에 가서 죽어야지"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기다리는 사람들과 취재진으로 북적이고 있다. 환영 인파들은 이른 오전부터 나와 노 대통령 일행을 기다리고 있으며 남북정상회담을 환영하는 풍물패 공연도 계속되고 있다.

 

통일대교 양편에 설치된 철조망에는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색색의 리본들이 촘촘히 달려있다. 앞으로 1시간 여 후면 남한 대통령이 처음으로, 그것도 걸어서 군사분계선을 넘는 역사적 순간을 맞이한다.

 

파주시 통일촌 주민 30여 명은 2일 이른 아침부터 통일대교 앞에 모여 있었다. 출입증이 있어야만 다리를 건너 집에 오갈 수 있는 이들. 아직도 밤 12시부터 새벽 5시까지 통행금지가 있는 곳. 지난 35년 넘게 대북 선전방송을 들어야 했던 곳. 통일촌 주민들에게 남북 평화 통일은 절실한 문제다.

 

황해도가 고향인 경선봉(73) 할머니는 "아무래도 죽기 전에 고향을 가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대통령이 가셔서 남북의 사람들이 서로 왕래할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좋겠어. 그래서 통일이 되면 고향에 가서 죽어야지."

 

통일촌 보건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금남(34)씨도 "바로 보이는 고향을 두고 못 가시는 분들이 많으시다"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다 돌아가시기 전에 어서 빨리 길이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정환(59)씨는 "우리나라 온 국민의 소원이 평화 통일 아니겠냐"며 "이번에 대통령이 북에 가서 남북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길을 활짝 열었으면 좋겠다"며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를 출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통일대교 위에 모인 시민들과 취재진이 분주해졌다.


태그:#남북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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