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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면접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는 한국리서치(대표 노익상)가 맡았다. 표본은 성·연령·지역별 인구 비례에 따라 무작위로 선정했고 최대 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4%포인트, 응답률은 14.3%다."


이는 지난 20일에 대선 3개월을 앞두고 SBS-<중앙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하여 실시한 여론조사의 기본적인 조사배경이다.

 

SBS가 방송한 내용을 보면 각각의 대선후보의 지지율이나 선호도는 별개로 친다고 하더라도 여론조사의 표본추출과 응답률의 경우에 문제가 많아 보인다. 대부분의 여론조사가 선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여론조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앞선 각종 선거에서 지켜봤듯이 선거 때마다 '여론 조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생각 때문인지 선거에 여론조사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치러진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는 믿기 어려운 일이 발생하였다. 정당정치의 기본을 완전히 무시한 경선 룰 때문에 당원들의 지지도에서 앞선 박근혜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뒤져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는 결과가 나왔다. 실질적인 정당정치가 사라지고 미디어 정치와 이미지 정치가 판을 치게 되었다.

 

여론조사, 여러 가지 부작용 나타날 수 있어


박근혜 후보는 모두 13만893명이 참여한 선거인단 투표에서 432표차로 이명박 후보를 누르고도, 54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뒤지는 바람에 패하고 말았다. 경선 룰에 따라 응답자 한 명을 6표꼴로 반영한 결과, 박 후보는 이 후보에게 2884표(환산치)를 뒤지는 것으로 나왔다. 최종 결과는 이 후보의 2452표 차 승리. 경선 직후 이명박 후보의 승리는 여론조사의 승리라는 말이 불거져 나왔다.(<한겨레 21>)


이에 대해 박명림 연세대 정치학 교수는 이것에 대해 <한겨레> 신문 칼럼을 통해 "무엇보다 여야 공히 1인 1표라는, 표의 등가성을 통한 평등선거라는 근대 민주주의의 최소 원리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며 "동일 선거에서 당내 표와 여론조사 대상 표의 완전한 등가성 파괴(사실상의 역차별)처럼 이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것도 없다"라고 주장하면서 민주주의의 원칙과 이론에 위배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여론조사는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이루는 수단으로 여론조사를 이용해 결과적으로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후보를 물리친 바가 있다. 그때 이후로 각종 선거에서 여론조사의 활용은 보편화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가 선거에 활용되는 것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나타낼 수도 있다. 우선 여론조사는 거의 대부분이 전화로 실시된다. 본인에 대한 확인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응답자 자신의 진심을 왜곡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여론을 왜곡시키기 위해 얼마든지 자신의 진심을 그대로 반영하지 않을 수도 있다.


특히, 내가 지지하는 신문이나 정당의 여론조사가 아니라면 그러한 개연성은 더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설문문항의 복잡성에 따라 이러한 왜곡된 여론조사 응답이나 일관성이 없는 여론조사 응답자를 가려낼 수 있으나 투표 여론조사의 경우 단답형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런 불성실한 응답자를 가려낼 방법이 없다.


무엇보다도 여론조사의 문제점들은 '응답자들의 표본구성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지역적으로 안배를 한다고 하지만 전화에 응답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인구 통계학상의 구조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것이다. 관심이 많은 사람과 없는 사람 사이에서 여론조사의 결과는 매우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여론조사의 응답률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어제(20일) 발표한 SBS-<중앙일보>의 여론조사의 경우도 응답률은 14.5%에 불과하다. 이 정도의 응답률이라면 여론조사로서의 가치가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할 수 있다. 5천 명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여 725명이 응답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 응답자의 지역적인 분포도나 연령별 분포도는 아예 발표도 나오지 않는다.


85.5%에 해당하는 응답을 거부한 사람들의 의견은 완전히 배제된 여론조사의 결과라는 것이다. 여론조사의 특성상 표본 대상자를 크게 하면 할수록 신뢰성은 높아지겠지만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인 면에서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다.


14.5%에 해당하는 725명이 대한민국의 여론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러나 SBS <8시 뉴스>에서는 여론조사의 결과를 대대적으로 보도를 하면서 이러한 통계적인 허점이나 여론의 왜곡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고 보도 마지막에 간단하게 기자의 멘트로 처리해 버린다.

 

여론조사와 실제 선거 결과는 달랐다


가장 큰 문제점은 그 방송 보도를 본 사람이나 신문기사를 본 사람들은 여론조사의 결과를 마치 대다수 국민들의 여론처럼 생각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2002년 대선에서 11월 25일에 실시한 KBS와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당시 <조선일보>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었다.

 

"'누가 대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가'란 질문에는 이회창 후보(58%)가 노무현 후보(28%)를 30%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정당 지지도는 한나라당 33.9%, 민주당 27.7%, 국민통합21 5.7%, 민주노동당 4.4% 등이었다. 전국 성인 1047명 대상인 이 조사의 최대허용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포인트다."


그렇지만 실제 선거에서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와 투표일 사이에 국민의 여론이 변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선거와 여론조사의 결과는 일치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결과가 얼마든지 나올 수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분명한 예가 아닐까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선거에서 바람과 지역적인 특수한 투표행위를 감안하면 여론조사에 의한 선거의 예측은 매우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여론조사에 대한 대다수 국민들의 인식이나 신뢰수준이 높은 현실에서 여론조사의 여론에 대한 영향이나 투표행위에 대한 영향은 결코 적다고 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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