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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땅 진도를 찾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진도는 목이 잠긴 채 불러보던 고향 같다. 전혀 다른 세상인 것 같기도 하다. 현대화와 산업화라는 이름의 괴물이 '미신'이란 올가미를 씌워 파괴해버린 전통문화가 아직도 고이 간직된 곳이기 때문이다.

 

진도처럼 자랑거리가 많은 땅도 드물다. 특히 풍류에 있어서는 감히 대적할 곳이 없다. 서화와 민속 부문에서 전국 최고의 명인들을 줄줄이 배출해 냈으며 예부터 시·서·화·창의 찬란한 문화예술을 꽃피워 온 예술의 고장이다.

 

울돌목, 관매도, 운림산방, 남도석성, 조도군도, 회동바닷길, 용장산성, 금골산 등은 진도 8경(景)으로 꼽힌다. 세계적 명견으로 천연기념물인 진돗개, 한약재 구기자, 돌미역과 돌김, 검정약쌀, 진도홍주 등 지역특산품도 즐비하다.

 

 

이 가운데서도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이 운림산방이다. 운림산방을 품고 있는 진도도 덩달아 뜨고 있다. 매주 토요일 남도예술은행이 주관하는 미술품 토요경매 덕분이다. 남도예술은행의 미술품 토요경매는 운림산방 내 진도역사관에서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가량 이뤄진다.

 

전남도립국악단의 '작은 공연'으로 시작되는 경매는 작품 설명과 작가 소개로 이어지고, 작가소개가 끝나면 시중 판매가의 70%를 최저가로 해서 2만원씩 올라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이 예술품을 차지하는 것이다.

 

유서 깊은 운림산방은 소치(小痴)-미산(米山)-남농(南農)-임전(林田) 등 4대에 걸쳐 전통 남화를 이어준 한국 남화의 본거지로 통한다. 연못의 중앙에는 자연석으로 쌓아 만든 둥근 섬이 있고 소치가 심었다는 백일홍 한 그루가 아름드리 서 있다. 전도연, 이미숙, 배용준 주연의 영화 <스캔들>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운림산방 곁에 있는 첨찰산 쌍계사는 신라시대 도선국사가 창건한 절이다. 양편으로 하천이 흐른다고 해서 '쌍계사'라고 이름 붙은 절 주변엔 천연기념물 제107호인 상록수림 50여 종이 울창하게 우거져 있다. 상록수림에서 품어내는 수향이 매혹적이다.

 

진도 사람들은 경물(景物) 못지않게 대대로 이어온 선인들의 충혼과 절의정신을 귀하게 받들고 있다. 진도엔 역사의 굽이마다 힘차게 여울졌던 전쟁 유적지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용장산성은 고려의 장군 배중손이 이끈 삼별초군이 대몽항쟁의 근거지로 쌓은 성이다. 사적 제126호로 지정돼 있는데, 지금은 성의 원형이 사라지고 성지만 부분적으로 남아 있다. 해안 방어용으로 쌓은 남도석성(사적 제127호)에도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지 또한 불멸의 충혼이 서려 있는 호국 유적지로 꼽힌다.

 

서부해안을 타고 도는 길은 다도해의 아름다운 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우리나라 최고의 다도해 전망드라이브 코스다. 숲과 청정해역에서 뿜어내는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육체의 피로나 근심이 모두 다도해의 푸른 물결 속으로 사라진다. 해질 무렵 섬과 섬 사이로 빨려 들어가는 일몰도 장관이다.

 

토요일 오후 2시 진도군립민속예술단 주관으로 진도향토문화회관 대공연장에서 펼쳐지는 '진도토요민속여행'은 진도아리랑의 흥겨움과 씻김굿, 북춤, 강강술래 등 남도민요․민속의 원형을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장르로 구성된다. 출연자와 함께 진도아리랑 등 남도민요를 직접 체험할 수도 있다.

 

덧붙이는 글 | ☞ 진도 찾아가는 길 
○ 서해안고속국도 목포나들목-영산강하구둑(영암방면)-대불산단-영암방조제(49번지방도)-화원-문내(77번국도)-우수영-진도대교-진도읍-운림산방(의신면)


태그:#진도, #운림산방, #토요경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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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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