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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가 보다. 큰고니 두마리가 흙탕물을 튀기며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고니 세 마리는 주위에서 껙껙거리며 싸움을 구경하고 있다. 오리들은 이런 것에 무관심한 듯 다른 곳을 쳐다보며 딴짓을 하고 있다. 서로 싸우고 구경하고 무관심한 모습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사와 비슷하다.
 새들은 조용하고 평화롭게 살아갈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가 보다. 큰고니 두마리가 흙탕물을 튀기며 치열하게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고니 세 마리는 주위에서 껙껙거리며 싸움을 구경하고 있다. 오리들은 이런 것에 무관심한 듯 다른 곳을 쳐다보며 딴짓을 하고 있다. 서로 싸우고 구경하고 무관심한 모습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사와 비슷하다.
ⓒ 하동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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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고니들의 가족사랑은 각별하다. 소리를 지르고 날개를 퍼덕이고 몸을 서로 쓰다듬고 비비고... 큰고니의 가족에 대한 애정표현은 깊고 유별나서 항상 요란하고 활기로 넘쳐난다.
 큰고니들의 가족사랑은 각별하다. 소리를 지르고 날개를 퍼덕이고 몸을 서로 쓰다듬고 비비고... 큰고니의 가족에 대한 애정표현은 깊고 유별나서 항상 요란하고 활기로 넘쳐난다.
ⓒ 하동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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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가르며 착지하는 큰고니 모습은 매우 아름답지만 재미있기도 하다. 앞으로 달려나가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몸을 뒤로 젖히고 발로 브레이크 삼는 모습은 왠지 웃음을 튀어나오게 만든다. 어릴 적에 열심히 뛰다가 빨리 멈추기 위해 발을 앞으로 내밀고 몸을 뒤로 제끼며 끽~ 하고 섰던 내 행동을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물을 가르며 착지하는 큰고니 모습은 매우 아름답지만 재미있기도 하다. 앞으로 달려나가는 속도를 줄이기 위해 몸을 뒤로 젖히고 발로 브레이크 삼는 모습은 왠지 웃음을 튀어나오게 만든다. 어릴 적에 열심히 뛰다가 빨리 멈추기 위해 발을 앞으로 내밀고 몸을 뒤로 제끼며 끽~ 하고 섰던 내 행동을 많이 닮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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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니들은 가족들끼리 뭉쳐서 생활한다. 고니들의 가족에 대한 애정은 깊고 뜨겁다.

테지마 케이자부로오(手島圭三郞)의 <큰고니의 하늘> 책에 보면 홋까이도오(北海道)의 어느 호수에 사는 여섯 마리 큰고니 가족이 겨울을 나고 봄이 되어 고향을 향해 떠나야 하는데, 날지 못하는 병든 어린 새끼를 돌보기 위해 가족이 모두 차마 떠나지 못하고 어린 새끼를 돌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고니들의 가족 사랑은 정말로 각별하다.

실지로 우포늪에도 매년 큰고니 1~2마리가 봄이 되어 고향으로 떠나지 못하고 남게 되는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어디 잠시 날아갔다 돌아오는 가족을 맞이하는 큰고니들의 모습을 보면 참으로 요란하고 시끄럽다. 가족을 맞이하기 위해 기쁨의 소리를 내고 날개를 퍼득이며 환영의 율동을 보여주고 서로 입맞추고 몸을 보듬고 비비고…, 애정표현이 참으로 극성스럽다. 그래서 큰고니들이 모인 주변은 조용할 때가 거의 없고 날갯짓 소리와 애정표현으로 항상 시끌벅적하다.

이렇게 큰고니들은 가족에 대한 사랑이 깊다 보니 침입자에 대해서는 격렬하게 항거한다. 우포늪에 독수리가 뜨면 기러기는 겁을 먹고 어떻게 할지 몰라 갈팡질팡 우왕좌왕 혼비백산 정신이 없지만, 고니들은 덩치도 크지만 가족 사랑이 강해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똘똘 뭉쳐서 경계하고 저항할 태세를 갖추므로 독수리도 큰고니들에게는 함부로 덤벼들지 못한다.

큰고니들은 자신들이 모여 있는 곳에 사람들이 위험할 정도로 가까이 접근하면 보초가 위험신호를 알리고 뒤이어 우두머리를 중심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데, 일렬로 쭉 줄을 서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대단히 귀엽고 아름답다.

그들은 주로 늪지 중앙에서 놀다가 먹이는 물가에서 찾아서 먹고, 쉴 적에는 마른 땅에서 휴식을 취하고, 밤이 되면 사람의 손길이 닿기 어려운 늪지 깊은 곳에 오롯이 모여서 조용히 잠을 청한다.

고니들이 큰날개를 퍼득이며 물을 차고 하늘로 날아 오를 때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고니들은 위험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일렬로 줄을 서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고니들이 큰날개를 퍼득이며 물을 차고 하늘로 날아 오를 때의 모습은 가히 장관이다. 고니들은 위험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오면 일렬로 줄을 서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다.
ⓒ 하동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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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따뜻해지고 먹잇감도 풍부해 지금도 350여 마리의 큰고니들이 우포늪에서 서식하고 있다. 겨울에는 우포늪에 얼음이 얼어 큰고니들이 대부분 늪지 중앙에서 놀았지만 지금은 뭍 가까이에서도 큰고니들을 관찰할 수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먹잇감도 풍부해 지금도 350여 마리의 큰고니들이 우포늪에서 서식하고 있다. 겨울에는 우포늪에 얼음이 얼어 큰고니들이 대부분 늪지 중앙에서 놀았지만 지금은 뭍 가까이에서도 큰고니들을 관찰할 수 있다.
ⓒ 하동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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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자를 그리며 질서정연하게 날아가는 철새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V자를 그리며 질서정연하게 날아가는 철새들의 모습이 아름답다.
ⓒ 하동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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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이 되면 저 멀리 북쪽에서 철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 우포늪으로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한다. 우포에는 큰고니와 큰기러기, 오리류가 많이 날아오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노랑부리저어새, 황조롱이, 황새, 잿빛개구리매, 매 등도 나타난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가까워 오는 2~3월에 이르면 얼음도 녹고 먹잇감도 많아져 이동을 앞둔 철새들은 영양을 충분히 보충하고 긴 여행을 견뎌낼 수 있는 내적 에너지를 축적하게 된다. 지금이 바로 그런 시점인데 이때가 철새들에겐 가장 풍요롭고 행복한 시기이다.

날씨가 추워 얼음이 얼면 철새들은 주로 늪지 한가운데서 놀거나 사람들이 없는 때를 골라 물가나 뭍으로 나오는데, 날씨가 따뜻하여 얼음이 사라진 지금은 철새들이 먹잇감을 찾거나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자주 물가나 뭍으로 나온다. 그래서 우포늪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철새들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구경하기에는 지금이 좋을 때다.

온전히 보존된 자연 속에서 마음껏 활개치며 날아다니고 사랑하고 때로는 맹렬히 싸우고, 놀라서 푸드덕 물살을 가르며 박차고 날아오르는 철새들의 자태는 정말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활력에 차 생동감이 넘치는 자연생태, 이것이야말로 감동 덩어리요 삶의 충전소다.

가족에 대한 애정을 남다르게 표현하는 '고니사랑'과 물을 박차고 떼를 지어 날아오르는 '기러기 비상'이 우포늪 8경에 든다.
 가족에 대한 애정을 남다르게 표현하는 '고니사랑'과 물을 박차고 떼를 지어 날아오르는 '기러기 비상'이 우포늪 8경에 든다.
ⓒ 하동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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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우포늪 큰고니들의 재미있고 아름다운 사진을 제공해 주신 하동칠 환경사진작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태그:#우포늪, #철새, #고니, #백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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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스트, tracking photographer. 문화, 예술, 역사 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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