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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정 보도]
지난 9월 10일자 "백병규의 미디어워치-<중앙>서 '문국현 3위' 기사 빠진 까닭은?" 기사 가운데 "<중앙일보>가 문국현 전 사장의 지지율이 대선 후보 가운데 3위로 나온 여론조사(9월 6일 실시) 결과를 8일자 일부 신문에 실었다가 서울판 등에서는 뺐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기에 바로잡습니다.

이 여론조사 기사는 신문 제작판인 본판에는 실리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당초 기사 내용 가운데 "<중앙일보>가 42판까지 여론조사 기사를 포함시켰다가 최종판인 43판에서 뺐다"는 것이나 12일자 수정기사 가운데 "8일 토요일자 6면에 보도되기는 했다. 단 미주지역에 송고되는 가판까지였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중앙일보>는 그날 이 여론조사 결과가 지면에 실리지 않은 것은 한미정상회담과 통합민주신당 경선 소식 등 실어야 할 기사들이 많아 지면상 제약이 있었고, 여론조사 결과가 이전 조사와 비슷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왔습니다.

믿을만하다고 판단한 취재원으로부터 사실 관계를 확인해 보도한 내용이었습니다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기사 내용에 대해 독자 여러분과 <중앙일보>, <중앙일보> 관계자들에게 사과드립니다.

[기사 수정 : 9월 12일 오후 2시 30분]

아무래도 올해 대선은 '여론조사'가 판을 좌우할 것 같다. 한나라당 경선 과정이 그랬고, 통합신당의 경선 역시 여론조사가 초미의 쟁점이 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선거야 말로 가장 확실한 여론조사가 아니던가.

이제 대선이 딱 100일 남았다. 대선 D-100을 앞둔 오늘(10일) 신문 역시 여론조사가 주요 뉴스다.

두 가지다. 하나는 통합신당이 어제 한밤중에 당헌을 개정해 여론조사를 국민경선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는 소식이다. 통합신당의 경선 규칙을 정하는 국민경선위원회도 애초 20%로 정했던 여론조사 반영비율을 10~15%로 줄이고 모바일 투표는 20%까지만 반영하는 대안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한겨레>가 전했다.

당장 정동영 후보 쪽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다. 손학규 후보 진영도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50%는 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른 후보들 또한 계산에 분주한 모습이다.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지긋지긋하게 목격해왔던 '여론조사 샅바싸움'이다. 당사자들로서야 백척간두에 선 양보할 수 없는 접전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들로서는 재미없는 예고편의 지루한 '재방'일 뿐이다.

대선판세 읽는 하나의 지표, 여론조사

또 하나의 여론조사 관련 보도는 실제 여론조사 보도다. <국민일보>와 <조선일보>가 각기 자사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범여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문국현 전 사장이 5.7%로 손학규·정동영 후보에 이어 3위를 차지"한데 주목했다. 특히 "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이 수도권 지지율에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제"쳤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이명박 한나라당의 절대적 우위가 여전한 가운데 손학규 후보와 정동영 후보 지지율이 8월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리서치와 공동 조사한 이번 여론조사에서 "범여권에 속해 있는 후보들의 지지율 합이 31%로 지난 8월 25일 갤럽조사의 18.2%에 비해 12.8% 포인트 상승했"으며 "올해 1월 고건 전 총리의 후보 사퇴 이후 범여권의 후보들 지지율 합이 30%를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통합신당 경선 후보들의 지지율 상승 곡선과 독자행보를 하고 있는 문국현 대선 예비 후보의 지지율 추이가 대선 D-100일을 앞두고도 여전히 불투명한 대선판세를 읽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여론조사 결과들이다.

과연 문국현은 독자 행보를 통해 통합신당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논의할만한 독자적인 지지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 통합신당은 국민경선 과정을 통해 대선판을 양자 구도로 짤 수 있을 정도의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지점에서 오늘 눈에 띄는 기사 대목 가운데 하나는 바로 문국현의 순항 여부를 점검한 <한겨레> 기사(문국현, 제3항로 순항 '고빗길'-강희철 기자)다. 강희철 기자는 이 기사에서 "지난주 실시된 한 언론사의 비공개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유력 후보를 살짝 추월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문국현 후보가 대통합 민주신당의 한 유력 후보를 살짝 추월했다는 한 언론사의 비공개 여론조사?

이게 무슨 말인가 싶었다. 어느 언론사가 공개하지 않는 비공개 여론조사를 실시하는가? 또 문국현 후보가 한 유력후보를 살짝 추월했다면 그것이야말로 '기사감'일 터일 텐데, 이를 보도하지 않는 언론사가 있다는 말인가? '음모의 그늘'이 짙어 보이는 대목이었다.

<중앙>은 여론조사 기사를 왜 뺐을까

<중앙일보>는 이 여론조사 결과를 9월 8일 토요일자 6면에 보도하기는 했다. 단, 미주지역에 송고되는 가판까지였다. 서울지역판 등에서는 기사가 빠졌다.
 <중앙일보>는 이 여론조사 결과를 9월 8일 토요일자 6면에 보도하기는 했다. 단, 미주지역에 송고되는 가판까지였다. 서울지역판 등에서는 기사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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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언론사는 <중앙일보>로 밝혀졌다. 비공개 여론조사가 아니라, 7월 이후 매달 두 번씩 실시하고 있는 정기 여론조사였다. 지난 6일 실시됐다. '비공개'라는 말도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렸다. <중앙일보>는 이 여론조사 결과를 9월 8일 토요일자 6면에 보도하기는 했다. 단, 미주지역에 송고되는 가판까지였다. 서울지역판 등에서는 기사가 빠졌다. 대신 한명숙 통합신당 후보의 '대리모 찬성 발언'이 들어갔다.

8일자 일부 신문에 실렸다가 빠진 <중앙일보> 여론조사(전국 1003명 전화면접) 결과에 따르면 문국현 전 사장은 3.3%의 지지를 얻어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3.1%)을 제치고 3위 다툼을 하고 있다. 그 조사 결과는 <중앙일보> 신창운 여론조사 전문위원 블로그에 9일 오후 요약돼 실렸다.

신창운 전문위원은 블로그에 실은 글에서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은 "5위 이하 다른 후보와의 지지율 차이가 1~2% 포인트 미만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지만, 다른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상태에서 획득한 지지율이라는 점을 주목해야"한다고 평가했다. 또 "문 후보는 전체 유권자의 25.7%에 달하는 '지지 정당 없다'는 계층에서 8.3%로 손학규 후보(8.0%)와 2위를 다투고 있"다면서 "기존 정파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새로운 정파의 출현을 기대하고 있는 '무당파'를 흡수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이 지점에서 다시 궁금해진다. 다음과 같은 질문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여론조사'의 힘이 센 적이 있었던가? 언론사가 실시하는 정기 여론조사는 어김없이 기사가 됐었는데, 이번에는 '한명숙 대리모 발언' 때문에 빼야 할 정도로 기사 가치가 없었던 것일까? 이른바 범여권 후보들의 경합이 고만고만해 굳이 기사를 실을 필요가 없었던 것일까?

<중앙일보>의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 가장 주목되는 점이 있다면 문국현 전 사장이 정동영 전 의장을 제치고 지지율에서 3위를 기록했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신창운 전문위원의 지적처럼 다음 순위 후보들과의 지지율 격차가 미미해 큰 의미는 부여할 수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문국현 전 사장의 3위 부상은 어쨌든 그 자체로서 '뉴스'가 될 만하다. 오늘 <국민일보>와 <조선일보>의 여론조사 기사를 보더라도 그렇다.

그런데 <중앙일보>는 왜 이 기사를 빼버렸을까? 그 판단이 쉽지 않은 대목이다.


태그:#여론조사, #중앙일보, #문국현, #대통령선거,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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