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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산 이름을 따온, 쌈지공원
▲ 해운대 와우공원 와우산 이름을 따온, 쌈지공원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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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대 받는 와우공원은 저 혼자 쓸쓸하다

와우공원은 해운대 '와우산'의 이름에서 따온 쌈지공원이다. 이 쌈지공원은 부산시민은 물론 관광특구 해운대를 찾아오는 관광객의 휴식터. 인근 아파트 주위의 구민들이 쉽게 찾아와서 즐길 수 있는 만남의 장소이자. 생활의 쉼터다. 게다가 아이들 놀이터 역할까지 한다.

이 동네 쌈지공원을 관리하는 사람은 누굴일까. 공공근로자 할머니들이다. 공공 근로자로 일하는 할머니들은 누굴일까. 가계에 몇 푼이라도 도움이 되려고 자원한 영세민 노인들이시다. 집안청소도 그렇지만, 도로나 공공장소, 공원의 청소 일이란 뒤돌아서고 나면 청소를 한 것인지 안 한 것인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 국민들 대개는, 공공장소의 시설을 제 집처럼 아끼지 않고, 제 집처럼 돌보지는 않는다.

급한 데 어디서 볼일을 보죠 ?
▲ 못을 꽝꽝 박은 화장실 급한 데 어디서 볼일을 보죠 ?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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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갈 때와 다르지 않는 보기 위한 행정, 서민들은 불편하다

두 공공근로자 할머니들의 말씀을 빌리면, 공원내에 있는 화장실 문을 꽝꽝 대못을 박아서 쓸 수 없게 만들어서, 다음날 청소하러 나오면 소변이고 대변이고 화장실 뒤에서 볼일을 봐서 악취는 물론 이를 치우는데 고역이 상당하시단다. 더구나 식수를 제공하는 식수대마저 망가졌고, 화장실도 폐쇄되어 근로를 마친 후 손도 씻기 어려운 실정이란다.

물론 이곳을 찾는 쌈지 공원 근처의 동민들과 와우공원에서 올라가는, 달맞이의 명소를 찾는 관광객 등이 화장실을 보고 들렀다가, 폐쇄된 것을 알고 이를 불평한다.

이런 상황에 3월-9월만 환경 미화를 관리하는 한시적 구 행정으로, 두 분 할머니는 동절기를 지내고 와서 공원을 청소한다. 그래서 그동안 방치된 무수한 낙엽과 뒤섞인 휴지, 화장실 뒤 인분까지 고약한 악취를 풍겨 공원 관리가 지속적이어야 한다고 하신다.

여타 공원에서는 풀을 베는 기계로 수북히 자란 잡풀들을 한꺼번에 베어내지만, 낫으로 힘이 들게 풀을 베야 한다고 하신다. 쌈지공원이라고 하지만 규모가 큰 편이고, 무엇보다 관리에 방치될 황량한 도로 변의 쌈지 공원은, 도시 미화상과 지속적인 관리가 요청된다.

구월가면 일 하고 싶어도 더 할 수 없어요.
▲ 잔디를 깍는 공공 근로자, 할머니들 구월가면 일 하고 싶어도 더 할 수 없어요.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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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좋은 개살구처럼 겉만 번지르르 우리동네 쌈지공원

사람의 삶이 휴지가 없듯이 밤낮으로 찾는 서민들의 작은 쉼터에 화장실은 물론이고 식수대도 망가진 채 방치되어 있다. 겉보기에는 그럴 듯 가꾸어진 쌈지 공원이지만 관리를 할 수 없게 관리되고 있고, 공원을 불편하게 이용해야 하는  와우공원. 공원의 위치는 해운대 신시가지를 통하는 길목과 해운대 명소 달맞이 가는 길목의 동백초등학교 맞은 편에 자리하고 있다.

밤낮으로 공원을 이용하기 위해 찾아온 동민들과 이곳을 들른 관광객들 그리고 시민들은 화장실 폐쇄로 형식적인 공원의 조성에 불과하다는 인상만 줄 뿐이다.

관청에서 채 이십만원도 안되는 임금을 받는 두 분의 공공근로자 할머니들은 열심히 공원을 관리하는 일의 보람과 기쁨을 안고 사신다고 하신다. 그러면서 이제 더 이상 공원 관리를 할 수 없다고, 아쉬운 표정을 지으신다. 나라의 경제가 너무 어려워 이런 한시적 행정이 이루워지는 것일까.

와우공원은 송정과 기장, 바다가 좋은 청사포 등 달맞이 명소를 찾는 길의 대로 변에 위치하고 있다. 더구나 3-9월 사이에만 시민들이 이곳을 이용하지는 않는다. 놀이터가 없는 주변의 주민들의 아동들과 근처 초등학교 학생들의 방과 후의 쉼터이며 동민들의 유일한 휴식공간이다.

해운대는 부산의 얼굴이고, 관광특구로써 전국 관광객이나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고장이다. 더구나 와우공원은 많은 차량이 지나다니는 대로변에 자리 하고 있다.

빛좋은 개살구는 아닐까.
▲ 아이들의 놀이터 빛좋은 개살구는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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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식으로 관리하면 우범지대가 될 염려 있다

초 가을 볕은 쨍쨍 내려 쬐이는데 바람에 인분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공원의 화장실을 꽝꽝 못을 쳐서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은, 그러나 꼭 관계 행정당국의 잘못만은 아닐 터다.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다 함께 잘못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화장실을 만든 이상 화장실을 못 쓰게 만드는 행정은 아무래도 부조리하다. 시민들의 혈세로 지은 시민들의 쌈지공원.... 관리를 잘 할 수 없다면, 차라리 아예 화장실을 철거를 하던지, 아니면 폐쇄된 화장실은 개방하고 망가진 식수대의 시설을 복구해서, 보다 나은 시민들의 좋은 휴식터로 계절 없이 운영되어야 할 것이다.

도시의 오아시스, 목이 마르다
▲ 망가진 식수대 도시의 오아시스, 목이 마르다
ⓒ 송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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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공원, #쌈지공원, #해운대, #와우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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