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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에게 열심히 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영민 교사
ⓒ 이영희
지난 25일 대구대학교 부속 대구영화학교를 찾았다. 특수교사로 일하고 있는 김영민(27·여) 교사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점심시간에 도착했으나, 김 교사가 아이들과 점심식사를 하러 간 터라, 조금 기다려야했다. 이내 그가 학생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왔다. 학생들이라는 말이 조금은 어색할 만큼 어린 아이들을 양 쪽에 대동하고 오는데, 그의 얼굴 가득 행복한 표정이 넘쳐 흘렸다. 그것이 바로 김영민 교사와의 첫 만남이었다.

김 교사는 유치부 학생들을 맡고 있었다. 그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청각 장애를 앓고 있었다. 아직은 나이가 어려 청각을 완전히 잃지는 않았지만, 점점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단다. 그 말을 듣는 순간, 해 맑은 어린아이들의 모습이 대비되어서 가슴이 아팠다.

수업은 오전, 오후로 나누어서 진행이 되었다. 오전에는 본 수업을 하게 되고 점심 식사 후에는 일대일 지도가 이루어진다. 이 때 보조교사들이 함께 하는데, 소수의 학생들을 최대한의 교사가 가르치는 특수학교의 원칙이 지켜지고 있었다. 그렇게 오후 2시 반 가량이 되면 모든 수업이 끝난다.

하지만, 이 때부터 특수교사만의 특수한 일과가 시작된다. 바로 교자재를 만들고 연구하는 시간이다. 특수학교 학생들에게 교자재는 절대적으로 학업의 효율성을 증진시키는데 유용하게 쓰인다.

특히 김영민 교사가 맡고 있는 청각 장애 아동들에게 교자재를 통해 언어를 더욱 정확하게 습득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였다. 그래서 그 역시 앞으로의 비전을 묻는 질문에 학생들의 언어 능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교자재를 연구하고 개발해 내는 것이라고 서슴없이 말하였다.

대구영화학교에 근무했던 한 교사 분께서 출판하신 교재를 보여주면서 “이렇게 아이들의 언어능력을 신장시켜 줄 수 있는 책을 꼭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히는 모습을 통해 그가 얼마나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

아이들의 한계는 하늘 끝에 있다!

▲ 좀 더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교자재를 만들고 있는 모습
ⓒ 이영희
그 역시 처음 교사 생활을 시작했을 때는 아이들에게 많은 기대를 가졌고, 그 만큼 실망도 컸다고 했다. 하지만, 눈높이를 낮춰 아이들의 눈과 같게 하면 진정 학생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교감할 수 있게 되었단다. 그러면서 지금 자신은 '아이들의 한계는 하늘 끝에 있다!'라는 말을 늘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매일매일 아이들을 마주한다고 하였다.

아이들만큼이나 해맑은 미소 속에서 그가 인생의 참 맛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것은 가슴 깊이서부터 느껴지는 부러움이었다. 무엇이 그로 하여금 이토록 행복하게 하는 것일까? 그 답은 바로 아이들이었다. 통조림 된 웃음이 아닌, 배가 쿡쿡 쑤실 정도로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그녀의 함박웃음 앞에 아이들의 미래는 분명 밝을 것이라는 희망 찬 생각도 들었다. 헬런 켈러에게는 위대한 스승 셜리반이 있었듯이 이 아이들에게는 바로 김영민 교사가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오늘도 어두워져 가는 자신의 청각을 느끼면서도 활짝 웃을 수 있는 게 아닐까?

태그:#특수학교, #특수교사, #대구영화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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