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임시정부 경무국장 시절의 백범
ⓒ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협회
6월 26일은 백범 김구 선생이 서거한지 58주년 되는 날이다. 매년 이 날이 되면 우리 나라의 완전한 자주독립과 통일을 위해 평생을 바친 백범 선생의 삶과 사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 아름답고 높은 문화의 힘을 가진 자유·민주·통일조국의 건설을 소원했던 백범이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하고 주석을 지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백범이 임시정부에서 처음으로 맡은 역할이 경무국장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백범은 임시정부가 수립된 후 내무총장인 도산 안창호 선생에게 임시정부의 문지기를 시켜 달라고 청하였다. 이 때 백범은 도산에게 고국에 있을 때 우연히 순사 시험 과목을 보고 집에 가서 혼자 시험을 쳤는데 합격하지 못한 적이 있고 서대문감옥에서 옥살이 할 때 후일 만일 독립정부가 조직되면 정부의 뜰을 쓸고 문을 지키기로 마음먹은 적이 있다며 임시정부의 문지기를 시켜 달라고 하였다.

이렇게 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고 싶어 했던 백범은 뜻밖에 도산으로부터 경무국장을 맡아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에 백범은 도산에게 “나는 순사의 자격도 되지 못하는데, 경무국장을 어찌 당할 수 있겠소?”라는 말을 하며 거절하였지만 도산의 권고에 의해 초대 임시정부 경무국장이 되었다. 당시 임시정부 경무국에서 맡은 임무가 현재의 경찰 임무와 완전히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임시정부 청사를 수호하고 임정 요인들을 경호하며, 일제의 정탐활동을 방지하고 밀정을 찾아내어 왜의 마수가 어느 방면으로 침입하는가를 살피는 것으로 경찰 기능과 많은 면이 흡사하고 백범 역시 경무국장을 경찰의 총수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경찰의 역사에서 백범을 말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미군정 경무국 창설일인 1945년 10월 21일을 경찰의 날로 기념하고 있으며 미군정 초대 경무국장인 조병옥을 경찰의 초대 총수라고 하고 있다.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그 당시 경찰은 진정한 의미의 국립경찰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 창설하여 우리 주권 아래 운영한 경찰이 아니라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인 1945년 미군정에 근거를 두고 창설된 경찰이었기 때문이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는 대한민국은 당연히 경찰의 뿌리도 임시정부 경무국에서 찾아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백범을 당당히 한국 경찰사에 편입하여 백범을 경찰의 초대 총수이자 사표로 삼았으면 한다.

2009년 발행될 고액권 지폐에 들어갈 인물에 대한 국민 여론에서 백범이 단연 수위를 지키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2009년은 임시정부 및 경무국 수립 90주년, 백범 서거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에 경찰은 지금부터 준비를 하여 2009년을 기점으로 한국 경찰사를 새롭게 써야 할 것이다. 임시정부에서 시작된 경찰의 역사를 모든 국민에게 알리고, 백범 정신을 전국의 경찰관 및 경찰 교육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또한 백범을 경찰의 상징으로 삼는 기념 사업을 시행하고 경찰의 날 역시 임시정부 경무국 창설일로 변경해야 한다. 그리하여 친일과 독재의 하수조직으로 시작되었다는 오욕의 역사를 청산하고 독립 정부의 뜰을 쓸고 문을 지키고 싶어했던 백범의 ‘문지기 정신’을 이어 받아 경찰이 이 땅의 백정․범부인 서민들의 문을 지켜주는 진정한 문지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광주서부경찰서 상무지구대 순찰요원으로 근무하는 현직 경찰관입니다.


태그:#백범, #경찰, #경무국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