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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석
2006년 영국 신경제재단에서 조사한 행복지수에서 낯선 이름의 나라가 1위를 차지했다. 뉴질랜드 옆에 위치한 섬나라 '바누아투'가 그 주인공이다.

'가난해도 행복할 수 있다, 가난하다고 해서 삶의 만족도를 느끼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사실은 우리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실천할 수 없는 교과서 같은 이야기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덜 가지고, 소박하게 사는 삶을 이해하기에는 나는 너무 속물이다. 하지만 바누아투에서 3주를 보내고 난 뒤, 행복이 소득과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들과 함께 웃고 있노라면, 욕심도 불안도 큰 문제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이렇게 평화롭게 살아도 될 것 같고, 한국에 두고온 내 직업과 아끼던 물건들도 먼지처럼 느껴진다.

앞으로 가져야 할 것, 이루어야 할 것에 대해 애태우는 것보다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고 얼마나 더 웃을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는 게 더 낫다는 사실을! 바누아투 사람들은 웃으며 알려주는 것 같다.

ⓒ 김효석
24시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활화산이 있는 타나섬의 원주민들. 이제 22살의 아가씨들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워 관광객들에게 마을을 안내하고 있다.

두 여성은 학교에서 영어를 배워 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돈으로 마을 사람들을 돕는단다. 돈을 버는 사람이 고기와 비누 같은 것을 사서 마을 사람들과 나눠서, 친척 아이들의 교육을 돕는 것이다.

ⓒ 김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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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어디에 가나 어린이들은 천진난만하고 아름답다. 학교에 갈 수 있는 아이들은 아침 7시부터 일어나 코코넛과 얌을 먹으며 학교에 간다. 점심때는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축구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다시 학교로 와 공부를 하고 친구들과 공놀이를 하거나 돼지를 치면서 저녁을 맞이한다.

큰 도시를 제외하고는 아이들은 대부분 텔레비전도 컴퓨터 게임도 없이 종일 잔디를 뛰어다니거나 바닷가에서 수영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하루를 보낸다. 높은 하늘과 넓은 바다에서 자란 아이들이라 그런지 누구에게나 말을 걸고, 자신있게 인사를 한다.

ⓒ 김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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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는 뉴질랜드와 호주, 일본에는 잘 알려진 관광지다. 우리에게는 낯선 나라이지만, 타히티와 피지에 지겨워진 호주인들이 많이 찾는 색다른 관광지인 것.

관광객들이 뽑는 바누아투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사람들의 친절한 인사와 미소였다. 어느 나라에서 왔든 지나가는 모든 사람은 스쳐만 가도 인사를 한다. "헬로우~" 한 손을 들고, 미소까지 머금은 인사는 결코 돈을 바라는 가난한 관광지의 웃음이 아니었다. 시간이 갈수록 익숙해져 우리 역시 습관처럼 인사를 하게 되었다. 지나가는 모든 사람이 이웃이고 친구일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바누아투다!

ⓒ 김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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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누아투 최북단, 뱅크지역의 모타라바섬 근교의 무인도에서 노는 두 아이, 그리고 우리의 여행을 안내한 청년 바니와 그의 친척들이 마을 어귀에서 5년 만의 해후를 풀었다.

바누아투가 행복지수 1위의 국가로 뽑힐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아마도 이들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이었을 것이다. 행복지수를 계산하는 공식 중 중요한 부분이 바로 '삶의 만족도'이다. 자기 삶에 대한 만족도에 대해 답할 때, 이들의 평소 긍정적 사고방식이 큰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늘 웃음을 달고 다니고, 무표정한 우리에게 먼저 웃으며 다가오는 바누아투 사람들! 걱정과 불안보다 현재를 즐기고 다른 사람과의 비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 이들이 순박한 미소가 곧 세계 1위의 행복을 말해주는 가장 명백한 증거다!

태그:#비누아투, #행복지수, #웃음, #타나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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