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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수역사무국(OIE) 동물질병 과학위원회(약칭 과학위원회) 회의에서 미국과 캐나다를 포함하여 칠레·대만·스위스·브라질 6개국이 '광우병(BSE) 위험통제국'으로 판정되었다. 관례에 따르면, 과학위원회의 이번 결정은 25일 총회에서도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 위험통제국이라는 판정을 받음에 따라, 이 국가들은 광우병 위험을 통제할 수 있는 국가라는 국제적 신뢰를 얻게 되었다. 이에 따라, 갈비 등 뼈 있는 쇠고기의 수입에 대한 미국의 통상 압력이 한층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OIE의 결정이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권위 있는 국제기구에서 사실상 "미국산 쇠고기는 안전하다"는 평가를 내렸는데,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는 위험하다"며 수입을 거부하기는 힘들게 되었다. 미국이 국제적 권위를 빌려 자국산 쇠고기의 수출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다.

OIE라는 권위 있는 국제기구의 판정을 거쳐 자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있는 미국의 태도는 다분히 '국적 세탁'을 연상케 하고 있다. 미국은 자국산 쇠고기에 대한 신뢰도를 국제기구의 권위 있는 판정을 통해 세탁하고 있는 것이다. 자국 정부의 홍보만으로는 힘이 부치자 국제기구를 내세워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 점 때문에, OIE 과학위원회의 판정은 '과학적'이기보다는 '정치적'이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OIE 과학위의 판정이 정치적이라는 점은 다음과 같은 2가지 점을 통해서 보다 더 분명히 인식할 수 있다.

첫째, 이번 판정에 영향을 미친 핵심 인물 중 하나는 바로 미국 공무원이다. 그 주인공은 미 농무부 소속 공무원으로서 OIE에서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알렉스 티에르만(Alex Thiermann)이라는 사람이다.

국제수역사무국 홈페이지(http://www.oie.int)에 따르면, OIE 과학위원회는 단독으로 판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사안에 따라 여러 전문가 위원회와의 협력을 거치도록 되어 있다. 그중에서 광우병과 관련하여 과학위원회에 전문가 의견을 제공하는 곳은 육상동물위생규약위원회라는 기구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 위원회의 결정은 OIE 내부에서 사실상의 구속력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육상동물위생규약위원회의 위원장이 바로 알렉스 티에르만이다. OIE의 조직표에서 그 점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림에서 블록으로 설정된 부분이 바로 그것이다.

ⓒ 국제수역사무국 홈페이지

그리고 그가 미국인이라는 점은 미 농무부(USDA) 동식물검역소(APHIS) 홈페이지에 올려 있는 문서파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문서는 본래 OIE에서 작성한 것인데, APHIS가 자신들의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것이다. 표의 오른쪽에서, 알렉스가 미국인이며 또 그가 경제협력개발기구에도 미국 대표로서 파견된 인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국제수역사무국

이처럼 동물위생에 관한 규약을 다루고 또 OIE 과학위원회의 광우병 위험 판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위원회의 우두머리가 바로 미국 공무원이라는 점은, 이번 OIE 과학위의 결정이 과학적인 게 아니라 정치적인 것일 수 있음을 강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둘째, OIE의 분류가 유럽식품안전청(EFSA)의 분류와 다른 점이 합리적으로 설명될 수 없다.

EFSA의 기준에 따르면, GBR I은 광우병 위험이 거의 없는 나라, GBR II는 광우병 위험이 없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나라, GBR III는 광우병이 발생했거나 발생가능성이 있지만 위험도가 낮은 나라, GBR IV는 광우병 위험도가 높은 나라다.

지난 2004년에 EFSA는 미국을 GBR III로 분류했으며, 이러한 결정은 아직까지 바뀌지 않고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여전히 광우병 발생가능성이 있는 나라가 된다.

그에 비해, OIE는 광우병 위험등급을 ▲무시할 만한(negligible) 광우병 위험국가 ▲통제된(controlled) 광우병 위험국가 ▲미결정된(undeterminated) 광우병 위험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여기서 알 수 있듯이, OIE와 EFSA의 분류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OIE의 분류에 대해 확실한 신뢰를 둘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OIE에서 미국이 광우병 위험판정과 관련하여 유리한 지위를 향유할 수 있는 이유 중 한 가지로서, 이 기구의 육상동물 위생규약을 다루고 있는 위원회의 장(長)이 미국 공무원이라는 점을 들 수 있을 것이다. OIE뿐만 아니라 주요 국제기구가 대부분 미국의 영향력 하에 있다는 점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광우병과 관련하여 미국이 OIE에서 유리한 고지를 장악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OIE 과학위원회의 판정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제적 우려와 수입 장벽을 타개하기 위한 일종의 '신뢰도 세탁'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이 과학적인 게 아니라 정치적인 것이라는 의구심을 한층 더 지울 수 없다.

미국 정부가 자국산 쇠고기의 수출을 위해 이처럼 정치적 대응을 하고 있으므로, 한국 정부도 국민건강을 위해 과학적으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대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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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M101.9 (목)11시20분경. (저서) 역사 추리 조선사, 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 못하나,발해고(4권본,역서),패권 쟁탈의 한국사,신라 왕실의 비밀,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조선상고사(역서),조선노비들,왕의 여자,철의제국 가야,최숙빈,한국사 인물통찰,동아시아 패권전쟁 등. www.kimjong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