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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환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 회장은 토지보유세를 지대 수준으로 올리고 임금이나 이자에 붙는 세금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 뉴스앤조이 주재일

김명환 '성경적토지정의를위한모임('성토모')' 회장은 기도와 하느님의 개입을 강조했다. '성토모'가 추구하는 성경적인 토지 정의, 즉 '지대를 공유하는 사회'가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김 회장도 그게 사실이라고 시인한다. 그렇지만 김 회장은 "토지 공유가 땅을 사적으로 소유해서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폐단을 극복할 가장 현명한 대안"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평생 토지공유 세상을 꿈꾸는 것만으로도 신나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최근 김 회장은 몇몇 교회와 기독교시민단체들과 함께 토지공유제 실현을 위한 운동 단체를 결성하기 위해 분주하다.

지난 23년간 성토모가 그렇게 설득했는데도 목석같이 움직이지 않은 한국교회에 다시 말을 걸겠다는 거다. 땅 욕심 내지 말고 땅에서 얻는 수입, 곧 지대를 모두 어려운 지체와 이웃에게 돌려주자고 말이다.

들어줄 교회가 있을까 싶지만, 김 회장은 희망과 기대로 충천하다. "예전에는 우리 혼자 떠들었는데, 이제는 여럿이 함께 한다. 기도하면서 우리 일에 최선을 다한다면 기적은 일어난다."

다음은 김명환 회장과의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성경적 토지 공유, 실현은 어렵지만"

- 성토모를 설명한다면
▲ 서울 시청광장에 세워졌던 십자가와 성탄 트리.(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성토모를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희년을 이 땅에 실현하려는 이들의 모임이다. 희년 사상을 실현할 제도적인 방법을 토지공개념이라고 여기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제도를 개혁하는 운동과 함께 서로 물질을 나누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

- 성토모에 참여한 계기는
"대천덕 신부님이 쓴 <우리와 하나님>을 보며 공동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여러 책이 공동체를 이루려면 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더라.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을 읽으며, 토지 정의를 이루는 일에 평생을 걸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진보와 빈곤> 맨 뒤에 성토모를 소개하는 글을 읽고 찾아갔다. 10년 전 일이고 내가 33살 때였다."

- 토지공개념이란 말이 일반인에게는 어렵게 들린다
"의외로 쉬운 말이다. 토지를 공동으로 소유하자는 거다. 토지를 4800만개로 쪼개 국민이 골고루 나눠가질 수는 없다. 대신 땅을 소유하는 사람에게 지대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이다. 그러면 다른 세금들을 없앨 수 있다. 가령 노동자들이 내는 근로소득세와 자본가들의 번 돈에서 떼는 세금은 물론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은 안 걷어도 된다. 자본가와 노동자에게 모두 좋은 일이다."

- 가령 지대를 세금으로 걷는 대신 차가 있는 사람들은 기름에 세금이 붙지 않는다면 대환영할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좋은 대안이라면, 왜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까.
"성토모가 생긴 지 23년이 되었다. 그동안 성토모는 토지공개념이 성경의 희년 사상을 실현하는 좋은 제도라고 교회들을 설득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다.

그래서 2005년부터는 시민들을 설득하기로 마음먹고 기독교 안팎의 단체들과 함께 토지정의시민연대를 만들었다. 토지 정책의 대안을 제시하는 토론회와 강연회, 정치인들의 주장과 언론 보도에 대한 논평과 반박 등을 내놓았다. 국가 정책에도 일정 부분 기여했다. 토지공개념 운동에 동참하는 이정우 교수가 청와대정책실장으로 참여해 종합부동산세·토지보유세 강화에 기여했다.

그렇지만 토지공개념 실현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해관계가 개입된다. 특히 토지 소유자들의 결사적인 반대에 맞서야 한다. 영영 토지공개념을 실현할 수 없을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이해관계를 떠나 행동할 누군가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토지공개념이 하느님의 뜻을 실현할 좋은 법이라는 걸 깨닫는다면, 교회는 자신의 이익과 무관하게 움직일 것이라 믿는다.

그게 진짜 교회다. 마치 영국의 노예해방운동을 감리교회가 지원했듯 말이다. 그래서 영국을 피흘리지 않고 노예를 해방했다. 그러나 미국의 교회들은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아 전쟁을 치른 뒤에야 노예가 해방됐다. 토지공개념을 이루는데 시민을 설득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몇몇 교회와 단체와 연대해 희년토지정의실천운동(희년운동)을 출범할 예정이다."

"교회 땅 지대로 어려운 이들에게 최저생계비를"

▲ 서울 성북구 길음뉴타운 부근 부동산 중개업소에 '문을 여시면 부자됩니다'라는 홍보문구가 붙어 있다. 지난 1월 모습.
ⓒ 오마이뉴스 권우성
- 20년을 설득했는데 안 됐다. 지금 설득하면 가능할까.
"그동안 효과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에는 성토모 혼자였지만, 이제는 기독교시민단체 10곳과 교회 6곳이 참여한다. 앞으로 더 많은 교회와 단체가 나설 것이다. 우리 뜻에 공감하는 신학교 교수와 목회자, 활동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혼자 나설 때보다 여럿이 모여 기도하고 교회를 설득한다면 더 수월하지 않겠나."

- 교회와 단체가 희년운동에 참여하면 어떤 실천을 하는가.
"우리는 그동안 제도 개혁에 주력했다. 교회들은 뭘 해야 할지 난감했을 것이다. 희년운동은 제도개혁운동과 함께 기독교가 실천할 수 있는 방안도 찾을 것이다."

- 생각하는 방안은 있는가?
"함께 하는 이들과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다. 현재 내가 생각하는 것은, 초대 교회처럼 물질을 나누는 것이다. 교회들이 소유한 땅의 지대를 교회 안이나 주변의 어려운 이들에게 최저생계비를 지급하자고 제안한다. 개인 차원에서는 '한 가구 한 주택 갖기'를 실현하자. 투기를 목적으로 2~3채를 가졌다면, 하나만 남기고 파는 것이다."

- 집값이나 땅값의 시세 차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운동을 펼치는 건 어떤가.
"그건 좀 곤란하다. 이 땅을 팔아 저 쪽으로 가야 하는데, 양쪽이 다 올랐으니 갈 수 없지 않겠는가. 다만 교회 차원에서 땅이 있다면, 공공의 것인 땅을 사용한 대가를 '공(公)'에게 환원하자는 거다."

▲ 지난 2005년 9월 서울 압구정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 정부 정책과 강남구청을 비난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 연합뉴스 배재만
- 상당수 기독교인들도 종합부동산세조차 반대하는 실정인데, 땅에서 얻는 소득을 전부 사회에 환원하겠는가.
"그래서 목회자들이 깨어서 땅 투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설교해야 한다. 땅이 많은 기독교인은 기쁜 마음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고 가르쳐야 한다. 그것이 성경 말씀을 실천하는 길이라고 깨우쳐줘야 한다."

- 그렇지만 부자 교회들은 복지부동이다.
"자기 이익에 반하니까 싫어한다. 그래도 기독교인이라면 이해타산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하느님이 가르쳐준 진리에 순종해야 한다. 토지보유세를 토지임대료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옳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신학교에서도 희년 사상을 현실에 적용할 방법이 있다는 걸 교육해야 한다."

"땅 투기가 없다면 불황이 올 리 없다"

- 부분적이라도 희년 사상을 실천하는 한국교회는 없는가.
"'감자탕 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목사 조현삼)는 정말 어려운 사람에게 전셋집을 마련해준다고 한다. 높은뜻숭의교회는 희년재단을 만들어 가난한 사람을 돕고 장학 사업도 할 계획이라고 한다.

가난한 사람 돕는 운동이 전국에 퍼지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교회 안에 어려운 사람을 먼저 돕자. 공동체는 물질까지 나눠 서로 부족함이 없는 관계다. 그런데 대다수 한국교회는 가장 가까운 곳을 둘러보지 않는다."

- 토지 공유를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주장하는 기독교인들이 있다.
"단순하게 설명해보자. 생산해 이익을 남기면 노동자에게는 임금, 자본가에게는 이자, 지주에게는 지대가 분배된다. 자본주의는 지대와 임금, 이자에서 골고루 적은 양의 세금을 걷는다.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에 비해 세금을 내는 비율이 월등히 높여 대다수를 공유하자는 것이고, 유럽에서 말하는 제3의 길은 절반 정도만 공유하는 것이다.

우리가 주장은 지대만 공유하고, 임금과 이자에 대해서는 세금을 아예 걷지 말자는 것이다. 자본주의도 사회주의도 아니다. 제3의 길은 더더욱 아니다. 땅만 보면 사회주의와 비슷하고, 임금과 이자를 보면 극도의 자본주의다."

- 이자와 임금에서 세금을 걷지 않으면 자본가와 노동자가 환영할 것 같은데, 왜 양쪽 모두에게 환영받지 못할까
"대부분의 자본가는 땅 투기로 돈을 벌었다. '조중동'으로 대변되는 주류 언론의 사주들도 지주이니 주류 언론도 지주들 편에 서서 토지공개념을 사회주의적이고 반시장적이라고 유언비어를 퍼트린다. 일부 학자들도 이들의 주장에 맞장구친다. 그러나 우리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언론과 학자도 소수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의 기적 밖에 뭐가 더 있겠는가. 우리가 끝까지 이 운동을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건 신앙이다."

▲ 종합부동산세 자진 신고납부가 시작된 지난해 12월 1일 '조세저항 국민운동' 결성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종합부동산세 납부 거부운동을 전개하겠다"고 밝힌 뒤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 지공주의가 실현되는 곳은 어떤 세상일까
"실업이 거의 없어진다.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주기적인 불황도 없어진다. 사회 양극화도 상당히 완화된다. 일하고 싶은데 일할 곳이 없는 게 실업이다.

쉽게 설명하기 위해 원시 사회도 돌아가보자. 자연에 노동력 투입해서 생산물을 얻는다. 사회가 발전하는 분업이 된다. 그런데 토지사유제 아래에서는 노동을 투입하고 싶어도 지대를 내야 하니까 망설이게 된다. 자연스럽게 실업이 늘 수밖에.

그렇지만 토지를 공유한다면, 누구나 자연에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 지대가 정상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투기가 발생하면 지대를 2~3배를 내라고 하고, 임금과 이자로 돌아갈 몫은 줄어든다. 지대가 투기적으로 증가하면 어느 순간 감당 못하고 파산한다. 분업화된 사회에서는 한두 곳이 무너지면 줄줄이 도산한다.

땅 투기가 없다면 정상적으로 생산되기에 불황이 올 리가 없다. 땅이 있는 사람은 지대를 받아 또 땅을 사서 대토지를 소유한다. 땅이 없는 사람에게는 임금과 이자가 돌아간다. 임금과 이자로 소득이 늘어나지만, 지대 수입을 따라갈 수 없다. 그렇게 해서 빈부격차가 생기는 것이다."

"토지공유 마을, 꿈꾸는 것만으로도 신난다"

ⓒ 뉴스앤조이 주재일
- 성토모가 꿈꾸는 '지공주의' 사회가 오리라고 보는가.
"불가능에 가깝다. 사람의 탐욕은 끝이 없다. 그래서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할 바를 다하면서 하느님의 도우심을 바랄 수밖에 없다. 기도하는 사람만이 불가능한 꿈을 앞당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성토모는 토지를 공유하는 마을을 꿈꾸고 있다고 들었다.
"아직 가시적 성과는 없다. 아직은 꿈만 꾸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세대에 실현되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 만들면 된다. 그런 마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힘들겠지만, 신나고 재미있지 않겠는가. 평생 그런 꿈을 갖고 산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렇게 먼 꿈 말고 조금 더 현실적인 꿈도 있다.

연구 자금만 있다면 명동의 지대를 조사해보고 싶다. 학술적으로 대한민국의 지대를 조사해본 적은 있다. 우리나라 한 해 조세 수입의 50~70% 수준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비싼 땅의 지대를 조사하면, 명동에서 벌어들이는 이윤의 얼마가 지대로 빠지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사람들이 왜 지대를 공유해야 하는지 바로 알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독교 대안 언론 <뉴스앤조이>(www.newsnjoy.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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