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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이 10대들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시끌시끌하다. 유명한 인터넷 사이트에 파티를 공개, 온라인 친구들을 초대했다가 그 집이 완전히 초토화(?) 될 지경에 빠졌다.

영국의 10대들이 그 집에 집단으로 오줌을 싸고 집을 부수는 등 무법천지의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영국 사회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 영국과 미국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마이스페이스 홈페이지.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이 전격 인수... 인기 급상승

한국에 싸이월드가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다면 미국과 영국 등 영어권 국가에서는 '마이스페이스(www.myspace.com)'가 단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매일 수십만명의 가입자가 폭증하면서 이 사이트는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많은 가입자를 보유한 사이트가 되었다.

급성장하는 이 사이트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엿 본 호주 출신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은 진작부터 군침을 흘렸고, 지난 2005년에 5억 8천만 달러를 들여 이 사이트를 인수해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이 사이트는 한국의 싸이월드처럼 인터넷에 호기심이 많은 젊은이들이 이 곳에 자신들이 직접 찍은 사진과 동영상 등을 올릴 수 있도록 하면서 온라인을 통해서 친구를 사귀고 인간관계를 넓혀가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교와 가정의 규제에서 벗어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이버 공간이 제공되면서 청소년들은 물 만난 고기마냥 이 사이트를 즐기고 있다.

이 사이트는 물론 청소년만 가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만 14세 이상의 사람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중년의 사람들이 싸이월드의 주요 고객이 아닌 것처럼 10대와 20대 30대 등 젊은 사람들이 주요 고객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1억3천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의 싸이월드도 도전장... 핸드폰으로 댓글을

이 사이트의 인기를 반영한 듯 미국에서는 내년에 이 사이트에서 처음으로 미국 대선의 가상 예비선거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인터넷을 통해서 대선 후보들을 미리 검증할 수 있는 셈이다.

마이스페이스측은 "우리가 처음으로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를 발표할 것" 이라며 의기양양하고 있다. 이 같은 마이스페이스의 인기에 뒤질세라 한국의 싸이월드도 미국 시장에서 도전장을 내고 마이스페이스와 일전을 벌이고 있다.

영국에서도 마이스페이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이를 간파한 마이스페이스는 영국 등 유럽에서의 가입자를 더욱 늘리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마이스페이스는 올 2월에 유럽최대의 이동통신사인 보다폰과 손을 잡고, 휴대폰으로 마이스페이스 사이트에 자신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올리거나 댓글을 달 수 있도록 하면서 세몰이를 하고 있다.

성범죄와 폭행, 가출 등 문제의 온상

그러나, 이용하는 사람이 많으면 이상한 사람들이 꼬이면서 그 만큼 탈도 많고 문제도 발생하기 마련인가보다. 미국에서는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사이버 공간이라는 것을 알아낸 나쁜 어른들이 접근, 각종 성범죄와 폭행 등의 사회적 문제로 부각된 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마이스페이스에서 알게 된 사람의 유혹으로 성폭행을 당하거나, 마이스페이스에서 만난 친구를 만나기 위해 가출을 하는 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문제 남성들의 경우에는 실제보다 나이를 낮춰서 가입해 어린 청소년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14세 이하의 어린 학생들은 실제보다 높은 나이로 가입해서 유혹에 더욱 쉽게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미국 주정부들은 이런 문제를 막기 위해서 일단 가입연령을 16세로 높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각급 학교를 통해서 마이스페이스의 접속을 제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마이스페이스측도 이런 문제에 대응해서 음란한 광고를 게재하지 못하도록 하고, 신원확인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 나름대로 자구책을 실행하고 있지만 주 정부의 요구처럼 선뜻 가입연령을 낮추지는 않고 있다. 인위적으로 가입연령을 낮출 경우에는 기존의 회원을 강제로 탈퇴시켜 결국에는 자기 회사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 파티가 열린 영국 더램시의 한 저택.
ⓒ 데일리 텔레그래프
영국, 인터넷에 공개 파티... 우리 집을 부수자

나쁜 일은 국경을 초월해서(?) 더 쉽게 전염되기 마련인가. 영국에서는 최근 마이스페이스에 파티를 공개적으로 게시하면서 사건이 발생했다. 부활절 휴가를 맞아 부모님이 여행을 가자, 17살의 라첼 벨은 집에서 파티를 열기로 결심했다. 온라인 친구들을 초대하기 위해 마이스페이스에 "일반적인 가족규모의 디스코 파티 형식을 파괴하자"며 비공식적인 자유로운 형식의 파티를 열자고 제안했다. 물론 자기 집의 위치와 시간 등도 빼지 않고 공지했다.

라첼의 집은 북부 잉글랜드의 한 도시인 더람시. 이 집을 향해서 먼 남쪽의 런던을 비롯해서 미들스보로, 뉴카슬 등 영국 각지에서 무려 200명의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그들은 자동차를 직접 몰고 오거나 아예 미니버스를 동원해서 왔다. 손에는 술을 가득 들고.

처음에는 그런대로 술을 마시면서 노는 일반적인 파티였지만 술을 마시는 등 시간이 갈수록 파티는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10대들은 라첼의 어머니 결혼예복에 오줌을 싸고, 토하는가 하면 그 집의 귀한 보석과 장신류를 마구 훔쳐갔다. 또, 집안 바닥의 카페트는 담뱃불로 구멍이 났으며 심지어 마루바닥에는 콘돔이 굴러다닐 지경이었다. 일부 젊은이들은 그곳에서 마약까지 했다고 한다.

▲ 파티를 인터넷에 공지해서 물의를 일으킨 17살 소녀.
ⓒ This is London 홈페이지
아수라장이 된 집... 4천만원 피해

23만 파운드의 고급저택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집 앞의 거리는 여기저기서 모여든 껄렁껄렁하고 술이 취한 10대들로 시끄러워졌다. 난장판이 되어가자 그 지역 주민들은 저녁 9시경부터 경찰에 신고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찰은 "개인적인 파티에 경찰이 출동해서 인위적으로 출동해서 제어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꺼렸다. 이를 보다 못한 이웃사람들이 젊은이들을 제어하려 하자, 이들은 뒤질세라 서로 대문 입구를 집단으로 막기도 했다.

경찰은 결국 빗발치는 항의에 견디지 못해 새벽 1시에 출동해서 진정을 시도했다. 그러나 하나의 권고였을 뿐 힘을 사용하는 제어는 아니었다. 술에 취한 젊은이들은 라첼의 이웃집에 있는 헛간으로 잠을 자러 가는 등 기이한 행동을 계속했다. 늦은 새벽시간이 되어야 하나둘씩 그곳을 떠났고, 결국 라이첼의 집은 약 4천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게 되었다.

그 다음날, 여행에서 돌아온 라첼의 부모는 기겁을 했다. 난장판이 된 집 뿐 아니라 20년간 고이 간직한 결혼 예복에 오줌을 싸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 라첼의 부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여기에 와서 난장판을 치른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고려하지 않는 짐승이나 마찬가지다, 그들은 정말 구역질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난장판이 된 집을 보고 화가 난 엄마.
ⓒ This is London 홈페이지
뒤늦은 후회... 해킹 당한(?) 마이스페이스

사건이 커지자 집을 도망쳐 나온 라첼은 "내가 한 일에 대해 정말 반성한다, 나는 이 일 때문에 잠도 잘 못 잔다"며 뒤늦게 후회를 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 문제가 심각해지자 라첼은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되었고, 화난 그녀의 부모는 "우리가 없을 적에 누구도 불러서는 안 된다는 것을 라첼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녀는 나의 신뢰를 저버렸기 때문에 그녀가 집으로 돌아오지 않길 바란다"며 격분했다.

친구의 집에서 지내고 있는 라첼은 이에 대해 억울해 했다. "내가 파티를 공지한 사이트가 해킹을 당한 것이 틀림없다"며 "나를 아는 친구들하고만 파티를 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올 지는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 파티 같은 것은 절대로 마이스페이스에 공지하지 말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태그:#영국, #인터넷, #마이스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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