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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일미디어
시간이 없어서 대형할인점에서 1주일 치 먹을 음식을 한꺼번에 구입하신다고요. 가공식품을 구입할 때 뒷면에 있는 첨가물표시를 확인하시나요?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 식품을 사 먹을 때 첨가물 표시를 확인하고 드시나요?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을 쓴 아베 쓰카사는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식료·첨가물 전문회사에서 톱 세일즈맨으로 근무하다 어느 날 자신의 가족들이 식품첨가물에 오염된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임을 깨닫고는 충격을 받아 회사를 그만둔다. 그 후 첨가물의 유해성을 알리고 식품 정보공개를 주장하는 첨가물 반대 전도사로 변신했다.

이 책을 번역한 안병수는 국내 유명 과자회사 신제품 개발부에서 근무하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과자의 유해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은이와 옮긴이는 많이 닮았다. 식품첨가물을 판매하고 첨가물을 이용하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는 일에 몰두하였던 아베 쓰카사와 과자를 만들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일에 몰두하였던 두 사람의 경험이 비슷하다.

또한,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가족과 내 아이들에게 먹일 수 없는 제품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이나 이런 깨달음 뒤에 곧바로 새로운 삶에 뛰어들었다는 점이 그렇다. 또 아베 쓰카사가 자연해염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을 알리는 일을 하고 있고, 안병수 역시 후델식품건강연구소를 운영하며 활발한 강연활동을 통해 가공식품의 유해성 알리는 일에 모두하고 있다는 것도 닮았다.

안병수 2005년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던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썼고, 이 책은 2006년 텔레비전 방송프로그램을 통해서 과자의 유해성 논란을 일으킨 단초가 되기도 하였다. 사실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은 <식원성 증후군>과 함께 안병수가 번역한 책이라는 것만으로도 식품과 건강문제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한 책이다.

'마법의 가루' 식품첨가물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이 과자를 중심으로 엉터리 재료, 설탕의 과잉섭취, 향료, 색소를 비롯한 첨가물 그리고 인공조미료 등의 문제점을 종합적으로 지적한 책이라면, 아베 쓰카사가 쓴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은 '첨가물'로 인한 위험과 첨가물로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가짜식품으로 인한 위협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식품첨가물이란 무엇인가? 아베 쓰카사는 한마디로 '마법의 가루'라고 정의한다. 식품 첨가물은 식품제조업자가 원하는 모든 조건을 다 만족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식품의 보존 기간을 늘려주지요."
"원하는 색상을 내 줍니다."
"품질을 향상시킵니다."
"맛을 좋게 합니다."
"비용을 절감시켜줍니다."

식품첨가물만 있으면 식품을 가공하는 업자들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더 값싼 원료를 사용하여도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여 가공하면, 질 낮은 원재료의 흠을 감쪽같이 감추고 빛깔 좋고 맛도 좋은 가공식품으로 마술처럼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소비자들에게는 값싸고 맛있는 식품을 제공해줄 수 있는 그야말로 '미다스의 손'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식품업계의 빛과 같은 이 마법의 가루들은 어두운 그림자도 함께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바로 인체에 미치는 해악과 독성 그리고 우리의 입맛을 붕괴시키는 위험을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식품가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자기가 만든 제품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신은 먹지 않는 식품을 만드는 사람들

자신이 먹고 있는 식품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일반 소비자들은 식품첨가물에 대하여 잘 알지 못한다. 커피에 습관적으로 넣는 크리머, 그것이 물과 식용유와 첨가물만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은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아이들이 즐겨먹는 미트볼 역시 폐기 직전의 쓰레기 같은 고기에 첨가물을 다량 섞어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일류 회사가 만드니까 괜찮을 거야."
"큰 마트에서 파는데 설마 문제가 될라고?"

막연하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정부에서 허가 받은 첨가물을 사용하는 제품은 안전할 거야 하는 믿음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아베 쓰카사가 만난 사람들은 자기가 만든 제품을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공장에서 만드는 햄은 문제가 많아. 도저히 먹을 것이 못되지… 가격파괴? 뜻은 좋지요. 하지만 우리 제품은 사지 마세요. 연근가공회사 사장 C씨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이 만드는 연근 제품은 절대 먹지 않는다고 했다. 생각해보면 이런 이야기는 수없이 들었다. 만두 공장의 D씨도, 두부 공장의 E씨도 자신의 공장에서 만든 제품은 먹지 않는다고 말했다."(본문 중에서)

이 책을 쓴 아베 쓰카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신이 제품개발에 참여하여 저급한 원재료에 수십 가지의 첨가물을 섞어 만든 미트볼을 맛있게 먹는 딸아이를 보고 깜짝 놀라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이 깨달음이 그가 식품첨가물 업계를 떠나서 첨가물의 유해성을 알리는 일에 뛰어드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다.

"첨가물은 군수산업과 마찬가지가 아닌가. 첨가물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나 무기를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나 다른 게 무언가. 인명을 담보로 한다는 점에서 두 산업은 빼닮았다."(본문 중에서)

식품첨가물 전문가인 아베 쓰카사는 가장 유해한 대표적인 가공식품의 삼총사로 육가공품, 절임식품, 그리고 명란젓을 꼽고 있다. 육가공품은 각종 햄종류, 절임식품은 장아찌류 그리고 명란젓이 가장 대표적인 식품첨가물 제품에 속한다는 것이다.

그가 예를 든 제품들은 대부분 20~30종류의 첨가물이 사용되고 있었다. 특히 명란젓은 화학조미료 사용량이 전체 원료의 2~3%에 달할 만큼 심각하게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짜 간장, 가짜 청주 그리고 가짜 설탕

발효시켜 만드는 대두간장은 1리터에 1000엔, 신개념 양조간장은 1리터에 198엔. 이러한 가격파괴의 비밀은 무엇일까? 발효시켜 대두간장을 만드는 데는 1년, 신개념 양조간장을 만드는 데는 1개월, 비밀은 바로 여기에 숨어 있다.

시간을 단축시키고 가격을 파괴하는 이면에는 바로 식품첨가물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간장맛 조미료를 '신개념 양조간장'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것이다.

일본식 청주의 제조 역시 첨가물에 포로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전통순미주 한 병에 십여 가지 첨가물을 섞으면 청주 열 병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가짜 식품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소금, 식초, 설탕 등도 모두 첨가물로 오염되어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흑설탕이나 황설탕이라고 알고 있는 제품들은 첨가물이 사용되어 검은색과 갈색을 띠는 삼온당이라는 것이다. 쉽게 말해 카라멜색소를 착색한 흰 설탕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가공식품은 물론이고 간장, 된장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첨가물을 사람들은 얼마나 먹고 있을까? 일본인의 경우 하루 평균 10그램, 연간 4킬로그램을 먹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이는 매일 섭취하는 소금의 양과 비슷하다고 한다.

일본인들은 보통 하루에 대략 하루에 60~70여종의 식품첨가물을 섭취하고 있으며, 외식을 주로 하는 직장인과 주부를 비교하여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것은 패스트푸드와 같은 즉석식품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사용하는 간장, 된장, 소금과 같은 기본재료들도 모두 식품첨가물 투성이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라는 것.

식품첨가물은 무엇인가?

식품첨가물 전문가인 지은이는 일반소비자들을 위한 쉬운 첨가물 구분 기준을 제안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부엌에서 쓰지 않는 것' 정도의 기준만 가지고 있어도 대형할인점에서 판매하는 유명식품회사에서 사용하는 가공식품 중에서 첨가물이 없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소금, 식초, 간장, 설탕, 미림, 베이킹 파우더 같은 재료들이 우리가 흔히 부엌에서 볼 수 있는 것들이라면, 소르빈산, 아질산나트륨, 안식향산, 폴리인산, 산탄검, 코치닐색소와 같이 들도 보도 못한 이름이 포함되어 있다면 모두 첨가물이 포함된 식품으로 보면 무리가 없다는 것.

그러나 사실 요즘 부엌은 부엌에 있는 재료라고 해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이 더 많다. 가공식품이 대부분인 드레싱류, 양념류, 조미료, 소스류, 육수 등 간편함을 강조하는 대부분의 제품들은 식품첨가물로 뒤범벅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베 쓰카사가 제안하는 첨가물을 피해가는 5가지 제안.

①표기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고 부엌에 없는 재료가 포함된 제품을 구입하지 않는다.
②가공도가 낮은 제품을 선택하자. - 가공을 많이 할수록 첨가물이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③먹더라도 알고 먹자 - 불가피하게 먹더라도 알고 먹으면 적게 먹는 노력을 하게 된다.
④가격으로 판단하지 말자 - 가격파괴의 뒷면에는 값싼 원재료와 식품첨가물이 숨어 있다.
⑤사소한 의문을 갖자 - 왜 싸지? 왜 이렇게 싱싱하지, 왜 공짜지? 상품 이름이 왜 이렇지?


2006년 9월 7일부터 우리나라에서 만든 가공식품은 '식품완전표기제'에 따라서 식품에 사용되는 원료는 모두 표기한다는 원칙이 시행되고 있다. 종전에는 식품원료 다섯 가지만 표기하면 되었지만, 전체를 표기하게 되었으니 소비자들은 더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지만, 일본과 마찬가지로 '일괄표시제'나 '표시 면제' 등의 규정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식품첨가물로 허가되어 있는 화학물질은 400가지가 넘고, 향료기초 물질은 1800여 가지에 달한다.

아베 쓰카사는 식품첨가물로 뒤범벅된 가짜 식품이 판치는 데는 소비자의 책임도 결코 적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다. 싸고 편리하고 보기에만 좋은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에게도 책임이 있으며, 생산자와 판매자는 거기에 부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아베 쓰카사가 쓴 이 책에 일본 소비자들이 첨가물을 대하는 태도조사 결과를 보면 4명 중 3명은 무관심하거나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소비자들 역시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무관심한 소비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좋은 식품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는 조금씩 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먹은 음식이 곧 내 몸이 된다' 전문 지식이 없는 보통 소비자들이 사람을 속이는 가짜식품을 만들어내는 식품첨가물의 위험을 깨달을 수 있도록 참 쉽게 씌어진 책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가공식품의 거짓, 속임수를 알아내는 아베식 첨가물 분류표

이 분류는 아베 쓰카사가 독자적으로 고안한 것이며 가공식품을 선택할 때 지침이 되는 첨가물 분류표 입니다. 아베는 가급적 복사해서 휴대하고 다닐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제 1그룹 - 식품 제조공정에서 불가결하게 들어가는 첨가물 - 팽창제(중조, 베이킹파우더), 간수(염화마그네슘), 경화제(수산화칼슘), 겔화제(한천, 젤라틴) : 오랜기간 사용되었고 비교적 안전한 물질로 인정됨

제 2그룹 - 회사가 마음만 먹으면 쉽게 뺄 수 있는 첨가물 - 화학조미료(아미노산류, 글루타민산 나트륨, 아라닌 등), 천연조미료(단백가수분해물, 각종 농축액), 각종 향료, 산미료(구연산, 젖산, 비타민, 아스코르빈산, 호박산) 증점제(산탄검, 구아검 등), 착색료(적색102호, 황색 4호, 치자색소, 카로티노이드, 코치닐색소, 케러맬색소, 홍국색소 등), 감미료(소르비톨, 이성화당, 액상과당, 스테비오사이드, 감초, 사카린, 아세설팜칼륨, 아스파탐 등) : 사용하지 않아도 큰 문제는 없으며 식품의 색과 맛을 좋게하고 양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됨.(소비자들이 주의를 기울여야 함)

제 3그룹 - 쉽지는 않으나 회사의 노력에 의해 뺄 수 있는 첨가물 - PH조정제(초산나트륨, 구연산나트륨, 사과산타트륨, 글루코노델타락톤 등), 품질개량제(프로필렌글리콜, 인산염, 명반), 색소유지제(니코틴산아미드, 아스코르빈산나트륨, 명반 등), 천연보존료(폴리리신, 이리단백, 펙틴화합물), 면류 품질개량제(견수, 탄산칼슘, 프로필렌글리콜 등) : 소비자가 협조하면 뺄 수 있음, 색이 나빠지거나 값이 비싸질 수 있음.

제 4그룹 - 독성이 강하고 사용기준도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는 첨가물 - 합성착색료적색 102호, 적색 3호, 황색 4호, 황색 5호, 청색 1호, 청색 2호 등), 발색제(아질산나트륨), 합성감미료(사카린나트륨,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등), 산화방지제(디부틸히드록시툴루엔, 부틸히드록시아니솔 등), 합성보존료(소르빈산, 소르빈산칼륨, 안식향산부틸 등), 항곰팡이제(OPP, TBZ) :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 가급적 구입하지 않아야 함. / 이윤기

덧붙이는 글 |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아베 쓰카사 지음, 안병수 옮김 - 국일미디어/ 215쪽, 10,000원


인간이 만든 위대한 속임수 식품첨가물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2006)


태그:#식품첨가물, #아베 쓰카사, #안병수, #가공식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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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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