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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정지환 대표기자
정리: 여의도통신=이정원 기자
사진: 여의도통신=김진석 기자


▲ '나비야 청산가자'의 저자 김진명씨.
ⓒ 여의도통신 김진석
최근 장편소설 <나비야 청산가자>를 발간한 밀리언셀러 작가 김진명에게 <여의도통신>이 인터뷰를 신청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우선 그의 작품은 나오자마자 두 가지 화제를 만들어냈다. 일본 통신사의 오보 해프닝과 선거법 위반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그렇다면 상상물의 산물에 불과한 한 편의 소설이 이렇듯 현실 세계와 거칠게 교감한 까닭은 무엇일까? 그것을 알고 싶었다.

김진명씨와의 인터뷰는 1월의 마지막 날 오후 4시경 국회 앞 <여의도통신> 사무실에서 시작됐다. 2박3일간의 일본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이었다.

- 책은 얼마나 팔렸나? 소설의 판권을 보니 9일 만에 3쇄를 발행한 것으로 돼 있던데?
"잘 팔리고 있다. 초판을 6만부 찍었다고 들었는데, 지금까지 20만부 정도 나간 걸로 알고 있다."

-1993년 발간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이후 벌써 열두 번째 작품이다. 밀리언셀러 작가로서 느껴지는 독자들의 첫 반응은 어떤가?
"첫 반응은 대개 비슷비슷한데, 이번 책에 더 뜨거운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 같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부시 선거캠프와 한성렬·박근혜 접촉했다"

- 이번 작품은 언제부터 쓰기 시작했나?
"작년 10월부터 썼으니까 4개월 정도 걸렸다.'

- 작가로 하여금 노트북 앞에 가서 앉게 만든 어떤 목적 같은 것이 있었나?
"기본적으로 북한 핵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물론 북한 핵이 탄생한 것은 김정일이 북한 체제와 정권의 유지를 위해서 개발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한편으론 핵 개발에 미국도 상당히 관여했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미국이 북한의 핵 개발을 이용한 측면이 있다는 말이다."

- 그렇다면 북한 핵은 어떻게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북한 핵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될 흉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무조건 북한을 몰아붙이는 방식도 안 된다. 핵을 개발했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인류의 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그렇다면 현재 핵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이나 프랑스는 뭔가? 아무튼 지금은 한반도가 북한 핵을 아주 잘 처리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잘 활용해야 한다. 북핵은 미국과 직접 해결해야 근본적으로 폐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례도 있다. 2004년 미국 대선 당시 나는 부시 선거캠프와 한성렬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와 접촉을 시도하는 한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를 직접 찾아가 김정일 면담을 권한 적이 있다."

-소설 속의 얘기가 아니고 팩트란 말인가?
"그렇다. 한성렬은 뉴욕으로 만나러 갔는데, 감시 때문에 못 만나고 캐나다에서 전화로 대화했다. 박 대표는 염창동 당사로 찾아가 만났다. 당시 대선을 앞두고 부시가 코너에 몰려 있던 상황에서 '세계 평화를 위해 북한과 협조할 수 있다'는 파월의 발언과 잇따른 라이스의 한국 방문이 내포하고 있는 국제정치의 의미를 유일하게 알고 있던 국내 정치인은 박 전 대표였다."

"이번 책은 <무궁화 꽃이...>에 대한 해명"

ⓒ 여의도통신 김진석
- <경향신문>은 <나비야 청산 가자>를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의 '속편'으로 규정했다. 남북 공동 핵개발을 설파한 작가로서 해명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러한 진단에 동의하는가?
"동의한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 북한 핵도 결국은 우리 것이 될 것이기에 문제가 없다는 일각의 주장이 그것인데, 매우 위험한 생각이다. 난 어디까지나 남북 공동 핵 개발을 말한 것이다. 따라서 남한이 빠진 핵무기 개발은 위험하다. 김정일처럼 국가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는 사람이 이끌고 있는 북한 정권이 핵을 가지고 있으면 안 된다."

- 보기 드물게도 <한겨레>와 <조선>이 동시에 이 책을 다뤘다. <조선>은 '핵 전향'이라는 표현을 썼고, <한겨레>는 "남북 협력만이 북핵 문제 해결의 열쇠"라고 강조했다.
"작가로서 전체를 관망하고 총체적인 면을 제시하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언론은 자신들에게 맞는 색깔만 뽑아서 보는 경향이 있다."

- 도입부에 등장하는 역사적 모티프가 바로 가쓰라-태프트밀약과 얄타회담이었다. 소설 속에서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과 중국 대표가 한반도 분할점령을 밀약했던 피지회담을 '제2의 얄타회담'으로 묘사했는데….
"결코 소설적 발상일 수만은 없다. 지금은 미국이 북한 핵의 평화적 해결만 얘기하고 있지만 그것만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미국이 맨 먼저 생각한 것은 어떻게 북한 핵을 정확하게 때려부수거나 무력으로 접수할 것인가의 문제였을 것이다. 그때 걸리는 것이 바로 중국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은 여러 가지 경우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 것이다."

- 미국이 북한에 진주하는 것을 중국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 아닌가?
“다들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문제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의 억제력이 없으면 동북아 지역이 모두 핵으로 무장화 된다고 볼 것이다. 그래서 중국에게도 미국의 존재는 필요하다. 미국이 북한을 군사적으로 접수하겠다는 것에 중국은 무조건 반대하지 않고 있다.”

- 미국과 중국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소설 속에서 평양과 원산 이북을 중국이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묘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것은 중국의 동북공정과 연결해 생각해 보면 충분히 개연성이 있다. 실제로 우리의 생각과 달리 북한이 붕괴됐을 때 북한 영토에 대한 관리를 남한은 절대 못한다.

도리어 가장 큰 가능성은 중국이 북한에 들어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을 남한에 그냥 넘겨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통째로 먹을 수는 없으니까 평양과 원산 위쪽을 중국이 관리하려 할 것이라고 그린 것이다. 이것은 소설적 발상만은 아니다. 가능성이 아주 높다."

"일본 오보에 웃었고, 한국 오보에 질렸다"

- 이 책은 나오자마자 몇 가지 화제를 만들어냈다. 그 중의 하나가 일본 통신사의 오보 해프닝이었다. 지지통신의 서울발 기사 '김정일 신병이상설'(실제 기사 제목은 '김정일 감금사태 발생')의 발원지가 다름 아닌 <나비야 청산 가자> 홍보물이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 소식을 알고 있나?
"우스웠다. 그래서 한 번 크게 웃었다. 이 세상이 얼마나 우연의 의해서 좌우가 되느냐 생각을 했고, 하여튼 하나의 소극이었다. 다른 특별한 생각을 한 것은 없다. 다만 내 소설 속에 그 만큼의 사실적인 개연성의 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 생각한다."

-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대통령이 된다는 소설 속의 내용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한심한 기자들에게 질려버렸다. 기사로 소개하면서 '손학규가 대통령이 된다. 그리고 북핵 문제를 해결한다'고 썼는데, 소설을 끝까지 읽어보지 않고 쓰면서 발생한 해프닝이다. 한국 사회의 여러 성향을 분석했을 때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다는 차원에서 가상의 대선전략 보고서를 통해 하나의 시각을 보였을 뿐이다. 그렇다 보니 결과적으로 굉장한 오보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 설사 오보라고 해도, 선거법 위반 운운하는 것은 더 웃기는 일이다."

-가상의 대선전략 보고서이긴 했지만, 대선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후보로 거론된 손학규 전 지사는 느낌이 각별했을 것 같다. 손 전 지사가 캠프 쪽에서 반응은 없었나?
"없었다."

- 손 전 지사측은 "소설 같은 얘기"라면서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지속적으로 주장했던 것"이라고 반응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둘 다 틀린 진단이다, 손학규 캠프 참모들도 그리 똑똑하지는 못한 것 같다. 그것이 왜 소설 같은 이야기인가? 손학규 전 지사가 한나라당에서 견디지 못하고 뛰쳐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다. 충분히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이다."

- 다른 주자들은 더 기분이 나빴을 것 같다. 실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캠프 쪽에선 "창작의 자유"라며, 박근혜 캠프 쪽에선 "소설을 갖고"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된다. 도리어 이명박 전 시장은 나한테 고맙다고 해야 된다. 사실 작가는 잘못된 것에 대해 목숨을 걸고 날카롭게 비판해야 된다. 그러나 이명박 같은 사람은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선거의 공정성을 감안해서 많이 순화시켰다. 책에서도 부드럽게 언급했는데, 원래는 더 세게 언급할 수도 있었다."

- 이명박 전 시장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나?
"많은 국민이 '이명박이 희망이다'고 하고 있는데, 다른 측면을 봐야할 것도 있다. 이 전 시장이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었다는 것은 틀림없는 얘기다. 나는 그것을 더 무섭게 쓸 수도 있었다. 그냥 일반 국민이 부동산 투기한 것 하고, 이 전 시장의 행위는 다르다. 말은 '아' 다르고 '어' 다르지 않는가. 더욱이 소설가는 언어의 마법사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었다면 아프게 쓸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니 고마워해야 하지 않겠나."

- 그렇다면 박근혜 전 대표의 반응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기분이 좋지는 않겠지만 도리어 좋아해야 한다고 본다. 누구보다 가장 큰 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표로서는 현재의 구도가 바뀌어야 하는데, 이명박 전 시장이 워낙 강세이기 때문에 무기력하다. 이른바 '이명박 표'는 여권이 지리멸렬하면서 붙은 것이 많다. 현재 여권 후보들이 빈약하지만, 손학규 전 지사와 같이 하게 되서 힘이 커지면 이명박 표는 자연스럽게 빠진다. 그러니까 좋아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내 소설에 좋아해야 한다"

ⓒ 여의도통신 김진석
- 그렇다면 소설에서 중요한 인물로 부각시켰던 손학규 전 지사는 어떤가? 현실정치에선 손해만 봤다고 여기지 않을까?
"손 전 지사한테 제일 필요한 것이 인지도다. 내 생각에는, 사람들이 손 전 지사에 대해서 제대로 알면 심각한 양심의 갈등에 빠질 것이라고 본다. 이 사람은 한국의 계파정치나 보수정치, 이런 것에서 자유롭다. 이런 것을 뛰어넘어 올라선다는 것이 어려운 일인데, 십수년을 정치해서 대선 후보로까지 성장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자기 힘으로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딱 올려놓고 보면 많은 국민들은 '이명박·박근혜에 비해서 우리가 이제까지 못 가져본 후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 손 전 지사에게 제일 필요한 것이 인지도다. 내 소설이 도움이 됐으면 됐지 손해가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 공교롭게도 이 작품이 나온 직후에 손학규 전 지사가 범여권 적합도 후보 여론조사에서 정동영 전 의장, 강금실 전 장관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서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최근에는 정운찬 전 총장, 진대제 전 장관, 강봉균 의원 등의 영입론 발언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는데, 이러한 행보와 발언을 어떻게 평가하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정치를 좀 알고 세상의 이치를 알고 과거의 역사를 알고 사람의 심리를 알면 '판이 어떻게 될 것이다' 하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현실은 자꾸 그 진실을 못 보게 가려놓고 있다. 주요 언론이나 많은 사람들이 하는 말들을 다 빼고, 세상을 크게 보면 다 보인다. 이른바 대선 구도가 보인다."

- 그것을 말해줄 순 없나?
"여권이 지리멸렬하면 그 표는 당장 이명박 전 시장에게 붙는다. 그런데 시간이 갈 수록 개인적인 약점이 보일 것이다. 그럼 국민들은 '과연 이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에 빠질 것이다. 당장 밥은 먹여줄 것 같이 보이지만, 우리가 그 동안 추구했던 많은 정의를 버리고 '더티'하게 부동산 플레이를 한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 국민들은 고민할 것이다. 그래서 소설에서 우리 국민들을 비판한 것이다. 솔직히 이명박 전 시장보다 국민들이 더 원망스럽다."

- 부동산 투기를 비판하면서도 그런 측면에서 가장 문제가 많은 사람을 지지하는 이중성을 비판한 것인가?
"그렇다. 우리에게는 악몽 같은 기억이 있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고 나서 한반도에서 전 국민적 데모가 있었다. '조선의 은인을 살해한 안중근 불한당을 죽여라'고 외치며 데모를 했다. 그것은 역사적 사실이었다. 악법 중의 악법인 유신헌법에 대해 당시 국민의 90%가 지지한 것도 비슷한 이야기다.

부동산 망국이 어쩌고 저쩌고 욕하면서도 '더티'한 부동산 플레이로 돈 번 사람을 대통령 후보 1위로 뽑고 있는 현실을 반성하자는 차원에서 나는 소설을 썼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로서 나는 당연히 할 일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2월 5일 발간된 입법전문 정치주간지 <여의도통신> 창간준비 3호에 실린 커버스토리입니다. 17대 국회가 개원한 2004년 6월 1일부터 21개 지역언론 회원사와 손잡고 '풀뿌리언론의 국회특파원'으로 활동해온 여의도통신이 지난 2년 8개월의 성과를 기반으로 발간하는 입법전문 정치주간지 <여의도통신>은 오는 3월 5일 정식으로 창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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