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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길거리에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
ⓒ 정상혁
다리 달린 것은 책상과 의자, 날아다니는 것은 비행기만 빼놓고 뭐든지 먹는 나라 중국은 식도락가에게는 가히 천국이라고 해도 될 만큼 다양한 음식이 존재한다.

굳이 값비싼 고급식당이 아니더라도 둥그런 원탁 위에 산해진미를 깔아놓고 원반을 돌려가며 저녁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다.

@BRI@여행의 재미라면 크게 새로운 것을 보는 즐거움과 평소 접하지 못한 음식들을 맛보는 즐거움이 아닐까?

하루에 세 끼 먹는 것이야 전 세계가 비슷하지만, 어떤 음식을 먹는지는 나라와 민족 간에 너무나 다르다. 더군다나 이번에 다녀온 중국은 가히 음식의 천국이자 온갖 식재료와 조리법의 경연장이니 여행 전부터 기대와 설렘이 무척이나 컸다.

특히 패키지여행이 아닌 배낭여행의 경우는 비용에 크게 구애받지만 않는다면 음식 선택의 폭이 엄청나게 넓기 때문에 아주 다양한 음식들을 경험할 좋은 기회가 된다.

패키지여행에서 흔히 묵는 별 몇 개짜리 호텔 조식 뷔페보다 훨씬 싸고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중국의 길거리 뷔페를 들여다보자

다양한 중국의 길거리 뷔페 먹을거리들

▲ 당나귀 고기입니다. 모양은 별로지만 괜찮은 맛이었습니다.
ⓒ 정상혁
그동안 TV에서 보아온 튀긴 전갈이나 살아 꿈틀거리는 애벌레, 바퀴벌레 차 같은 엽기적인 먹을거리들 만나게 되리라는 기대 아닌 기대를 품고 온 중국여행에서 가장 특이했던 음식이라고 해봤자 당나귀 고기이니 너무 겁먹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을 듯싶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쿤밍의 게스트하우스에서 먹은 아침식사에 반찬으로 등장한 당나귀 고기는 중국 음식 특유의 향이 나는데, 맛은 담백하고 씹히는 감촉도 좋았다.

'하나의 중국'이라는 정책에 따라 드넓은 중국영토는 베이징 기준시간(GMT +9시간, 우리나라보다 한 시간 늦다)을 따른다. 시간에 비해 해는 늦게 뜨지만 중국의 아침은 상당히 활기가 넘친다.

특히나 길거리에서 아침을 파는 노점들을 보면 그런 활기와 꿈틀거리는 아시아의 큰 용인 중국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대리석 산지로 유명해서 지명까지 대리(大里)로 불리는 따리(중국식 발음)의 아침은 더더욱 그렇다.

운남성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외국인보다 내국인 관광객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곳의 아침은 해가 뜨기 훨씬 전부터 북적이기 시작한다.

거리의 아침기운을 느끼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만난 야채빵 노점. 내 얼굴보다 더 큰 크기의 먹음직스런 빵이 방금 오븐에서 나와 내 손길을 기다린다.

노르스름하게 구워진 이 빵의 향기는 한 번 맡으면 도저히 사먹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을 정도로 코와 입을 자극한다.

▲ 대체로 기름진 중국음식과 달리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 정상혁
뜨거운 빵의 한 귀퉁이를 쭉 찢으면 그 안에는 콩과 채소가 보인다. 이 빵의 참맛은 빵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지켜보면서 먹는다는 것이다.

빵이 구워지기가 무섭게 팔려나가는 빵에 반죽하는 할아버지와 팬에 담아 오븐에 집어넣는 할머니의 손길이 무척 바쁘다. 가격은 하나에 1원(우리 돈 130원 정도).

길 건너편에는 인심 좋게 생긴 아주머니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냄비에서 쌀국수를 담갔다 뺐다 하면서 국수를 말아내고 있다.

▲ 인심좋게 생긴 쌀국수집 아줌마. 국수도 많이 주실 것 같네요.
ⓒ 정상혁
비록 관상은 볼 줄 모르지만 아주머니 얼굴을 보면 저 집 국수 맛이 실망할 정도는 분명히 아니라는 확신이 든다.

특히 베트남이나 라오스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의 많은 나라에서 아침식사로 즐겨 먹는 쌀국수는 뜨겁고 시원한 국물이 있어 한국사람의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다. 여행지에서 기분 내며 한잔한 다음날이라면 쌀국수는 '강추' 아침메뉴이다.

중국 아침식사의 최대강자, 떠우지앙과 요우티아오

▲ 늘 한 번 먹어보겠다고 벼르던 음식입니다. 콩국과 함께 먹으면 별로 느끼하지 않습니다.
ⓒ 정상혁
우리식으로 말하면 콩국과 꽈배기 정도인데 아침시간 터미널 근처 식당에서는 한쪽에서 길게 반죽하여 빚은 요우티아오를 튀겨내고 그 옆에서는 국자로 떠우지앙을 떠서 파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떠우지앙은 여행 기간 딱 한 번 먹었는데, 콩 물에 물을 탄 듯 묽은 맛이었지만 구수했다. 요우티아오는 아침부터 기름진 튀김이어서 거부감이 있었지만 떠우지앙과 잘 어울려 아침 한 끼로 든든한 정도였다. 요우티아오는 떠우지앙과 함께 먹기도 하지만 쌀 반죽을 넓게 펴서 구운 후 중국식 된장으로 보이는 소스와 채소 피클과 함께 말아먹기도 한다.

▲ 주문을 하면 즉석에서 쌀전병을 구워 만들기 시작합니다. 짭짤한 게 입맛에 잘 맞습니다.
ⓒ 정상혁
짭짤한 중국 장맛과 담백한 쌀 반죽 그리고 그 안에 튀긴 요우티아오까지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하모니는 그야말로 중국스러운 아침 느낌이다.

▲ 시럽을 끼얹은 연두부. 쌀쌀한 아침 빈 속을 든든히 채워줍니다.
ⓒ 정상혁
커다란 보온통에서 인심 좋게 한 국자씩 떠내는 순두부는 또 어떤가?

시대가 바뀌어 순두부를 이제는 플라스틱 그릇에 담아내고 플라스틱 숟가락으로 떠먹는다. 수천 년 세월동안 중국사람들의 아침 허기를 달래왔을 순두부도 이른 시간이지만 바닥을 보이는 것으로 보아서는 여전히 중국사람들에게 인기있는 아침 먹을거리로 순위의 상위권에 들고도 남음이다.

옅은 갈색의 달곰한 소스를 뿌려주는데 한국사람 입맛에는 단맛보다는 살짝 매운맛이 더 맞는 듯싶다. 가격은 0.5원으로 가격 대비 만족도 최고.

물론 기사에 소개한 것보다 훨씬 많은 먹을거리들은 하나하나 나열하여 소개하기에는 벅찰 정도로 널려 있을 것이다.

여기에 소개한 몇몇 먹을거리들은 운남성하고도 따리나 리장에서 짧은 며칠 동안 만난 것일 뿐이니 말이다.

정겨운 먹거리들로 가득찬 중국의 아침 거리, 그리고 이른 아침의 길거리 뷔페에서 경험하는 특별한 즐거움이야말로 패키지여행에서 제공되는 고급호텔 뷔페에서는 찾을 수 없는 배낭여행자들만의 특권일 것이다.

덧붙이는 글 | 2006년 12월 23일부터 10일 간 중국 운남성 일대를 여행하며 먹은 길거리의 먹을거리들입니다. 짧은 중국어 때문에 이름을 일일히 물어보지 못했습니다. 이름을 정확히 아시는 분들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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